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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3월 31일 00시 04분 등록

버스커버스커와 딕펑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하나, 그룹사운드다. , 멤버가 모두 남자다. ,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를 통해 가수로 데뷔했다. 그리고 마지막 공통점은? 두 그룹은 탈락의 위기에서 패자부활전을 통해 되살아나 큰 성과를 거두었다. 버스커버스커는 최종 예선에서 탈락했지만 뒤늦게 톱11에 합류하며 우승까지 바라보는 자리에 올랐다. 딕펑스는 패자부활전과 유사한 파이널 디시젼이라는 제도를 통해 구제되었다. 심사위원들은 딕펑스의 재능과 패기를 높게 사 최후의 관문에 올려주었고 결국 이들은 슈퍼스타K4의 우승까지 거머쥐었다. 패자부활의 드라마는 TV의 오디션 프로그램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취업현장에서 벌어진 패자부활전! 어떤 반전의 기술이 숨어 있는지 살펴보자.

 

다국적회사의 마케팅 포지션에 지원했던 최과장은 외국인 임원과 함께 했던 2차 인터뷰에 큰 아쉬움이 남았다. 언어의 한계도 있었지만 자신이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를 명확히 전달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 딱 한 번만 더 만날 수 있다면!’ 싶었지만 이미 버스는, 아니 비행기는 떠난 후였다. 고심 끝에 그는 면접관에게 땡큐 레터(Thank You Letter)’를 보냈다. 땡큐 레터는 말 그대로 감사편지다. 결혼식이나 장례식, 개업식에 참석하고 나서 주최자로부터 받아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이런 감사편지는 인터뷰를 마친 후보자가 면접관에게 이메일을 보내는 형태로도 활용된다. 정과장은 면접관에게 소중한 시간을 내어 준 점에 대해서 감사하다는 말과 함께 인터뷰에서 미처 하지 못한 이야기를 이메일로 전했다. 효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이메일은 받은 면접관은 그의 적극적인 태도에 큰 감명을 받았다며 그에게 3차 인터뷰 기회를 주었다. 최과장은 현재 그 회사에 입사하여 신나게 일하고 있다. 떠나간 버스를 돌아오게 만드는 반전의 기술, 바로 땡큐 레터다.

 

WeddingThankYouCard.jpg

 

제약회사에서 교육담당자로 일하고 있는 윤대리. 그야 말로 패자부활의 신화를 쓴 주인공이다. 그는 1차 인터뷰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면접관은 그의 전문성과 인성, 태도 면에서는 후한 점수를 주었다. 하지만 그가 입사했을 때 어떻게 동기부여를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그를 탈락시켰다. 윤대리는 탈락 사유가 도무지 이해되지 않았다. 어떻게 자신을 어필할까 한동안 고민하던 그는 면접관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그 내용은 사실 보통의 그것과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그 타이밍이 절묘했다. 그가 탈락한 후 면접관은 다른 후보자들을 여럿 만나봤지만 별로 마음에 드는 사람이 없었다. 그런데 그즈음 회사에 노동조합이 생겼다. 회사에는 교육담당자로 전문성과 더불어 대부분의 노조원인 남자영업사원들과 긴밀한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사람이 필요하다는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었다. 면접관은 얼마 전 받은 감사 메일을 떠올리며, 영업 경력이 있는 남자 교육담당자인 윤대리를 기억해냈다. 그리고 그를 2차 인터뷰 후보로 올렸다. 결국 윤대리는 그 회사 입성에 성공했다. 혹자는 기막힌 우연이고 행운이라고 말할 것이다. 하지만 행운은 준비와 기회의 교차점에 존재한다고 하지 않던가? 그는 준비하고 실행하여 행운을 잡은 것이다.

 

마지막으로 두 번의 활쏘기로 명중의 쾌거를 이룬 박주임을 만나보자. 박주임은 의료기기회사의 마케팅 커뮤니케이션(마컴) 전문가 포지션에 지원했다. 그녀는 다국적 의료기기회사에서 마컴 담당자로 근무한 후 홍보대행사에서 다양한 프로젝트를 경험하며 홍보 전문가로 성장했다. 이력으로 보면 이 포지션에 꼭 맞는 후보자였다. 1차 인터뷰 느낌은 나쁘지 않았다. 분위기도 괜찮았고 직속 상관인 면접관과 이야기도 잘 통했다. 인터뷰가 끝난 당일 그녀는 면접관에게 인터뷰 기회를 주어 감사하다는 이메일을 보냈다. 그리고 은근히 기대를 품고 있었다. 그런데 이게 어찌된 일인가? 그녀에게 전해진 소식은 탈락이었다. 전문성 면에서는 좋은 점수를 받았지만 외국에서 유학한 상대 후보자의 영어 실력에 밀렸던 것이다. 전장에서 승패는 적수의 역량에 따라 상대적으로 결정된다. 이번 전쟁에서 그녀는 외국어라는 무기가 약해 패배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탈락 통보를 받은 그녀는 망연자실했다. 너무 실망스러웠지만 그녀는 면접관에게 다시 한 번 이메일을 보냈다. 비록 탈락했지만 좋은 경험이었고 다른 기회에 만나기를 희망한다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그녀는 쓰린 가슴을 부여잡고 현업에 집중하려 애썼다. 그로부터 보름 뒤 회사에서 연락이 왔다. 2차 인터뷰를 진행하겠다는 것이었다. 유력한 후보자가 연봉협상에서 탈락하여 그녀에게 기회를 주기로 했다는 것이었다. 이후 그녀의 활약은 눈부셨다. 2, 3차 인터뷰를 속전속결로 해치우더니 해외 파트너와의 전화 인터뷰에서까지 우수한 점수를 받았다. 그녀는 지금 입사일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이쯤에서 감사 편지 쓰는 법에 대해서 정리해 보자. 정말 원하는 포지션이라면 인터뷰 후 면접관에게 간단한 감사의 메일을 보내는 것이 좋다. 별거 아닌 것 같지만 사람은 작은 배려에 감동하기 마련이다. 여러 명의 후보자 중 유일하게 감사 메일을 보낸 사람이라면 플러스 점수를 받을 수 있다. 만약 면접 자리에서 명함을 교환했다면 그의 이메일 주소로 간단한 메일을 보내면 된다. 키 메시지로는 다음의 내용을 담는 것이 좋다. ‘인터뷰 기회를 주어서 고맙다. 인터뷰를 하면서 회사와 포지션에 대해서 많은 것을 알 수 있어 기뻤다. 이 회사에 꼭 입사하고 싶다. 인터뷰할 때 이런 이야기를 미처 못했는데 입사하면 이런 것들을 해보고 싶다. 나에게 꼭 기회를 달라. 다시 만나기를 바란다.’ 만약 이메일이 어려운 상황이라면 간단한 문자도 좋다. 면접관의 연락처를 모른다면 헤드헌터나 인사부 담당자와 같은 중개인을 통해 전달을 부탁해도 괜찮다.

