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뫼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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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여러분.
벌써 2년이 지났습니다. 제가 이 칼럼을 잠시 접은 것이 2013년 11월 19일이었습니다. 이 글을 쓰는 오늘이 2015년 11월 19일이니, 정말 딱, 2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반갑습니다.
여러분께서도 아시겠지만, 그간 저에게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제가 속해있던 조직을 재정비하고, 묵은 때를 빼내고, 다이어트를 시키고, 기름 칠을 하고, 예쁜 옷을 입히고, 결국엔 눈물을 머금고 입양시키는데 모든 시간을 보냈습니다. 물론, 많은 분들의 희생과 인내가 기반으로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구요.
그동안 이 칼럼이 그리웠습니다. 칼럼을 쓰기 위해 책을 읽고 밤을 새던 하얀 밤들이 무척이나 그리웠습니다. 언젠가 꼭 이 칼럼을 다시 쓰겠다는 결심을 한 순간도 잊지 않았습니다. 불면증에 공황장애, 그리고 불안증과 대인기피증, 안면인식기능장애와 항암제를 맞으면서도 언젠가는 이 칼럼을 쓰게 되기를 깊이 소망했습니다.
채권자들을 만나서 회사의 사정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과정에서 욕설을 듣고, 문전박대를 당하면서도, 오는 지하철 안에서는 프랜시스 버넷의 소설 <소공녀>를 읽고, 판결을 앞둔 초조한 법원에서는 하인리히 뵐의 <카타리나 불룸의 잃어버린 명예>를 읽었습니다. 하루 종일 비난과 인신공격으로 녹초가 되어 돌아온 집안의 따스함은 그 어느 때 보다 소중했고, 침대 머리맡에 놓아둔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을 잠들기 전에 읽는 시간은 달콤하기 그지 없었습니다.
2년 전, <마지막 인사>라는 칼럼에서 저는 여러분께 사무엘 베케트, 루이제 린저, 유닐 오닐 등의 멋진 작품들을 <일상에 스민 문학>이라는 칼럼을 통해 다시 나눌 기회가 있게 되길 조심스럽게 소망한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렇습니다. 이제는 많은 것을 내려놓고, 비교적 편안한 마음으로 여러분들에게 다시 다가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칼럼을 다시 준비하면서 절두산에 계신 구본형 선생님을 한번 찾아갈 생각입니다. 그리고선 다시 말씀드리려 합니다. 저, 이제 글을 쓰기위해 다시 돌아왔습니다, 라고 말입니다.
앞으로 이 칼럼을 통해 그동안 저에게 위안을 주었던 많은 장, 단편소설, 에세이들과 멋진 고전들로 여러분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때론 한 편의 시에서 삶의 감동을 느꼈던 다이아몬드와 같은 작은 빛들을 함께 그려나가겠습니다. 지금 여기, 그때 그대로의 모습으로 지켜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이제, 다음 주에 만나요!
2년전 <마지막 인사>라는 칼럼은 여기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http://www.bhgoo.com/2011/index.php?mid=article&page=8&document_srl=582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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