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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이

  • 정훈
  • 조회 수 2627
  • 댓글 수 7
  • 추천 수 0
2005년 9월 15일 12시 34분 등록
하루가 더디 갑니다.
전 엊그제 다니던 직장을 그만둔 대책없는 25세 직장여성입니다.
전 사무직원 계약직으로 일하다가
체질에도 안맞고 비전도 없고
몸과 마음이 안착되지 못해 일을 그만두었습니다.

저의 집안 경제는 악화일로를 달리고 있고 화평하지도 못합니다.
아버지는 알코올에 찌들어 계시고 항시 자신의 인생이 보상받지 못함에
원망이 많고 화가나 계십니다.
어머니는 금치산적인 경제관으로 장사를 벌이시고 접으시고 뒷수습을 전혀 안하시는 무책임한 분입니다.
대학 졸업후 바로 사회생활의 길로 들어섰으나 이렇다할 성과가 없습니다.
학원강사 - 사무계약직
제 이력의 다입니다.
대학 때 지녔던 꿈들이 이젠 기억조차 나지 않네요.
돌아오는 월급날마다 자기계발이나 투자보다는
부모님께 월급의 과반을 드려야 한달이 편한 저의 경우로서는
지금 현실이 막막하기만 합니다.
역겹고 역겹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해지지 않습니다.
단련되지 못하고 자꾸만 못나집니다.
마음 기댈 사람이 없어서 더더욱 그러합니다.
전 기대에 탄력받는 스타일인데
아무도 저를 독려해주지 않습니다.
집에서는 시간이 흐르면 대충 시집이나 보낼 기세입니다.
전 지금 연애를 하고 있지만 정상적인 관계는 아닙니다.
그 사람은 저와 미래를 같이 걸어갈 의지를 보여주지 않습니다.
전 많이 방황하고 많이 기웃거렸습니다.
일을 그만두면서
파트타임으로 학원강사자리를 하나 구하고 나서
교육대학원 공부를 시작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아무래도 교사가 천직이니, 그나마 내가 할 줄 아는 일이니
애써 자기최면을 겁니다.
오늘 늦잠을 잤습니다. 자꾸만 책을 기피합니다.
쉬고만 쉽습니다.
전 너무 지쳤고, 사는 게 전쟁같습니다.
빨리 안정되고 싶습니다.
지적허영심이 지나쳐서 먼 훗날 제 동기들과 모습을 비교해보면
전 과연 행복할 수 있을지 하는 의문도 듭니다.
친구들은 꿈을 향해 걷고 있습니다. 안정되진 않았지만 활기있어 보입니다.
소박하게 평범하게 살고 싶습니다.
작은 것들에 만족하고 잘 해내고 싶습니다.
제 내면엔 말할 수 없는 것들이 산재해있습니다.
행복하지 않습니다.
전 행복하지기엔 너무 게으른 건가요?
신이 계시다면 시험이 너무 오래다는 생각을 합니다.
제가 원하는 게 뭔지 모르겠습니다.
좋아하는 게 뭔지도 모르겠습니다.
제 능력에 대한 신뢰도 떨어지고 있습니다.
존재의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이 지긋지긋한 현실을 벗어던지고 싶습니다.
혼자서 해내야하겠지만요.
전 국문학을 전공했지만 제가 이 학문을 잘 배운 건지는 모르겠습니다.
감상적이고 감정적인 제가 간혹 감당이 안돼서 울곤 합니다.
두렵고 두렵고 두렵습니다.
번뇌를 접고 싶습니다.
목적이 있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
아무 것에게도 선뜻 손내밀지 못하는
상처받을까봐 실패할까봐 두려워하는 저 자신을 변화시키고 싶습니다.
간절히...
IP *.23.9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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丁元
2005.09.15 13:56:30 *.9.151.87
님의 글을 읽으면서 마음이 많이 아픕니다. 수년전 대학을 막 졸업했을 때 제 모습을 보는 것 같네요. 스스로 뭔가 해보이고 싶은데 소망에 비해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시기가 있었답니다. 그런데 이것저것 시행착오도 겪고 조금씩 목표를 향해 다가가게 되더군요. 한꺼번에 모든게 보이지는 않겠죠. 하지만 아주 조금이라도 행동으로 움직이면 결국 선명히 드러나서 보이게 된다고 믿어요. 기운내요 - ★ 할 수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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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동
2005.09.16 02:27:30 *.111.251.128
글쎄요. 분명 모든 것이 막막하고 희망이라고는 보이지 않는 그런 상황이신 듯 합니다. 그런데 정훈님의 글을 읽고 난 느낌은 정훈님께서 언젠가는 이 상황을 잘 헤쳐나가실 수 있으리라는 믿음이 은연 중에 들었습니다. 그냥 듣기 좋은 말을 해 드리려는 것이 아닙니다. 글 내용은 암울하지만, 그 글을 적는 님의 태도가 느껴졌기 때문에 드리는 말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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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호
2005.09.16 17:16:59 *.7.28.25

세상의 것에 칭찬을 받아서 무엇하시렵니까?
자신이 자신을 칭찬할 수 있는 것을 찾으셔야합니다.

