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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월 23일 03시 52분 등록
구본형 소장님 안녕하세요?
약 4년 전에 직장 동료들과 선생님의 저서 '그대, 스스로를 고용하라'를 함께 읽고 토의하게 되면서 선생님에 대해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 제가 하고 있었던 일들을 진솔하게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고, 제가 선생님께서 분류하신 네 가지 직업의 등급 중 세 번째에 해당하는 '돈은 그럭저럭 벌 수 있지만, 별로 빠져들 수 없는 직업'에 종사하고 있다는 것을 절감하게 되었습니다.

새로운 변화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느끼고 있었지만, 당장 어떤 방향으로 변화해가야 하는지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찾지 못하던 중, 약 1년 전 가까운 친구와 함께 의료인이 되기위한 대학진학을 위해 직장을 그만두고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일견 이러한 저의 선택이 고수입을 보장받을 수 있는 직업을 갖기 위한 도박이 아닌가 생각하실 수도 있겠습니다만, 그러기에는 저의 나이가 적지 않고 그것을 위해 희생해야 하는 것들이 크기에 오히려 '자기 만족을 위한 이기적인 선택'이라고 할만큼 가족들의 큰 반대에 부딪히게 되었습니다. ( 서른 다섯, 딸 하나를 둔 가장입니다. )

직장을 그만두고 공부를 시작하면서 그나마 가족들을 설득시킬 수 있었던 조건은 "1년 간만 공부해보고 실패하면 제자리로 돌아가겠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공부를 해나가면서 공부 자체가 주는 즐거움과 이를 통해 앞으로 사회를 위해 작은 실천을 할 수 있겠다는 기대감을 갖게 되었습니다. 비록 대학을 졸업한지가 7년 가량 되었지만, 나름대로 가능한 최선을 다해 공부에 몰입했던 시간이었습니다. 결과를 떠나 과정 자체에서 상당한 즐거움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약 1년 여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한 채, 다시금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에 처해있습니다. 가족들을 비롯한 주변 분들은 당연히 약속했던 바대로 원래 하고 있던 일로 복귀할 것을 종용하고 있고, 저는 계속해서 제가 가고자 하는 길로 가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무엇보다 후원자였던 아내의 반대가 크다보니 서로에 대한 신뢰마저 흔들리게되어, 저의 뜻을 접는 것만이 모두를 위해 현명한 선택인가 하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저로서는 인생에서 모든 것을 걸고서라도 꼭 도전해보고 싶은 의미있는 일을 찾게 되었다는 즐거움이 크기에, 가족의 희생과 이해를 과도하게 요구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이런 열정이 남아있는 일을 도전해보지 못하고 중단하게 된다면 그 후회가 크게 남을 것이 두려워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구본형 선생님께 조언을 구할 수 있을까요?
IP *.187.2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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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형
2007.01.23 08:37:28 *.116.34.175
시험성적이 얼마나 나왔는지요 ? 지방의 가장 들어가기 쉬운 의대성적과 비교하여 매우 근접했는지요? 일년 공부하여 5% 이내에 들지 못했다면 그만 두도록 하세요. 약속을 지키도록 하세요.

그 대신 의료인으로서의 길을 가고 싶다면 그 길의 방향과 같은 길로 들어 서세요. 앞으로는 의료인의 길과 의료 산업은 경계선이 모호해 질 것으로 생각됩니다. 예를들어 피부과는 라이센스가 있어야 하지만 피부미용실은 누구나 쉽게 할 수 있습니다. 의료와 비즈니스를 결함할 수 있는 틈새를 찾아 보도록 하세요. 관련직종을 찾아 그 분야에서 일해 보는 것도 방법일 것입니다. 그곳에 새로운 직장을 구하고 의료 산업 경영자의 틈새가 가능한 영역을 찾아 보세요.

예를들어 싱가포르 차이나 타운 옆에 whatever cafe 라는 곳이 있습니다. 모든 명상도구는 다 팔아요. 그리고 한 쪽은 건강과 명상 섹스에 대한 책만 팝니다. 물론 다양한 차를 팔지요. 건강명상 well being book cafe 같은 곳이지요. 음악 역시 특별합니다.

먼저 직장을 구하고 발로 뛰고 공부하여 투자할 만한 틈새에 시간과 에너지를 집중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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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웨이
2007.01.24 14:27:15 *.187.215.39
제가 새벽 4시 경에 글을 올렸었는데 아침 8시에 답글을 주시다니 정말 감사드립니다... 이제부터는 정말 제 자신에 대한 공부를 다시 시작해야하겠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사실 생각의 전환이란게 생각만큼 쉽지가 않더군요. 일단 내려 놓은 가정을 거두고 다시금 가장 밑바닥부터 생각을 시작해가기가 두려웠던 것 같습니다. 비록 1년 간의 시간 투자가 구체적인 결과를 얻기 어려웠지만 이제는 출발점에서 다시 제 스스로를 생각해봐야 겠습니다. 이 사이트에서 많은 부분 도움을 얻게 되어 정말 감사드립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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