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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5월 28일 11시 15분 등록
직장생활을 계속 해야 할지 고민입니다.
 
서울에있는 여자전문대 비서과를 졸업했구요. 졸업전에 11월에 중견기업 대표이사 비서로 취업되어
5년여가랑 비서로 일하다가 대기업에 흡수합병되어 일반 사무직으로 4년가까이 근무하고 있는
9년차 직장인입니다. 이제 서른넘었는데 벌써 9년차직장인이네요.
 
딱히 비서가 적성에 맞아 한건 아니었지만 취업도 잘되고, 학력대비  대우를 받으며 일했습니다.
차나르고 문서작성하는 등의 업무를 정말 열심히 했지요. 근데 젊음이 사라지니 그 직종은
끝이나더라구요. 지금은 대기업에서  상품 전화상담, 판촉물 발주, 고객관리 등의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팀이 신규사업이다 보니 전문대 졸 여직원에게 돌아오는 일의 폭이 넓은 편입니다.
10-15년차 다른 여직원들은 문서수발이나 전표업무 정도 하는데 비해서요.
연봉은 3,000정도이구요. 올해 하반기면 회사가 경기도 근교로 신사옥 증축으로 인해 이사를 갑니다. 
왕복 3-4시간 거리가 되겠지요.
평범한 직장인 남편과 결혼도 했고, 아이도 하나 있습니다.
그래서 하반기엔 육아휴직을 하고, 퇴직 준비를 할까 생각중입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맨날 앉아서 차나 타고 상사 뒤치닥거리하는 걸 정말 사명알고  일했죠.
상사 딸 아들 일까지 챙기면서요. 근데 정말 남는건 하나도 없더라구요.
스펙으로 하기엔 너무나 단순업무였던거죠. 상사들은 다 정년퇴직 한 상태구요.
그리고 정말 누구도 일많은 신규부서 사무직으로 보직변경이 된 뒤 비서때의 한을 모면하듯이
새벽까지 남아가며(다른 여직원들은 너무 일이많아 다 퇴사했습니다.) 일을 했습니다.  
그러면서 9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죠.
직장이 맞다 안맞다 해도 그돈 벌어서 집에 생활비도 대고, 결혼도 하고, 아이 우유값도 보태고있네요.
중간에 방통대 편입하여 졸업도 했습니다. 학력에 대한 컴플렉스로 일반대학 편입준비하려다가 여의치않아  
방통대만 졸업한 상태입니다.
 
여성 자기개발서도 많이 읽고 나름 열심히 산다고 살았는데,
아무리 열심히 해도 대기업 전문대졸 여사원은 여사원일 뿐이었습니다. 위에서 볼땐
직급대비 일맡기기 수월한 연차높은 여사원으로 볼수있겠네요. 승진시켜준다 열심히 해라 그런 얘기 많이 들어도
일시킬때 뿐이었구요.ㅋ 9년의 세월이 어떻게 흘렀는지 무색할 정도로 후딱 흘러버렸네요. 그냥 매달 25일만 기다리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아이는 시엄마가 봐주시고요 용돈으로 매달 120정도, 그리고 친정도 어려워 60만원씩 생활비를 대드리고 있네요.
제가 그만두면 남편월급으로 양쪽 생활비대며 사는건 참 힘이들긴할꺼에요. 하지만 남편은 괜찮다고 대리운전을 해서도
돈을 더 벌테니 니가 하고싶은거 하라고 합니다.
 
대기업 단순! 사무직으로 오래다니면 더 다닐수있겠지요. 저희회사는 40넘어도 사무직 여사원으로 근속하시는 분들이
많은  편이니까요.
전 이번 기회에 어린이 독서지도나 그런쪽으로 전향해보려고 합니다. 제가 그쪽에 관심이 있는 편이거든요.
당장 돈되는 일은 아닌것같고 또 생각만큼 안정적이
진 않은것같은데... 이번에 터닝하지않으면 그냥 회사만 다니다가 죽을것같다는 생각도 드는게 사실입니다.
회사는 언젠간 끝이보이니까요. 독서지도는 40-50까지 개발이 가능한 직종이라고 생각합니다.
휴직하고 퇴직을 한다고 하니 주위에선 단순사무직이든 뭐든 아줌마 연봉3000은 가정경제에
굉장한 힘이라고 요즘같은 취업 어려운때에 다니라고 하지요. 독서지도는 돈못번다면서요.
 
일단은 회사다니면서 3개월 독서지도사 자격증 학원에 다닐 예정이긴 합니다.
정말 지금같은때에 직장을 그만두고 독서지도사에 올인하는것이 어리석은 걸까요
솔직히 졸업부터 단 한번도 쉬지않고 달려온 직장생활에 신물이 나는것도 사실입니다.

어떻게 해야할까요? 제가 현실감각없이 너무 덤비는 걸까요
IP *.154.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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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균
2010.05.28 13:15:55 *.19.222.3
지금 당장 퇴직보다는 하시고 싶은 일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아보시는 시간이 필요할 듯 합니다.
개인적으로 독서지도사에 대해 잘 알지 못하지만 보수수준을 떠나 님이 생각하시는 만큼의 매력이 있는지에 대해 검증을 해보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경영자의 비서를 오랫동안 하셨고, 일반사무업무에서도 무난하게 잘 해내셨으니 성인을 대상으로 한 커뮤니케이션에 익숙하신 것을 살릴 수 있는 것도 좋을 것 같구요.
대부분 퇴직문제로 고민하시는 분들은 지금 이대로는 아니다 라는 현실인식이 앞서서 그럼 뭐할 건데 에 대한 검증을 너무 가볍게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충분한 고민과 시간, 그리고 돈을 투자해야 평생 하실 일의 윤곽이 보이게 됩니다.

