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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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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5월 10일 21시 37분 등록


***


새로운 시작이다.

전국 투표율 77.2%로 정권이 교체됐다.


문재인 41.1%

자축한다. 딸들과 행사한 발걸음이 헛되지 않았다.

우리 동네가 서울 득표율 1위란다(45.8%).

길라임에 놀라서 뛰쳐나간 광화문에서 좌절과 분노의 슬픈 눈물을 흘리며 혼자서, 둘이서, 셋이서, 넷이서 촛불을 밝힌 뜨겁던 토요일들을 기억한다.

든든한 그의 아름다운 미소에 후련함으로 눈시울이 젖었다.


홍준표 24.0%

당신들의 대한민국은 어디인가?

대구인가, 경북인가, 경남인가? 70대인가?

못된 이기적 유전자는 진화하는가?

내 안의 독소는 배출해야 맞다. 디톡스!


안철수 21.4%

정체가 드러났다. 민낯의 부끄러움은 누구의 몫인가!

제자리를 찾지 못하는 지식인은 꼴불견이다. 경계할 일이다.


유승민 6.8%

다시 보게 된 보수다.

정치인에게 기대한 ‘염치’를 보았다.


심상정 6.2%

아픈 손가락이다.

짠해서 미치겠다. 힘내자!!!


**


며칠 전에 훈제오리를 먹고 두통과 가려움증이 있었다.

어제 백숙을 먹고는 얼굴에 올록볼록 벌겋게 불룩불룩 올라왔다.

‘허브?’를 발랐다가 눈이 매워서 윙크를 남발했다.

부채질하느라 혼났다.


육류 중에서 유일하게 먹어도 된다는 오리와 닭, 먹어봤으니 됐다.

육식주의자보다는 안.주.주의자인가보다. 술 없이 먹은 스트레스인가 싶다.

다시 과채와 현미와 콩류로 시작하자.

나도 새롭게 디톡스 일상 속으로!


*


12:30 오렌지, 과채 주스(토마토, 가지, 포도), 견과류(아몬드, 호두)


오렌지는 너무 달콤하다. 갈아먹기 전에 까다가 다 집어먹었다. 절로 행복해지는 맛이다. 나중에도 기억했다가 까먹으면 좋겠다. 가지는 맛있다. 처음 먹어본 신기한 맛이어서 그랬다. 두 번째 먹으니 맛이 덜했다. 그럼 그렇지, 그렇게 맛있으면 맛을 몰랐을 리가 없지, 그래도 먹어야지 하다가 조금씩 갈아먹으니 딱이다. 다시 맛있다. 섞여 있어서 맛을 몰라서 맛있다.


씨 없는 청적 혼합 포도는 다른 과채와 섞어서 갈아먹지 않았으면 시어서 못 먹었을 거다. 신 포도다. 물론 나에게만 그렇다. 딸들은 이게 뭐가 시냐면서 호록호록 뜯어먹는다. 그 모습만 봐도 침이 질질 나온다. 믹서기가 아니었으면 바나나만 먹었을 것이다. 그게 뭔가, 세상에 과일이 바나나만 있는 것도 아닌데. 믹서기는 나에게 대박이다. 절 받아도 마땅하다.


좋아하는 과일, 있다. 복숭아 좋아한다. 딱딱한 빨간 복숭아 말고, 작은 솜털 뒤덮인 큰 주먹만 한 담홍색 말랑말랑하고 물 많은 흰 복숭아 말이다. 조치원에 사는 친구네 놀러 갔다가 과수원에서 배터지게 먹은 적 있다. 거의 흡입했다. 내게 딱 맞는 과일이었다. 부드럽게 단 과즙은 환상적이다. 그렇지만 과일이라는 이유만으로 잊힌 이름이 되었다. 슬픈 일이다.


7:00 오렌지, 배, 현미밥, 닭 가슴살, 양파, 마늘, 된장국(감자, 호박, 버섯, 콩나물, 시금치)


닭을 또 먹을 생각은 전혀 없었다. 맛봤으니 됐다고 디톡스 끝나면 치맥으로 보상하리라, 그랬다. 아이들이 먹고 남은 거 덜어서 냉장고에 넣으려고 뚜껑을 열었을 뿐이다. 견물생심이라고 눈이 번쩍 커지더니 젓가락으로 가슴살을 뜯고 있었다. 내가 젤 좋아하는 먹다 남은 음식이기도 했다. 눈 감고 먹었다. 얼굴에 뭐 나면 안 되는데, 하면서 꼭꼭 씹어 삼켰다.


운동은 언제 하나? 비 온다고, 바람 분다고, 햇살이 뜨겁다고, 차갑다고, 미세먼지 심하다고, 너무 이르다고, 너무 늦었다고, 허구한 날 미룬다. 내일은 진짜 나갈 거다. 가까운 동산에라도 올라가서 호연지기를 기를 테다. 탁 트인 한강 나들이도 좋겠다. 혼자라고 우물쭈물하지 말고, 어디가 됐든 에잇! 딱 기다려라. 늦기 전에 마땅한 운동모임이나 알아봐야겠다.


아니면, 음… 춤바람이 나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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