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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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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4월 9일 00시 06분 등록

* 본 시는 변화경영연구소 1기 연구원 이선이 님의 글 입니다.

 

눈보라 그친 다음날

제비꽃 피어난 성곽 돌계단을

오르락 내리락 매화향기

 

곰아, 곰아

숲속 케이크집 가자

겨울잠쥐야, 겨울잠쥐야

내 어깨에 올라타

이응~

곰과 겨울잠쥐는

불독이 주인인 숲속 케이크집

찾아 다니다 지쳐

주먹밥과 퐁퐁퐁 과자를 먹고

 

오리나무 마주 선 작은 나무다리 건너

이빨왕국의 헨젤과 그레텔이

마녀할멈을 없애고 얼마쯤을 더 걸어나온 곳에서

 

딱딱딱딱 나무찍던 딱따구리의 말

더 이상가면 숲의 거인이 나타난다

 

흰토끼와 앨리스를 부르며 서둘러 되돌아 나온

작은 나무다리 아래 마른 계곡에

어디서 모였는지 너구리들이 우글우글

무슨일이 있었냐는 듯

소나무숲 산비탈에 까치무리들의 숨바꼭질

너도 나도 구경났다

 

말라버린 작은 도랑길 건너

와룡산자락 나무계단을

내려가다가 그만

늑대개가 뛰는 숨소리에 놀라

굳어버린 소금인형을 위해

개주인이 그 큰 개를 번쩍 안고

인사하며 먼저 길을 가고

할머니가 꼬부랑 고개 부르는 소리에

아베마리아 종소리가 묻히고

성곽허리 굴다리 산아래동네집까지

계단옆 플라스틱 파이프 두개에서

목축개미 찾아 땅속으로 간

진디물이 허리를 숙인다

 

응봉과 와룡산이 만나

말바위로 이어지는 숲길에서  

우리는 동화속 아이가 된다.

꽃향기와 새소리가 섞이듯

이야기가 섞인다.

 

- 글쓴이 : 이선이 itgii@hanmail.net, 변화경영연구소 1기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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