 

감사 편지를 보내는 타이밍은 언제가 좋을까? 정답은 없지만 인터뷰를 마친 당일에 보내는 것이 제일 무난하다. 에빙하우스의 망각 곡선에 따르면 인간은 하루가 지나면 기억한 것의 70%를 잊어 버린다. 당신이 기억의 저편으로 사라지기 직전에 강렬한 인상을 남길 수 있는 방법이 감사 편지다. 이후 당락 여부를 알게 된 후 보내도 좋다. 합격이라면 감사의 마음을 전할 수 있고, 탈락이라면 뒤돌아 가는 사람의 아름다운 뒷모습을 각인시킬 수 있다. 만약 인터뷰 중간에 진행을 고사했다면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모 비영리단체의 임원 포지션에 지원했던 유이사는 개인적인 이유로 진행을 고사하면서 면접관들에게 사과의 메일을 보냈다. 면접관들은 업계 주요 회사들의 대표들로 언제 어느 곳에서 마주칠지 모르는 사람들이었고, 유이사는 그들에게 인터뷰를 완주하지 못하는 점에 대해서 미안한 마음을 꼭 전하고 싶었다. 마지막으로 주의점도 알아보자. 감사 편지는 주로 규모가 작고 역동적인 조직에서 진가를 발휘한다. 큰 회사의 경우에는 감사 편지를 보내는 후보자를 회사의 프로세스를 무시하고 편법(?)을 쓰려는 사람으로 생각하기도 한다. 그러니 회사의 분위기나 성숙도에 따라 활용 여부를 신중히 결정하는 것이 좋다.

 

작은 차이가 큰 차이를 만든다보험제국을 건설해 미국 50대 부자에 오른 억만장자 윌리엄 클레멘튼 스톤이 남긴 말이다. 사람들 간의 차이는 미미하지만 그 미미한 차이가 큰 차이를 만든다는 것이다. 미미한 차이는 태도이고 큰 차이는 그 태도가 긍정적인가 부정적인가에 따라 다르다. 취업현장에서 만나는 구직자들을 보고 있으면 그의 말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감사 편지를 보내는 것은 정말 작은 차이다. 하지만 그 차이에는 구직자의 태도와 마음이 담겨있다. 그것은 면접관에게 고스란히 전해진다. 큰 차이를 만들고 싶다면 작은 것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패자부활, 반전의 기술은 바로 작은 것에 있다.

 

이미지 출처 http://www.shineweddinginvitations.com/wedding-thank-you-cards/vintage-glam-thank-you-card

 

* 필자 재키제동은 15년 간의 직장 경력을 기반으로 대한민국직장인들의 경력 계발에 대해 조언하는 커리어 컨설턴트로 일하고 있습니다. 재클린 캐네디의 삶의 주도성을기반으로 김제동식 유머를 곁들인 글을 쓰고 싶은 소망을 담아 재키제동이란 필명으로 활동 중입니다. 블로그놓치고 싶지 않은 나의 꿈, 나의 인생 http://blog.naver.com/jackie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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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3.31 00:07:31 *.143.156.74

이번 주에는 재키제동의 커리어토크가 부활했습니다.

이 작은 팁이 구직하는 직장인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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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4.01 10:32:25 *.216.38.13

패자부활전. 그 바닥에서 정상까지치고 올라가는 그 저력의 원천을 알고 싶네요. 

 

칼럼을 읽다가 얼마전 읽은 신문 기사가 생각났습니다. 

 

육군사관학교 전체 수석 졸업생이 실은, 입학할때는 대기 순번이었다는 사실..

 

http://news.hankooki.com/lpage/people/201302/h2013022721083791560.htm

 

참, 커리어토크의 부활을 축하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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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4.01 10:51:03 *.252.144.139

저력의 원천은 열정인것 같아요.

열정이 있는 사람은 큰 일을 내기 마련이죠.

 

그러고 보면 인생에서의 시련은 오히려 열정의 연료일 수 있겠네요.

실패는 열정 연료 주입의 찬스? 

커리어토크 열심히 쓰겠습니다.

기대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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