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미영
- 조회 수 3217
- 댓글 수 6
- 추천 수 0
얼마 만인가. 어제, 또 이사했다.
잦은 이사에 서럽고 속 시끄러운 순간들을 경험하며 한숨으로 세상을 배웠더랬다.
한동안 잊고 살았는데 그새 다시 알려준다. 산다는 건 참 이래저래 다양해 주신다.
감사하기로 했다. 지하 방 한 칸으로 시작했는데, 두 녀석이 자기들 방 하나씩을 당연하게 여기니 그거면 됐다. 고층 아파트들 올려다보며 저 사람들은 좋겠다 했었는데, 좋은 단지에 평수 따지게 되었으니 그것도 이만하면 됐다. 남편 무능하다며 아이들과 셋이서 따로 살 계획이었는데, 싸움의 기술을 익혀서 남편과 알콩달콩 재미지게 살게 되었으니 더는 바랄 것도 없다. 그냥 다시 또 사랑하며 살면 되는 거라고 이사가 알려주었다. 고마운 이사다.
어젯밤, 남편과 술 한잔 하면서 눈물을 감추며 각자 조용히 울었다.
결혼한 지 20년, 돌아보니 돌아볼 것도 많았다.
큰 아이 수시 결과가 속속 나오고 있다. 합격에 웃고 불합격에 울고, 어제는 녀석이 울었다.
살아보니, 그래도 우는 날보다는 웃는 날이 더 많았던 것 같다.
웃고 있는데 눈물이 나는 날도, 눈물이 나는데 웃는 날도, 다 좋은 날들이었다.
아마도 이제는 내가 조금은 어른이 되었나 보다. 감사한 일이다.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글쓰기를 자꾸만 미루게 된다.
누가 읽는지도 모르는 이 글을 쓴다는 것이 내게 무엇일까 싶다.
부끄럽고 창피하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376 | 예서/ 옷매무새를 단정히 하고 [2] | 효우 | 2013.11.06 | 3378 |
375 |
온 몸과 영혼을 신께 내맡기는 결단과 실천의 성인 2 ![]() | 정재엽 | 2013.11.04 | 3553 |
» | 이사 [6] | 김미영 | 2013.10.31 | 3217 |
373 | 예서/관계지향자의 당위성 | 효우 | 2013.10.30 | 3567 |
372 |
온 몸과 영혼을 신께 내맡기는 결단과 실천의 성인 ![]() | 정재엽 | 2013.10.29 | 3263 |
371 |
토크 No.26 - 높이 올라간 용에게는 뉘우칠 날이 있다 ![]() | 재키제동 | 2013.10.28 | 3716 |
370 | 카페 | 김미영 | 2013.10.24 | 3442 |
369 | 예서/ 카오스속의 희열 | 효우 | 2013.10.23 | 3422 |
368 |
토크 No.25 - 천상천하 유아독존인 당신에게 ![]() | 재키제동 | 2013.10.21 | 11775 |
367 | 이벤트 [3] | 김미영 | 2013.10.17 | 3175 |
366 | 예서/참으로 좋은 구절 [1] | 효우 | 2013.10.16 | 3775 |
365 | 토크 No.24 - 그만둔 회사 재입사가 비추인 이유 | 재키제동 | 2013.10.14 | 16242 |
364 | 범해 7. 햇빛은 쨍쨍, 모래알은 반짝 [1] | 범해 좌경숙 | 2013.10.13 | 5240 |
363 | 영화 [2] | 김미영 | 2013.10.10 | 3212 |
362 | 예서/ 아부와 예의 | 효우 | 2013.10.09 | 3761 |
361 |
토크 No.23 - 관상을 바꾸는 법 ![]() | 재키제동 | 2013.10.07 | 5842 |
360 | 범해 6. 제주 올레 14-1 코스 [4] | 범해 좌경숙 | 2013.10.06 | 3286 |
359 | 가을 [4] | 김미영 | 2013.10.03 | 3201 |
358 | 예서/ 깊이에의 강요 [1] | 효우 | 2013.10.02 | 3571 |
357 | 범해 5. 책과 밤을 함께주신 신의 아이러니 [2] | 범해 좌경숙 | 2013.09.29 | 376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