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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8월 6일 11시 07분 등록

* 본 칼럼은 변화경영연구소 1기 연구원 오병곤 님의 글입니다

 

"어둠이 필사적으로 널 집어 삼키려 할꺼야. 하지만 넌 항상 빛을 향해 걸어가야 돼"

- 영화 '블랙' 중에서

 

 

정확한 날짜를 기억하기는 어렵지만 월스트리트 저널지에서직장에서 생존하기 위한 8가지 비법이라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제목도 솔깃하고 유명한 언론사에서 다룬 기사여서 내심 기대했지만 읽고 나니 어깨가 축 늘어졌다. 이렇게 살아야만 하는가라는 회의가 밀려왔다. 알 수 없는 반발심이 일어나비법에 딴지를 걸었다.

 

1. 원래 직장에서 끝까지 버텨라.

그게 맘대로 되나? 버티는 게 목적이라면 숨쉬는 게 삶의 목적이라는 말과 무엇이 다른가?

 

2. 잔업도 마다하지 마라.

잔업이 필요하지만 잔업을 능사로 생각하면 안 된다. 잔업이 만성화되면 오히려 효율이 떨어진다. 잔업을 나중에 문제가 생겼을 경우를 대비한 면피로 이용하는 경우도 많다. 365일 직장인으로 일했는데 보상은커녕 돌아오는 건 맛이 간 몸과 후회뿐인 경우가 태반이다.

 

3. 더 열심히 일하라.

근면은 분명 미덕이다. 그렇지만 열심히 일하는 거 자체가 목적은 아니다. , 무엇 때문에 일하느냐를 묻지 않을 수 없다. work hard가 아니라 work smart가 더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

 

4. 경영자 입장에서 생각하라.

이 말은 주의해서 생각해야 한다. 노동력의 착취와 이윤에만 집착하는 경영자의 입장을 따르겠다는 말인가? 아니면 내 인생 내가 개척하겠다는 주인정신을 갖고 일을 하겠다는 마인드인가?

 

5. 이력서를 업데이트하라.

천련일률적인 이력서 업데이트는 불필요하다. 이력서는 시장에서 통할 수 있도록 매력적으로 업데이트되어야 한다. 이력서는 단순히 내가 한 일의 나열이 아니라 내 경력수준을 측정할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되어야 한다.

 

6. 당장 네트워크를 만들어라.

어떤 네크워크를 말하는가? 기사 제목이직장에서 생존하기 위한 비법이기에 사내에서 파워를 발휘하는 사람과 인맥을 쌓으라는 말로 들리는데 어울리기 어려운 사람들이라면 어떻게 해야 하나? 그들이 나를 필요로 하지 않으면 어떻게 해야 하나?

 

7. 연봉 삭감을 제안하라.

아니, 왜 쥐꼬리만한 월급도 삭감하겠다고 제안을 해야 하나? 회사 경영이 어려우면 경영자가 먼저 솔선수범해야 하지 않나? 십시일반하는 것도 아니고 오버액션 아닌가?

 

8. 다른 부서로 이동하라.

보내줘야 가지. 맘에 들고 필요한 사람이면 어떤 관리자가 보내주겠나? 이쪽 저쪽에서도 받기 싫은 사람이라면 가고 싶어도 못 간다.

 

이런 기사가 저명한 신문에 버젓이 실리는 걸 보면 바야흐로직장 생존이 어떤 논리보다도 우위를 점하는 시대가 되었다는 건 분명해 보인다. 하긴, 살아남는 욕구보다 더 강력한 유인이 어디 있으랴. 거기에다 월급이라는 마약이 매달 투약이 되어생존 유혹에서 벗어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회사에서 쓸모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회사에서 원하는 인간형에 철저하게 복무해야 한다. 여기서 회사는 누구를 말하는가? 일차적으로는 자신의 상사가 될 수 있겠지만 본질적으로는 회사의 경영권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다. 따라서 생존을 위해서는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게 절대절명의 과제가 된다. 문제는 내가 그들을 선택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다만 나는 그들의 요구사항에 움직일 수 있고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선택만 할 수 있다.

 

개인은 조직 앞에 무력한 존재이기 쉽다. 회사 생활 초기에는 의욕이 충만하지만 조직에 밀려 몇 번의 좌절을 겪으면서 꺾이기 시작한다. 꿈과 목표없이 하루하루를 견디며 지내게 된다. 그래도 살아야 하기에 회사에 목숨을 거는회사인간으로 점점 변모한다. 회사의 실세에게 줄을 대기 시작한다. 인간적인 모습일 수 있지만 문제는 바람직하지 않은 관계와 엮일 때다. 처음에는 나의 가치관과 다르기에 고민이 되지만 어쩔 수 없다는 패배감 때문에 조금씩 수렁에 빠지게 된다.

 

나는 순수한 마음을 잃어버리고 패거리로 전락한 직장인을 여러 번 보았다. 자신이 마시는 술 잔에 침을 뱉고 부하직원이 마시기를 강요하는 소위 충성맹세를 목격한 적도 있었다. 이런 위치에 처하게 된 부하직원의 심정은 깡패를 만난 사람과 비슷하다. 길에서 깡패를 만나면 제압을 하거나 도망을 가는 게 상책이다. 그렇지만 나보다 힘이 센 무리들과 막다른 골목에서 만난다면? ‘형님, 한번만 봐주세요. 열심히 하겠습니다.’ 바로 꼬리를 내리는 게 상책이다. 무릎을 꿇는 순간 그 동안의 마음고생이 순식간에 무녀져 내리는 묘한 기분을 느끼게 된다. 그러면서 나는 그들과 똑 같이 힘있는 깡패가 된 일체감에 나보다 약한 이를 더 심하게 괴롭히게 된다. 죄책감은 갈수록 무뎌진다. 

 

서글프게도 살아남기 위해 파우스트처럼 자신의 영혼을 팔아야 하는 시대가 되었는지 모른다. 그러나 영혼이 없는 일은 삶을 파멸시킨다. 인간은 밥없이 살 수 없지만 오직 밥때문에 산다면 행복한 인생이라고 볼 수 없다. 어느 조직이던 사람이 모인 곳에는 이해관계가 없을 수 없다. 이 이해관계를 보통 정치라고 부른다. 문제는 정치가 회사의 본업인 비즈니스보다 우위에 있을 때 생긴다. 회사가 회사이기를 포기하고 국회가 된 조직에서 미래는 결코 없다. 이럴 때는 회사를 떠나는 게 낫다. 회사를 떠나는 것은 불가능한 일도 불행한 일도 아니다. 준비가 되지 않아 어쩔 수 없는 경우라면 어울리는 것보다 혼자 있는 게 차라리 낫다.

 

당신의 인생을 바칠 만한 회사라면 충성을 다하라. 그렇지 않으면 인생의 대부분을 회사인간으로 보내지 마라. 회사가 당신을 버리기 전에 당당하게 자신의 길을 가라. 그리하여 그대 인생의 꽃을 한번은 피워라.

 

- 오병곤, kksob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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