정훈선생님 간절히 원하면 이루워집니다.

오늘의 고민한 댓가는 2년후에 어떠한 흔적으롣든지 정훈선생님께 보답이 있을 것입니다.
고민하는것 더 심도있게 그리고 더 넓게 고민하셔야합니다.
그래도 세상과의 연결고리는 절대로 놓아서는 안됩니다.
지금 하고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면서 어떤 변화를 꿈꾸고 기획해야합니다. 최선을 다할 수있는 이유를 찾아보시면서요.
그 고민과 꿈에대한 생각을 지면에 옮겨보면 좋겠습니다.
제가 그러한 상황에서 탈출할때 사용했던 방법입니다.
고민하고 또고민하면 꿈이 비젼으로 보일때, 영화의 한장면이 될 때가 있을 것입니다. 그순간 세상과 끈을 놓치않았던 것이 감사하게 느껴지고 그것(일,강사)으로 인하여 꿈은 쉽게 풀어질 근거를 찾게됩니다.
가능하면 그 세상과의 연결고리를 단디 부여잡으시길.
시간이 나면 산보나 등산을 하시면서 자연과의교감도 해보셔야합니다.
그리고 탑골공원에 12시를 전후해서 가보시면 뭔가 느껴지는 바가 크게 있을 것입니다.
자신에게 있는 것으로 만족을 할 수있는 것을 볼 수있답니다.

신의 행운이 정훈선생님과 함께하시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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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오
2005.09.16 18:09:22 *.68.16.44



정훈님의 말속에 답이 있는 것 같습니다.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는데 모든 신경을 집중해 보세요.. 쉽지 않은 일이고, 빨리 구할 수 없는 답이겠지만, 구본형 소장님의 책들이 분명 도움을 줄거라 믿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게으른 사람'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단지 '진정 원하는 일을 아직 찾지 못한 사람'만이 있을 뿐이겠지요.

'내가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라고 늘 질문하십시요. 쉽지 않은 길일 것입니다. 그러나 반드시 답은 존재합니다.
저는 릴케의 말을 좋아합니다.
"우리가 인생에서 중요한 질문을 한가지 품고 살아가면, 언젠가 그 답속에 살고 있는 우리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라고 했지요. 문제는 우리가 스스로에게 질문하지 않고 살아가는데 있는 것 아닐까요?

제 개인적인 경험으론,
진정 원하는 것이란 거창한 것이 아닌 것 같습니다.
생각할때면 눈물 쏙빠지게 그립다거나, 가슴 뭉클한 감동이 있다면 그것이 원하는 것이겠지요.. 그걸 우선 명확히 하는건 어떨까요?

제가 이런 말씀을 드릴 수 있는 이유는 아마도, '진정 원하는 것'을 찾기 위해 오랫동안 고민했고, 이제서야 찾은 까닭입니다.

힘 내십시요. 지쳤다고 생각할때 한 라운드만 더 뛴다면 문제라는 포장지 속의 신의 선물은 반드시 존재한다고 믿으십시요.
삶의 모호함속에 한줄기 빛을 찾게 되시길 기원합니다.

@ 주제넘은 말로 언짢게 했다면 죄송합니다.
저 역시도 아직 많이 부족한 오천만분의 일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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隱湖
2005.09.19 13:42:56 *.215.116.200


우리가 인생에서
중요한 질문 한가지을 품고
살아가면

언젠가
그 답속에 살고있는
우리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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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행
2005.09.21 09:20:18 *.244.218.8
저와 비슷한 기분이십니다
저도 요즘 일어나기 싫고, 잠만 자고 싶고, 퇴행하는 기분입니다.
바꿔야하는 건 나인데, 자꾸 못나지는 것 같습니다.
그냥, 같은 고민 하는 비슷한 나이의 여자 하나는 회사를 그만두지는 못하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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밉상이
2005.09.22 23:11:28 *.147.173.212
저와 비슷한 상황이라.. 깜짝 놀랐어요.
물론 사정이야 조금씩 다르긴하지만 저두 너무 힘드네요
집안을 등져버린 아빠.. 정신분열증인 오빠.. 경제력은 좋지만 집하곤 인연을 끊어버린 언니.. 엄만 늘 신세한탄하시면서 능력없는 절 두고 입밖에 내기가 부끄럽다고 하시네요..
가끔씩 설움이 북받쳐 눈물을 억제하기가 힘들어지죠...
오늘도 그런 하루였어요. 맘을 다잡고 이곳에 들어와보니 님의 글과 그 글밑으로 많은 격려와 위로의 글들이 보입니다.
힘내세요.. 저두 이악물고 다시 뛰려구요.. 또 넘어지고 상처받고 주저앉을까 겁나지만.. 그래두 후회를 남기는건 더 무섭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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