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승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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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칼럼은 변화경영연구소 1기 연구원 김미영 님의 글입니다.
누가 하재? 손만 잡자구. 손도 못 잡냐? 우리가 무슨 10대야? 옛날 옛적엔 내 손 잡으려고 그 난리를 치더니만 왜 이젠 잡자는 데도 싫다고 난리야. 내가 변했다고? 웃기시네. 당신도 변했거든. 마흔 넘어서 웬 내외야? 왜 나를 피하냐구? 내가 남이야? 내가 남의 여자야?
누가 하재? 껴안구만 자자구. 그냥 안고만 자라구. 그것도 귀찮냐? 옛날엔 안고만 자자고 해도 못 참고 난리를 치더니만 왜 이젠 귀찮다고 난리야. 그냥 가만히 안고 자자. 난 이게 세상에서 젤 좋단 말이야. 내가 안구 잘게. 그냥 안겨서 자주라. 그게 뭐가 힘들다고 그래?
누가 하재? 뽀뽀만 하자구. 키스 말구 그냥 뽀뽀. 동네 개한테도 하겠다. 옛날엔 잘했었잖아. 설거지할 때도 와서 엉덩이 토닥이면서 머리 언제 감았냐고 쉰내난다고 하면서도 그 머리에 대고도 했잖아. 출근할 때 나갔다가 다시 뛰어 들어와서도 챙겼잖아. 근데 왜 안 해?
누가 하재? 팔베개만 해 달라구. 밤새말구 잠깐만. 10분도 힘들어서 팔에 쥐 나냐? 요새 맨날 아령 한다며? 아령해서 팔에 근육 생겼다며? 그 근육, 나도 좀 10분만이라도 느껴보자. 팔베개 그거, 밤새 베고 자면 나도 불편해. 10분이 힘들다면 그놈의 아령, 갖다 버려?
누가 하재? 등이라도 대고 자자구. 등 돌리면 지구 한 바퀴를 돌아야 만나는 사이라지만 그래도 등 돌리고라도 자자구. 춥다니까 이불을 더 덮으라구? 그것도 말이라고 하냐니까, 뭐? 15년 이상 같이 산 부부가 섹스 하는 건 근친상간이라구? 누가 그래? 그게 뭔소리냐구?
누가 하재? 돌아누워서 자는 것도 싫어서 소파에 구겨져서 따로 자냐? 에잇 치사스러라. 관둬라 뭐.
등이나 긁어달라구? 집에 왔으면 좀 쉬자구? 가만 좀 내버려두라구? 내가 안 그래도 피곤하다구? 무슨 내가 괴물이야? 당신을 잡아먹겠대? 나 사람이거든. 당신이랑 같이 사는 여자거든. 아니, 목욕하고 기분 좋아서 웃었더니 왜 한숨 쉬고 그래? 그리구 맛있는 장어집 같이 가쟀더니 왜 째려봐? 게다가 같이 좀 자자고 했더니 왜 짜증내냐구? 누가 하재? 나 그거 안 해도 상관없어. 그게 뭔데? 그게 뭔데 날 이렇게 치사하게 만드냐구. 그게 뭔데?
아니 그럼 딴놈 앞에서 목욕하고 좋아서 웃을까? 딴놈이랑 맛난 장어집 다닐까? 딴놈이랑 같이 잘까? 그럼 되겠어? 당신이 원하는 게 그거야? 그거냐구? 그래, 맞아. 내가 변했지. 변했어. 안하던 짓, 그래 한다, 왜? 그게 어때서? 난 좋은데. 내가 좋은걸 어떡해. 보면 볼수록 자꾸만 예뻐서 그래. 나이 먹으니까 내가 이렇게 좋아지네. 미워 죽겠던 당신도 예쁘게 보고 싶고, 내 몸이 원하는 것도 하고 싶고, 매일이 새날 같아서 좋아서 그런다, 왜?
좋은 것 좀 나누자는데 그게 그렇게 힘들고 귀찮으셔? 귀하신 몸, 그거 아껴서 뭐하게? 용불용설 몰라? 자주 써야 발달하고 안 쓰면 없어진대. 나랑 노는 거, 그거 미뤄서 될 일이 아닐 걸. 나이 먹으면 누가 당신이랑 놀아줄까? 지금처럼 따로 자다가도 늙어서 내가 당신이랑 놀아줄 거라 생각해? 당신 바보야? 난 바보 아니거든. 그리구 난 지금도 놀면서 재밌게 살고 싶거든. 밖에서 힘든 걸로 족하거든. 집에서까지 당신이랑 힘들어야 해? 싫어!
울 엄마가 깜빡 죽는 멋진 나훈아 아저씨 노래에도 있잖아. 사랑은 비가 오면 우산이 되어주고 눈이 오면 불이 되어준다고. 아니 누가 그러래? 그런 건 바라지도 않아. 비 내리는 여름날에 우산이 되어 달래? 눈 내리는 겨울날에 불이 되어 달래? 그건 됐고. 외로울 때 친구가 되어 달라구. 우울할 때 웃음 좀 주라구. 나이를 어디로 먹는 거야? 왜 1년 365일 중에 360일이 환자야? 딴데선 멀쩡하다가 왜 나만 보면 아프냐구. 집이 병원응급실이야?
당신, 장래희망이 독거노인이지? 사랑도 능력이랬어. 노력하기 나름이라는데 무슨 대화가 맨날 이래? 20년 전이랑 똑같잖아. 그 옛날 옛적에 당신이 했던 말 내가 하고 있고, 내가 했던 말 당신이 하고 있어. 뭐가 이 모양이야? 그땐 결혼하기 전이라 그랬다고 아니, 어렸으니까 그랬다고 쳐. 우리, 부부거든. 애 둘이나 낳거든. 아~ 정말 재미없어. 쫌 재밌게 살아보자구. 춘향이네처럼 업고 놀까? 아니면 그냥 벗고 놀까? 아~ 일루 와봐. 쫌 하자, 쫌.
- 글쓴이 : 김미영 mimmy386@hanmail.net, 변화경영연구소 1기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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