- 효우
- 조회 수 1716
- 댓글 수 0
- 추천 수 0
오늘은 이맘때면 다시 펼쳐보는 윤동주 시인의 시 한수를 여러분과 나눌까 합니다.
사랑스런 추억 / 윤동주
봄이 오던 아침,
서울 어느 쪼그만 정거장에서 희망과 사랑처럼 기차를 기다려,
나는 플랫폼에 간신한 그림자를 떨어뜨리고,담배를 피웠다.
내 그림자는 담배연기그림자를 날리고,비둘기 한 떼가 부끄러울 것도 없이
나래 속을 속, 속, 햇빛에 비춰 날았다.기차는 아무 새로운 소식도 없이나를 멀리 실어다 주어,
봄은 다 가고-동경 교외 어느 조용한 하숙방에서,옛거리에 남은 나를 희망과 사랑처럼 그리워한다.
오늘도 기차는 몇 번이나 무의미하게 지나가고, 오늘도 나는 누구를 기다려
정거장 가차운 언덕에서 서성거릴 게다.
- 아아 젊음은 오래 거기 남아 있거라
제 나이 스므살, 처음 이시를 읽었을때 분명 시속의 계절은 봄이 이운 풍경인데,
왜 자꾸 호젓한 역사의 쓸쓸한 가을풍경이 그려지던지요.
시인이 동경에서 간신한 그림자를 지탱하던 시절. 질풍노도의 청년기여야 할
시인의 스므살이 칠십대 노로의 심상처럼 읽혀졌습니다.
가끔 스스로가 '간신한 그림자' 처럼 여겨질때 사랑스런 추억을 읽습니다.
시인이 아픈 시간을 '사랑스런 추억'으로 명명하며 견딘 것을기억하면서
말입니다. 지방에 다녀 온 뒤 목이 잠겨 말이 안 나오고, 미열과 두통에 시달리던 시간이었지요.
그래도 어제 아침 목상태가 조금 좋아져 예정되어 있던 강연을 다녀 오며
이 시가 다시 생각났습니다.
시인의 짧은 생, 전부를 걸어 갈망한 조국의 해방. 제가 강연장에서 만난 분들과
이 편지를 받아 보시는 여러분의 갈망은 과연 무엇일까 문득 궁금해 집니다.
정예서의 나를 세우는 네가지 기둥 여행. 일박이일 11월 참여, 모집
http://cafe.naver.com/east47/34607 링크된 주소 클릭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536 | 내 속의 두 모습(5기 장성우) | 차칸양 | 2020.08.18 | 1983 |
535 | 나는 아무래도 산으로 가야겠다(8기 장재용) | 차칸양 | 2018.08.24 | 1989 |
534 | 글자가 밥이 될 수 있다면(4기 유인창) | 차칸양 | 2018.07.20 | 1999 |
533 | 당신의 삶에서 가장 비우고 싶은 것은?(6기 박미옥) | 차칸양 | 2018.07.13 | 2003 |
532 | 마법이 사라진 '인생의 사막'에서(6기 박경숙) | 차칸양 | 2020.08.24 | 2011 |
531 | 정예서/ 직장인의 윤리 | 효우 | 2016.01.06 | 2034 |
530 | 수녀원에서 온 편지(2기 정재엽) | 차칸양 | 2018.06.22 | 2035 |
529 | 정예서/ 시간의 속도 | 효우 | 2015.07.15 | 2039 |
528 | 정예서/ 관계를 마시다 | 효우 | 2015.12.16 | 2060 |
527 | 아저씨, 힘들다...(10기 강종희) | 차칸양 | 2020.08.03 | 2084 |
526 | 당신은 고래 한마리 키우고 있나요?(3기 김도윤) | 차칸양 | 2018.09.07 | 2087 |
525 | 정예서/주지육림[ 酒池肉林 ] | 효우 | 2015.08.05 | 2107 |
524 | 내가 사랑하는 것들 100가지(8기 콩두) [1] | 차칸양 | 2018.07.27 | 2111 |
523 | 정예서/역사란 무엇인가 | 효우 | 2015.04.22 | 2116 |
522 | 정예서/ 권고 사직후 집으로 돌아오는 길 | 효우 | 2016.01.13 | 2156 |
521 | 여행이 내게 가르쳐 준 것들(4기 오현정) | 차칸양 | 2020.07.21 | 2158 |
520 | 걱정말아요, 그대 [2] | 뫼르소 | 2015.11.26 | 2190 |
519 | 정예서/ 이기적 행복 | 효우 | 2015.06.03 | 2202 |
518 | 정예서/ 교학상장 [敎學相長]/행복육아 | 효우 | 2015.06.10 | 2206 |
517 | 정예서/지혜로운자와 어리석은자 | 효우 | 2015.09.23 | 22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