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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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형 선생님 2주기 추모제에 다녀왔다
어느새 우리 곁을 떠나신 지 2년이나 되었다
내가 다시 나를 돌아본 지도 2년이 된 셈이다
정리해보고 싶다
2년 동안의 나를..
내 첫사랑이었을 아빠는 돌아가신 지 10년도 훨씬 넘었다
갑작스런 아빠와의 이별 앞에서 나는 아무런 인사도 전하지 못했다
그때 전하지 못한, 꼭 하고 싶었던 마지막 인사를 선생님께는 할 수 있었다
병상에 누워계신 선생님의 손을 잡고 ‘사랑합니다’ 라고 웃으며 눈물 흘린 그 순간을 어찌 잊을 수 있을까
선생님은 그렇게 내게 아주 큰 선물을 남겨 주고 가셨다
기억이 약해서 짧고 얕은 나는, ‘내가 누구인가?’ 라는 질문 앞에서 꽤 오랜 시간을 서성일 수밖에 없었다
구 선생님과의 만남은 사춘기 시절의 나를 기억하게 했다
돌아보니 그 시절의 내가 꿈꾸던 '아버지'가 구본형 선생님이었고, 선생님과 함께 글로나마 나의 그 시절을 나눌 수 있어서 행복했다
이 또한 더없이 귀한 선물이다
선생님이 내게 건넨 말씀 중에 '아끼는 사람에게 정이 가는 법이니..'는 내 요즘의 화두다
아끼는 사람이 생겼기 때문일까
연애는 나를 성장하게 한다
최근에 내 어린 시절을 기억하게 해준 사람이 나타났다
예쁘지도 않은 나를 예쁘다 귀엽다 오글멘트 날리며 들었다 놨다 한다
덕분에 불안한 행복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리운 선생님!
저 아주 조금 예뻐진 것 같아요
거울 속의 여자아이가 자주 웃어요
고맙습니다
***
사람들 앞에 선다는 것은 여전히 떨리는 일이었다
자기소개도 낯설고 어색해서 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젠 나의 그런 촌스런 모습조차도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다
떨려서 머릿속은 하얗고 내 목소리도 들리지 않아서 무슨 얘길 떠들었는지도 모르는 상태
답이 없는 나를 그냥 지켜보기로 한다
괜찮다고
너무 창피해 하지 말라고
잘못한 게 아니라고
그러니 어제는 그냥 그렇게 떨렸던 순간으로 기억하라고
***
제가 선물이 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3주기에는 책 한 권 올릴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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