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효우
- 조회 수 1804
- 댓글 수 0
- 추천 수 0
우리가 지속해야 할 것 |
연일 불볕더위가 계속된다는 제가 떠나온 그 도시와 다르게 이곳은 서늘합니다.
하루키의 책을 처음 읽은 것은 십 여 년 전이었습니다. 오랫동안 소설을 써 왔고 어느덧 60중반이 넘은 그는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그런 그가 최근에 펴낸 『직업으로서의 소설가』에서 그가 소설가 일 수 있었고 현재도 계속 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건강을 위한 달리기와 매일 일정시간, 글을 쓰는 일을 계속하는 지속력이라고 쓰고 있습니다.
여행이 계속되는 가운데, 바르셀로나의 한인 분과 루마니아에서 온 분, 또 영국에서 온 분, 그리고 이곳 현지인의 하루를 지켜 볼 기회를 갖게 됐습니다. 저는 이분들과 각각 나눈 이야기 중 무엇을 지속하며 살아야 하느냐라는 질문의 공통점이 있었다는 것을 그분들과 헤어진 후 발견하게 됩니다.
우리가 여행을 계속하고자 하는 동기도 결국은 이 의구심에 명쾌한 대답을 원해서 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지속력은 한순간에 우리에게 구체성을 띄지 않습니다. 오직 지속의 실행력, 시간이 태산이 되어 천둥 같은 울림으로 나타나는 것이지요. 지니고 있던 것을 내려놓고 떠나와 보면 잘 알게 됩니다. 기실 우리가 지속해야할 것이 그리 복잡하지 않으며 아주 간명하다는 사실 말입니다. 그런데 그 간명한 것을 믿지 못해 종종, 때로는 평생을 가야할 길을 잃고 헤메다 생을 마칠 수도 있다는 것이지요. 이 여름, 모쪼록 그동안 지속해 온 것을 폄하하지 말고 그 가치를 인정, 자부심을 느끼시면 좋겠습니다. 지속한 '동안' 그것이야 말로 우리가 함께한 것이니 말입니다. 우리가 건강한 하루를 맞을 수 있기를, 숙소 옆의 성당에서 기도로 하루를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이 고맙습니다. 이 도시의 말간 아침을 위해 준비하고 있는 누군가는 스스로 무엇을 지속해야 하는 지를 잘 아는 이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여행의 여정과 닮은 듯 ‘길위의 생’이라는 말을 내내 떠 올리며 걷고 또 걷습니다. |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676 | 쉬운 여자 [5] | 승완 | 2011.12.26 | 5710 |
675 | 미스토리로 두 마리 토끼 잡기 [6] | 경빈 | 2011.12.26 | 4781 |
674 | 몸의 정복자 [1] | 옹박 | 2011.12.28 | 4731 |
673 |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길 (박중환) [2] | 로이스 | 2011.12.29 | 5129 |
672 | 다시 시작되는 길... [10] | 희산 | 2011.12.30 | 4875 |
671 | 청춘의 풍경들 [6] | 은주 | 2011.12.30 | 4511 |
670 | 내면의 에너지 열정을 품어라 [2] [7] | 승완 | 2012.01.02 | 6131 |
669 | 신입사원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3] | 경빈 | 2012.01.03 | 15596 |
668 |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아가거라" [10] | 옹박 | 2012.01.04 | 6609 |
667 | 가면나라 이야기 (양재우) [2] | 로이스 | 2012.01.05 | 4373 |
666 | 관음죽 분을 갈다 (by 좌경숙) [1] | 희산 | 2012.01.06 | 5011 |
665 | 내 사랑 담비 [9] | 은주 | 2012.01.06 | 4840 |
664 | [소셜 빅뱅] 1. 당신의 검색이 신종 플루를 막는다 [3] [1] | 승완 | 2012.01.09 | 6149 |
663 | 여정 [3] | 경빈 | 2012.01.10 | 3949 |
662 | 자전거와 일상의 황홀 [3] | 옹박 | 2012.01.11 | 4583 |
661 | 도구, 그 수단과 방법에 관하여 | 희산 | 2012.01.13 | 8852 |
660 | 두 친구, 그후.... [2] | 은주 | 2012.01.13 | 5620 |
659 | 새벽 일기 [4] | 승완 | 2012.01.16 | 4868 |
658 | 당신의 아침에 여유는 누가 줄 것인가? [6] | 경빈 | 2012.01.17 | 4357 |
657 | 크로아티아 여행을 기다리며 1 & 2 [1] | 희산 | 2012.01.20 | 409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