주어진 업무처리를 더 능숙하고 완벽하게 해내시면서 틈틈히 하시고자 하는 일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아보다보면 의외로 지겹게 느껴지던 회사일도 스트레스 없이 마무리 지어질 때가 많습니다.
하반기부터 출퇴근시간이 길어지는 것도 긍정적으로 보면 책을 읽던가 어학공부를 하던가 여러가지 활용가능한 부분이 있을 것입니다.
(저는 일본 도쿄에서 근무중인데 주로 전철에서 책을 많이 보는 편입니다..이틀에 한권 정도)

결론적으로 퇴직을 언제 할까 하는 고민에서 하고 싶은 일에 대한 정보와 경험을 더 쌓아가는 것을 중심으로 생각을 바꿔보시길 권합니다.

고민은 되시겠지만 즐겁고 명랑한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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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김인건
2010.05.28 19:15:32 *.129.207.200
인재시군요. 제가 오너라면, 님을 채용하겠습니다. 보통 직장인들의 업무, 일이란 그리 내세울만한게 없습니다. 박사가 하는 일은 고졸도 합니다.그 일을 하는 것은 자격증이 있기 때문이지, 능력이 있어서가 아닙니다. 업무에 대한 컴플렉스에서 벗어나세요. 드라마에서 처럼 역동적인 그런 일들은 그리 많치 않습니다. 님은 남은게 없다고 생각하지만, 자신감과 책임감을 훈련하지 않으셨나요. 그 능력이야 말로, 능력의 줄기 세포입니다. 어디에 데려다 놓아도, 훌륭히 과업을 완수하지요. 

남편분도 참 자상하신 분이시네요. 헌데, 말이 대리운전이지, 수입이 줄고 몸이 힘들면 분위기가 안좋아집니다. 제 와이프도 자기주도학습, 뭐 이런 거 하고 있습니다. 근데, 저는 옆에서 보기에 안스럽고, 1시간30분 수업을 위해 4시간 왕복하는 모습을 보면, 그만두라고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본인이 좋아서 하지만, 어디까지나 제가 경제적으로 서포트해주고 있기 때문에 가능하지요. 제가 자영업자가 아니라, 일반 직장인이었다면 못 할겁니다. 

독서지도사, 신문에 광고하지만, 학습지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같네요. 주업무는 독서를 지도하는 것보단, 영업일 가능성이 큽니다. 남이 제목 붙인 일들에는 먹을 것이 없습니다.  

큰조직에서 일하는 장점이 무엇입니까? 조직의 거대한 브랜드를 이용해서 들어오는 일감을 처리하기만 하면 되요. 일이 많은 곳에 일이 쏠립니다. 신생 개인 자영업자는 일감 자체가 없습니다. 그 규모가 영세하기 때문이지요. 회사안에 계신분들은 이 사실을 잘 몰라요. 손님 없어서 지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다보면, 돈은 따라온다'는 것은 전 단순한 생각이라고 봅니다. 이 말을 믿기 전에, 이런 말을 하는 사람의 의도를 생각해보세요.  

나오지 말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준비해서 나오세요. 이긴 전쟁을 이기세요. 3개월 학원 다니는 것은 준비가 아닙니다. 체험이죠. 준비란, 님이 지금 하시고 있는 일입니다. 첫직장은 원죄와 같아서, 헤어나오지를 못해요. 지금 하는 일을 비지니스로 발전시킬 방법을 모색하시는 편이 더 현실적이라 생각합니다. 

연봉 3천에, 육아휴직까지, 좋은 회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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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5.28 20:15:46 *.106.7.10
상당히 비슷한 상황에 처해 본 적이 있기에, 또 지금도 어쩌면 비슷할 수 있기에
그냥 지나가지 못하고 댓글을 답니다.
학교 졸업하기도 전부터 일을 해서 쉴새없이 일하셨다면 지치기도 했고 고민도 많으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일에 소모되는 느낌 충분히 저도 느껴보았으니까요.

저의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퇴사하시기 전, 또는 휴직하시기 전
'그만둔다'에 포커스를 맞추지 마시고 '하고 싶은 일'에 초점을 맞추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만두는 것은 그 다음일입니다.
물론 육체적, 감정적으로 탈진상태까지 이르렀다면 또 복직이 자유롭다면 몇개월 쉬는 것도 좋은 방법일 수 있습니다. 
독서지도는 보람있고 의미있는 일이겠지만 
경제적인 문제를 포함해서 또 일적인 부분에서 생각하지 못한 부분이 없는지 현실적인 검토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회사 다닐때보다 결코 적지 않은 시간을 투자하셔야 하고 돈은 한달에 백만원 벌기 힘드실 수 있습니다
(물론 꾸준히 재투자하시고 영업에 소질이 있으시면 몇 년 후 좋아지실 수도 있겠지요)
직접 그 일을 하고 있는 분을 소개받아 만나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생각하시는 일과 같은 일인지 꼭 확인해 보세요.
물론 복지센타 등에서 자원봉사 (실비봉사포함) 등을 생각하시는 거라면 전혀 해당없는 이야기지요.
또는 이를 바탕으로 창업을 하시거나요.
참, 독서지도사는전업주부셨던 분들이 쉽게 도전하시는 분야로 알고 있습니다. 즉, 나름대로 경쟁율이 치열합니다. 전업주부하시면서 방통대 교육학과 등 나오신 분들도 많고요.
(그런데 문제는 전업주부셨던 분들이 시작하는 분야는 초봉이 매우 낮게 책정되어 있다는 거죠 ㅠㅠ)

남편분은 저희 신랑과 같은 과시네요 ^^::
그런데 회사원이시면서 추가 수입은 거의 불가능하시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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