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여정 중 여러일이 있었습니다. 특히 뮌헨의 총기사고가 났던 장소에서 바로 오 분전까지 머물렀다 그 옆 쇼핑몰에서 세 시간 삼십분 동안 경찰과 직원들의 통제하에 있었습니다. 그, 돌아보면 드라마틱한 현실을 맞딱뜨린 네 시간여 동안 제가 느낀 감정은 처음에는 공포였다가 그들이 고객을 대하는 태도를 바라보며 안도감으로 바뀌었습니다. 총소리에 놀라 또는 총격사건을 목격하고 공포로 울며 옆 쇼핑몰로 뛰어 들어온 시민들을 보호해야 했던 직원들의 태도는 참으로 놀라웠습니다. 우선 의자를 찾다 갯수가 모자라자 상품이 든 박스까지 동원해 70여명의 사람들을 편안히 앉게 하는 것은 물론이고 먹을 것과 음료수를 전부 내다 주고 20분에 한 번씩 경찰에게 전해 들은 밖의 현재 상황을 알려 주었습니다.
그중 환자를 돌봐야만 한다며 울면서 극구 집으로 가겠다는 부인을 설득해 안전해 진후에야 돌아가게 했고 아이들은 거기 모인 아이들과 친구가 되어 아무 걱정 없이 놀았습니다. 저도 거기서 보스턴에서 딸과 함께 여행을 온 한국인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처음엔 제가 유일한 동양인인줄 알았기에 반가웠던 건 저 뿐만이 아니었나 봅니다.
또 노약자 즉 여성, 노인, 아이를 제외한, 그들을 보호해야 한다고 교육 받으며 성장한 남성들은 무엇이든 돕고자 기꺼이 솔선수범했으며 그 상황에서도 그들은 울고 있는 아내와 아이, 연인을 달래고 어떻게든 웃게 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그야말로 눈물겨웠습니다. 또한 여성도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하는 모습에서 남성은 더욱 남성답게 빛이 났습니다. 성 역활에 대해 별로 할 말이 없던 제눈에도 참 좋은 광경이었습니다. 생면부지였음에도 그들은 이야기를 나누고 또 나누었고 어느덧 울음소리는 미소로, 웃음소리로 바뀌었습니다.
상황이 종료되고 우리는 이 예상치 못한 위급 상황을 훌륭히 총괄한 매니저에게 감사의 기립박수를 쳤고 뜨거운 포옹을 나누며 헤어졌습니다. 그런데 그 문을 나서며 본 맞은편의 쇼핑몰, 사람들의 광경도 우리와 다르지 않아 보였습니다. 위험한 순간을 함께 겪은 이들이 보이는 친밀함, 감사를 표현하면서도 웃음을 잃지않는 여유 있는 모습. 근간 테러의 경험이 없었다던 그들의 침착하고 모두를 배려하는, 태도의 힘은 과연 어디서 오는 것이었는지.
범인이 자살한 그 현장을 지나쳐 아직도 완전히 공범이 잡히지 않았다는 컴컴한 골목길을 지나 호텔로 혼자 돌아오는 길 내내, 저는 생각에 잠길 수밖에 없었습니다.
사람들이 누군가의 총에 맞아 죽었고 범인들이 그곳으로 당장 들이닦칠지도 모른다며 눈물이 범벅이 된 얼굴로 외치며 뛰어 들어 왔던 공포에 질린 많은 사람들, 그들의 다급했던 발자국 소리가 아직도 귓가에 생생합니다. 후에 더 놀라웠던 건 제가 바로 그 총격사건이 났던 그 자리에 수 분 전 머물렀던 장소였다는 거지요.
밤이면 광장에서 남녀노소가 모여 맥주를 마시며 연주와 춤을 즐기던 그 평화로운, 다시 방문자가 되어 한 달쯤 머물고 싶었던 그 도시에서 일어난 충격적인 일. 그들처럼 저도 총을 맞을지 모른다는 위기에서 당장 제가 하고 싶었던 건 본국에 전화를 걸어 가족들에게 사랑한다고 말해야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차차로 안심이 되고 잘 돌아 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건 순전히 그들의 안정적이고 여유있는 태도가 이유였습니다. 그 여유는 어디서 기인돼는 것일까요. 어떤 순간에도 나만을 생각하지 않고 전체를 보는 마음. 이번 여정중 그네들에게 여러 번 목격한 모습이기도 합니다. 위급한 순간에도 우리가 인간임을 기억하게 해 주었던 그들의 태도에서 배운 것입니다.
익명에 기대어 특히 소통이 될 때 까지 수다해야만 하는 그들의 일상을 바라보던 관찰자의 삶에서 다시 하루를 디자인해야 하는 삶으로 돌아왔습니다. 짧지 않은 여정에서 여러 번의 위기와 기쁨을 느꼈던 순간을 몇 주간 여러분과 나누려 합니다. 오래 인사드리지 못했습니다. 몹시 무더웠다는 칠팔 월이 지나고 어느덧 구월입니다. 제가 만난 도시는 언제 그랬냐는 듯 딴전을 피우며 조석으로 시원한 바람이 붑니다. 어느 때보다 여여한 계절의 얼굴을 만나시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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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와 코칭 백일쓰기 28기 모집 안내
2016년도 하반기를 자신에게 던지는 100개의 질문으로 시작하여 자신의 지도를 완성할 치유와 코칭 28기를 모집합니다. 우리는 모두 창조적 소수자입니다. 다만 자신의 재능을 언제 발견하느냐의 시간의 차가 있을 뿐이지요. 글을 쓰면서 통찰력이 생기고, 실행지수 또한 높아 간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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