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효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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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연말이 되면 마음이 바빠집니다. 두어해 째 메아리도 없는 곳에 원고를 보내느라 스스로 마감을 정해 놓고
작업 하는 시간은 늘 부족하고 퇴고는 해도 해도 부족합니다.
돌아서면 보이는 오탈자, 떠오르는 문장 때문에 어떤 때는 출력 해 놓은 원고가 지렁이처럼 꿈틀대는 착시를 경험하기도 합니다.
앞으로도 5년간은 도전하리라 정해 놓고 가는 길이지만 일년내내 공모한 곳에서 아무 소식도 받지 못하면 어찌하여 이런 형벌을 받고 있는지 스스로에게 자문하게 되는 시간도 해마다 한 두 번은 만나게 되고야 맙니다.
독감으로 2주간 지독하게 고생 하면서도 마감시간에 쫓겨 원고를 놓지 못하며 저는 또 그런 질문을 만나게 되었지요.
그런 때 제게 위로가 되는 건 선인의 글입니다.
논어 이인편에 공자는 ‘삼아! 나의 도리는 하나로 관철되어 있다’ 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子曰 參乎 吾道 一以貫之 曾子曰唯 子出 門人 問曰 何謂也 曾子曰 夫子之道 忠恕而已矣
자왈 삼호 오도 일이관지 증자왈유 자출 문인 문왈 하위야 증자왈 부자지도 충서이이의
이 구절 중 가장 위로가 되는 구절은 (一以貫之) 일이관지입니다. 그것이 무엇이든 하나로써 그것을 꿰뚫는 거. 어렵지만 그것이 진리 인것을 우리는 수없이 목격해 왔습니다.
여기저기서 줄줄이 출간 소식이 들려옵니다. 저자가 되려면 반드시 넘어서야 하는 문턱, 바로 (一以貫之) 일이관지입니다.
저자가 되려 책을 쓰다 보면 길을 잃고, 숲을 헤매는 일이 종종 발생합니다. 갑자기 넓어진 시야 속에서 자신이 미미한, 적은 식견을 가진 보잘 것 없는 존재였다가 씨앗도서를 읽으며 지식 과잉 흡수 상태가 되어 현시욕이 발동하게 되는 일도 생기지요.
그러나 어느 길목에서 잠시 길을 잃어도 (一以貫之) 일이관지 할 수 있다면 반드시 저자가 될 수 있습니다. 저자가 되는 일은 큰산을 옮기는 일이 아니고 오를 수 있는 산을 오르는 일과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비단 저자가 되는 일 뿐 아니라 무슨 일을 하든 (一以貫之) 일이관지 한다면 가능한것이 더 많아지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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