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효우
- 조회 수 1511
- 댓글 수 0
- 추천 수 0
우리가 지속해야 할 것 |
연일 불볕더위가 계속된다는 제가 떠나온 그 도시와 다르게 이곳은 서늘합니다.
하루키의 책을 처음 읽은 것은 십 여 년 전이었습니다. 오랫동안 소설을 써 왔고 어느덧 60중반이 넘은 그는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그런 그가 최근에 펴낸 『직업으로서의 소설가』에서 그가 소설가 일 수 있었고 현재도 계속 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건강을 위한 달리기와 매일 일정시간, 글을 쓰는 일을 계속하는 지속력이라고 쓰고 있습니다.
여행이 계속되는 가운데, 바르셀로나의 한인 분과 루마니아에서 온 분, 또 영국에서 온 분, 그리고 이곳 현지인의 하루를 지켜 볼 기회를 갖게 됐습니다. 저는 이분들과 각각 나눈 이야기 중 무엇을 지속하며 살아야 하느냐라는 질문의 공통점이 있었다는 것을 그분들과 헤어진 후 발견하게 됩니다.
우리가 여행을 계속하고자 하는 동기도 결국은 이 의구심에 명쾌한 대답을 원해서 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지속력은 한순간에 우리에게 구체성을 띄지 않습니다. 오직 지속의 실행력, 시간이 태산이 되어 천둥 같은 울림으로 나타나는 것이지요. 지니고 있던 것을 내려놓고 떠나와 보면 잘 알게 됩니다. 기실 우리가 지속해야할 것이 그리 복잡하지 않으며 아주 간명하다는 사실 말입니다. 그런데 그 간명한 것을 믿지 못해 종종, 때로는 평생을 가야할 길을 잃고 헤메다 생을 마칠 수도 있다는 것이지요. 이 여름, 모쪼록 그동안 지속해 온 것을 폄하하지 말고 그 가치를 인정, 자부심을 느끼시면 좋겠습니다. 지속한 '동안' 그것이야 말로 우리가 함께한 것이니 말입니다. 우리가 건강한 하루를 맞을 수 있기를, 숙소 옆의 성당에서 기도로 하루를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이 고맙습니다. 이 도시의 말간 아침을 위해 준비하고 있는 누군가는 스스로 무엇을 지속해야 하는 지를 잘 아는 이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여행의 여정과 닮은 듯 ‘길위의 생’이라는 말을 내내 떠 올리며 걷고 또 걷습니다. |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656 | 정예서/ 천개의 만두를 빚는 밤 | 효우 | 2017.12.20 | 1510 |
655 | 정예서/ 누구나 선생? | 효우 | 2015.10.14 | 1511 |
654 | 정예서/질투의 화신/ 주먹과 보자기 | 효우 | 2016.10.26 | 1511 |
» | 정예서/ 우리가 지속해야 할 것 | 효우 | 2016.08.03 | 1511 |
652 | 디톡스 다이어리 2 | 김미영 | 2017.04.30 | 1513 |
651 | 디톡스 다이어리 13 - 샤브루베시 | 김미영 | 2017.05.11 | 1513 |
650 | 디톡스 다이어리 22 - 노는 게 제일 좋아 | 김미영 | 2017.05.21 | 1513 |
649 | 디톡스 다이어리 11 - 아주 특별한 선물, 투표 | 김미영 | 2017.05.09 | 1514 |
648 | 정예서/ 환대받기를 원하는 그대 | 효우 | 2018.04.04 | 1514 |
647 | 정예서/생애 단 한 번쯤 | 효우 | 2016.10.05 | 1515 |
646 | 정예서/ 집단 무기력 | 효우 | 2016.11.23 | 1515 |
645 | 치열한 것은 오래 남는다(1기 홍승완) [2] | 차칸양 | 2018.03.22 | 1515 |
644 | 사실 내 안에 있는 나의 이상형(6기 이선형) | 차칸양 | 2018.05.04 | 1515 |
643 | 디톡스 다이어리 12 - 새날이다 | 김미영 | 2017.05.10 | 1516 |
642 | 정예서/ 머무름의 기쁨 | 효우 | 2018.04.25 | 1516 |
641 |
정예서/ 역사란 무엇인가 ![]() | 효우 | 2016.11.02 | 1517 |
640 | 정예서/ 시간의 가치 | 효우 | 2017.08.17 | 1517 |
639 | 디톡스 다이어리 7 - 대화가 필요해 | 김미영 | 2017.05.05 | 1522 |
638 | 디톡스 다이어리 6 - 제대로 먹기 | 김미영 | 2017.05.04 | 1524 |
637 | 꿀처럼 달다, 달달한 인생(6기 최우성) [2] | 차칸양 | 2018.03.13 | 15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