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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효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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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2월 3일 09시 12분 등록

시간의 가치

 
해마다 이맘때쯤 떠나오는 신년 휴가로  먼곳을 여행하고 있습니다.

떠나오기 전 갈무리해야 할 일들을 바삐하고 홀로 시간을 맞으니 그야말로 시간의 경계를 느낄 수 없어 좋습니다.

  타지에 있을 때의 저는 특히 혼자일 때는 관광지보다는 그곳에 살고 있는 이들의 일상을 살피는 일이 훨씬 흥미롭습니다. 그러므로 마치 현지인처럼 이 골목 저 골목을 배회하는 일이 잦습니다. 또 머무는 동안 같은 상점을 여러 차례 찾으며 잔돈을 써  상점 주인이 저를 현지인인 듯 여기게 하는 일도 흔한 일입니다.

오늘도 상점 주인에게 ‘여기 와서 오래 산 거 같은데 왜 말을 배우지 않느냐’ 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가 보기에 표정은 현지인인 듯 여유 있어 보이는데 자유롭지 못한 말이 의아했나 봅니다.

그런 그에게 ‘그 나라 말을 왜 꼭 배워야 하느냐. 모국어를 쓰는 거에 자부심을 느낀다’ 라고 겨우 전달해 주었더니 ‘가끔 너 같은 사람을 봤다며 나쁘지 않다’고 동의해 주었습니다.
상점주인이 건네는 덤을 받으며 여행자라고 말하지 못한 것이 미안해집니다.  

오래전 이곳을 방문 했던, 아직 어려 모든 것이 미숙 했을 때 저는 삶의 가치에 관한 숙제를 한아름 짊어지고 집을 떠난 모양새였습니다. 그때 과연 이 곳의 사람들은 무엇을 중점으로 어떻게 살고 있는 가가 참으로 궁금했습니다.
그 후로 많은 세월이 지났고 더 이상 젊지 않은 지금의 제게는 어떻게 살 것이냐보다는 남은 시간을 어떻게 쓰는 것이 제가 생각하는 가치냐 라는 질문에 답하고 싶은 '남아 있는 시간의 가치’가 숙제가 됐습니다.
타자의 불 켜진 창문을 기웃 거리는 이방인으로 낯선 곳의 익명성을 담보로 헐렁한 시간을 보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문득 듭니다.


그러나 남은 시간이 얼마동안일지 모르는 가운데 시간을 어떻게 쓸지를 기준하는 것은 요즘의 제게 화두입니다. 7대 풍광이 있음에도 여러 번 자문자답하게 되는 것이지요. 최근 홀연 세상을 떠나신 스승과 글 스승이라 여겼던 안타깝기 그지없던 신영복 선생님의 뒷모습을 보면서 더욱 하고 있는 일의 시간 가치를 물음하게 됩니다.  

사유에 사유를 거듭하다 무엇에 골똘했는지 조차도 잊은 채 비오는 거리를 걷고 또 걷다가 어느 노천카페에서 퇴근길에 밀려드는 그네들을 하릴없이 바라보는, 텅빈 무존재처럼 가벼운 지금, 곧 분명 그리울 시간이겠지요.


무소속의 자유를 선택하며 알게 되는 것들이 있습니다. 개인주의와 쌍둥이꼴인 이기주의, 그리고 그것으로 인해 감수해야 하는 고립 말입니다.

곧 가족과 만나 남은 여정을 함께 하고 돌아갈 터인데 벌써부터 가족이 그립습니다. 가족을 만난 순간, 익명성의 자유도 단독의 자유도 사라지고 다시 불려질 역할에 맞는 얼굴을 불러와야겠지만 무소속의 자유를 누리기에는 가족과 함께 살아온 시간이 힘이 너무 세진 것입니다.    
그러니 다시 함께가 좋은 것이지요, 다만 가족이 서로를 장식에 치중한 쓸모없는 16구 샹들리에 같은 존재가 아닌 역할로 기억해주길 바랄밖에요.

지난주, 편지를 드리지 못했습니다. 다음주도 기약하기 어렵겠지만 이번 여행으로 어떻게 시간을 써야 할지

보다 명확해진 저는 좀 가벼워진 마음으로 돌아가서 뵙겠습니다.

신정을 쉰 저는 여러분께 설을 잘 보내시라는 인사를 멀리서 전합니다. 무엇보다 평안하고 허허실실, 웃음이 끊이지 않는 즐거운 시간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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