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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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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2월 5일 12시 57분 등록
질문도 답도 없는 나의 넋두리.

회사를 나온지 1년이 넘어가고 있습니다.
대기업 잘 나가는 전자회사였습니다.
당연히 주위에서는 말렸습니다.
그렇지만 더 이상 일하는 기계가 되긴 싫었습니다. 일을 많이 해야 하기 때문에 기계처럼 느낀 것이 아니라 내가 하는 일에서 어떤 보람도, 어떤 의미도 찾을 수 없었기에 기계라고 느꼈던 것이죠.
단 한가지! 뜨겁게 살고 싶었습니다. 그것 뿐이었습니다.
내가 나 다울 수 있는 일을 하는 것. 그것을 간절히 원했던 것입니다.

처음 내린 결론은 교수였습니다. 평생 공부하고 연구하고 또 가르치는 것이면 잘 할 수 있겠다 싶었죠. 사범대학이 아닌 경영학을 전공하였기에 중학교, 고등학교 교사는 다시 사범대학을 들어가지 않는 이상 힘든 것이었고 전공을 살리면서도 나의 재능을 사용하려면 석사부터 차근차근 밟아가면 되겠다 싶었죠.
그렇지만 막상 대학원에서 공부를 해보니 우리나라에서 교수가 된다는 것은 그야말로 바늘구멍에 낙타가 지나가는 것과 다름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해외에서 학위를 받아온 사람만도 엄청나게 많고 그런 사람들도 자리가 없다는 사실등..시간 돈 치루어야 할 비용이 너무 큰 것이었습니다.

결국 한 학기만 하고 휴학을 하고야 말았습니다.
방향을 바꾸어야 했습니다. 공부하면서 또 가르치는 것. 무엇이 있을까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다가 영어가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학원 강사가 떠올랐습니다.
영어야말로 중학교시절부터 해오던 것이고 대학교때도 과외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감을 잃진 않았으며 학원 강사는 일단 시작하는 것이 어려운 직업은 아니니까요. 체질에만 맞다면 일단 유명세를 타기 시작하면 재미있을 것 같은 생각도 들었구요.

지금은 가장 중요한 '실력'을 키우기 위해 준비하고 있습니다.
6개월간 방황을 거듭하다가 올해 1월부터 본격적으로 준비를 하고 있는데요.
이것 역시 쉽지가 않군요. 폰까지 끊어가며 오로지 실력 증진에 열과 성을 다하고 싶었는데 이상적인 실력과 현재의 내 실력의 차가 너무 커서 절망과 좌절을 거듭하고 있는 것입니다. 아무런 생각없이 그저 열심히 꾸준히 하면 되는데 자꾸 초라한 현재의 내 실력을 떠올리며 과연 해낼 수 있을까 의심합니다.
앞으로 몇년간을 창업 준비한다고 생각하고 열심히 할 생각이었는데 때때로 너무 긴 시간이라는 생각도 들구요. 올해 29살. 올해를 넘기면 우리나라에 있는 많은 기업들은 나이 제한으로 서류에서부터 나를 떨어뜨릴텐데 하는 생각도 들구요. 영어 잘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 이런 생각도 들구요. 이런 저런 부정적인 생각들때문에 공부에 집중하기는 더 힘들어지는 악순환이 계속되는 것 같네요.

답이 없다는 것 압니다. 결국 내가 결정해야 하고 그 결정에 대한 책임도 내가 져야 하는 것.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느냐가 그 결정에 영향을 미칠 것이고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느냐도 역시 나에게 달려있는 것이고.

결코 쉬운 길이 아니군요. 내가 나 다울 수 있는 길을 간다는 것은.
그렇지만
언젠가는 꿈을 이룰 수 있을거라는 희망만큼은 가지고 살고 싶습니다.
그거 없으면 얼마나 사는게 우울한지 회사 다닐때 충분히 느꼈기에.

질문도 없고 답도 없는 넋두리였습니다. 속이 시원해지는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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