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커뮤니티

고민

여러분이

  • 하루
  • 조회 수 2351
  • 댓글 수 3
  • 추천 수 0
2005년 9월 8일 04시 13분 등록

얼마전부터 이 곳에 들어와 재기의 의지를 다져보고 있는 30대의 남성입니다.

부끄럽지만 6개월여의 지독한 절망에서 헤매이다 이제 조금씩 세상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만, 참 어렵네요.
그래서, 조언과 격려를 부탁드리고자 조심스럽게 글을 올려봅니다.

2년전쯤에, 이혼을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명확한 원인조차 제대로 규명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혼을 하게 되면서, 이유가 무엇이 됐든 가정을 제대로 지켜내지 못했다는 자괴감과 자책감(결과적으론 싸구려 감상이 되버렸지만) 으로 스스로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그렇게 넋이 나가 있는 상태로 있던 몇 개월만에 안정적으로 성장해 가고 있던 사업도 함께 무너지게 되었습니다.

그 후로, 마치 도미노처럼 계속 된 악재에 그만 모든 것을 잃어버리고 주변의 지인들, 세상과 단절한 채 지난 시간들을 보내야 했습니다.

참 힘들더군요..
행복의 정점에서 1년여의 시간동안 그리 길지 않은 삶이지만 인생에서 가장 소중했던 일과 가정이 차례로 허물어지는 것을 무기력하게 지켜봐야 했던 것이..

그저, 매일 죽어야만 한다는 생각만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더군요.

이제야 이혼을 해야만 했던 이유를 알게 되고, 조금씩 지난 날의 상처가 치유가 되어 가고 있어 다시금 사회로 돌아가려 하지만 많이 두렵습니다.

최소한의 자신감마저 남아있지 않은 상태인데다, 극심한 정체성의 혼란으로 저만의 느낌이나 감각을 완전히 잃어버린 탓에 무엇을 해야할지.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런지도 알 수가 없습니다.

그 중 가장 답답한 것은 마치 기억 상실증이라도 걸린 듯이 분명 예전에 잘 알고 있던 지식적인 부분들조차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얼마전 어느 인터넷 상담 게시판에서 제가 했던 사업과 관련된 질문 내용을 본 적이 있었습니다.

그 질문의 내용은 제가 했던 사업과 관련된 것이었고, 그와 관련된 강의도 했었던터라 도움이 될 수 있겠다 싶어 글을 올려보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아무것도 생각이 나질 않더군요.
결국,30분동안 모니터만 멍하니 쳐다보다가 단 한줄의 답변도 생각해내지 못한채 모니터를 꺼버리고 말았습니다.

한번도 대인관계에서 어려움을 겪어 본 적이 없었건만, 이젠 사람이 두렵더군요. 예전엔 제가 가진 작은 능력중에서 가장 많은 인정을 받았던 부분이 언변이었음에도 이젠 누군가에게 말한마디 건네는 것조차 어렵습니다.

마음의 상처는 조금씩 치유가 되어 가고 있건만, 잃어버린 저는 돌아올 줄을 모릅니다.

제가 다시 제 자신을 찾고, 사회에 돌아갈 수 있도록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횡설수설 두서없는 글을 양해해 주시고 좋은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IP *.98.36.39

프로필 이미지
문요한
2005.09.08 15:44:52 *.98.168.115
하루님! 글 잘 읽었습니다. 힘겨움이 글에 그대로 담겨있네요.
아직 혼자신가요? 주변에 누가 없다고 느끼셨다면 그 과정이 훨씬 힘드셨을텐데...

저도 나름대로는 유능한 의사라는 자만심때문에 작년 의료사고를 겪었습니다. 아직도 힘든 감정들이 치밀어 오르지만 그 감정이 온전히 사라지는 것을 바라지는 않습니다. 그 감정들이 나의 세상사는 자세를 바로 잡아주는 힘이니까요.

삶을 돌아보면 결국 고통을 이겨나가는 단 하나의 방법은 그 고통속에 담긴 의미를 찾아내고 믿을 때 뿐이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자신과의 시간은 많이 가지신것 같네요. 이제 사람속으로 더 들어가세요. 사람으로 인해 받은 상처는, 사람에게 입힌 상처는 사람속에서 치유되고 용서됩니다.

하루님의 마음속에 건강한 새살이 돋아나기를 바라겠습니다.
프로필 이미지
하루
2005.09.09 01:50:31 *.98.36.39
글쓴이입니다. 답글...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따뜻한 위로의 말씀에 가슴이 뜨거워지고, 눈물이 나는군요.
그동안 참 많이 외로웠나봅니다.

어려운 가운데서도 따뜻한 손길을 내밀어주던 이들이 있었건만 스스로의 고통에 견디지 못하고, 또 그들에게 피해를 주게 될 것만 같은 자책감에 스스로 더 어둠속에 저를 가둬버렸습니다.
조언의 말씀대로 내일은 연락이라도 해 봐야겠네요.
다시 한번 조언과 위로의 말씀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프로필 이미지
하루란?
2005.09.09 07:37:31 *.61.127.100
살아갈 날의 첫날이고, 살아온날의 마지막 날로 가고있습니다. 인생이란 여정에 막다른 길은 없답니다.
부디 힘내시고 자신을 사랑하시는 사람이 되시기를 그사랑이 넘쳐 사랑을 나눌 수있기를 기원합니다...()...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