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미영
- 조회 수 2643
- 댓글 수 6
- 추천 수 0
얼마 만인가. 어제, 또 이사했다.
잦은 이사에 서럽고 속 시끄러운 순간들을 경험하며 한숨으로 세상을 배웠더랬다.
한동안 잊고 살았는데 그새 다시 알려준다. 산다는 건 참 이래저래 다양해 주신다.
감사하기로 했다. 지하 방 한 칸으로 시작했는데, 두 녀석이 자기들 방 하나씩을 당연하게 여기니 그거면 됐다. 고층 아파트들 올려다보며 저 사람들은 좋겠다 했었는데, 좋은 단지에 평수 따지게 되었으니 그것도 이만하면 됐다. 남편 무능하다며 아이들과 셋이서 따로 살 계획이었는데, 싸움의 기술을 익혀서 남편과 알콩달콩 재미지게 살게 되었으니 더는 바랄 것도 없다. 그냥 다시 또 사랑하며 살면 되는 거라고 이사가 알려주었다. 고마운 이사다.
어젯밤, 남편과 술 한잔 하면서 눈물을 감추며 각자 조용히 울었다.
결혼한 지 20년, 돌아보니 돌아볼 것도 많았다.
큰 아이 수시 결과가 속속 나오고 있다. 합격에 웃고 불합격에 울고, 어제는 녀석이 울었다.
살아보니, 그래도 우는 날보다는 웃는 날이 더 많았던 것 같다.
웃고 있는데 눈물이 나는 날도, 눈물이 나는데 웃는 날도, 다 좋은 날들이었다.
아마도 이제는 내가 조금은 어른이 되었나 보다. 감사한 일이다.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글쓰기를 자꾸만 미루게 된다.
누가 읽는지도 모르는 이 글을 쓴다는 것이 내게 무엇일까 싶다.
부끄럽고 창피하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476 | 상생 - 더불어 사는 삶 (도명수) [1] | 경빈 | 2012.12.04 | 3250 |
475 | 고마워요 내 사랑 (by 김미영) | 승완 | 2012.12.10 | 3736 |
474 | 저렴하게 인생을 즐기는 법 (한명석) | 경빈 | 2012.12.11 | 3169 |
473 | 마흔, 흔들리며 피는 꽃 (by 오병곤) | 승완 | 2012.12.17 | 3427 |
472 | 친구 회사로 찾아가 점심 먹기(강미영) | 경빈 | 2012.12.18 | 3973 |
471 | 생각 없이 (by 이선이) | 승완 | 2012.12.24 | 3163 |
470 | 어머니와 아버지 (정경빈) [1] | 경빈 | 2012.12.25 | 2944 |
469 | surprise me! (by 김미영) | 승완 | 2012.12.31 | 2922 |
468 | 이보다 더 좋을순 없다 (한명석) | 경빈 | 2013.01.03 | 3021 |
467 | 무지개는 일곱 색깔이 아닌데 | 옹박 | 2013.01.07 | 3812 |
466 | 어니스트 헤밍웨이 <노인과 바다> [10] | 뫼르소 | 2013.01.08 | 3919 |
465 | 사랑이 끓는 온도. 원데이(One Day) [4] | 효우 | 2013.01.09 | 3521 |
464 | 지금은 실수할 시간 [11] | 김미영 | 2013.01.10 | 2721 |
463 | 스마트웍 다시 보기 [7] [2] | 희산 | 2013.01.11 | 2587 |
462 | 돌이킬 수 없는 약속 [4] | 진철 | 2013.01.12 | 2833 |
461 | 토크 No.4 - MBA는 필수 아닌가요? [6] | 재키 제동 | 2013.01.13 | 3532 |
460 | 신성한 소가 더 맛있다 [4] [1] | 옹박 | 2013.01.14 | 4303 |
459 | 권정생 <강아지똥> [2] | 뫼르소 | 2013.01.15 | 6801 |
458 | '몽상가들' | 효우 | 2013.01.16 | 5677 |
457 | 애인 만들기 [8] | 김미영 | 2013.01.17 | 31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