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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9월 24일 01시 06분 등록
지금 30살의 청년입니다. 얼마전까지 금융권 대기업에 약 1년 미만을 다니다 그만뒀습니다. 보수적이고 따분하고 정적인 업무가 잘 맞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 전에는 다국적기업에서 반년 넘짓 다녔었죠. 그 때도 나 자신의 역할이 회사의 큰 톱니 바퀴의 작은 톱니에 불과하다는 것이 싫었습니다.

제 스스로의 성향을 판단할 때 정은 많지만 지극히 개인주의적 성향을 가지고 있어서 남 좋은 일 (회사를 위한 것) 을 하는 것 보다 나를 위한 일을 해야 성과가 확실히 나온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워낙 자아가 강해서 나 스스로를 위한 무엇인가를 할 때는 끈기와 열정, 그리고 집요함을 가지고 있습니다. 보통 주변 친구들은 저의 그 집요함을 부러워합니다. 하지만 회사라는 조직에서 그 어떠한 일을 해도 저의 끈기와 집요함이 내면에서 나오지 않음을 발견했습니다. 그래서 아무런 계획 없이 그만 뒀습니다.

현재 저의 자아를 더 찾기 위해 혼자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직업심리상담자를 만나 상담도 해보고 책도 보고 나 자신에 대한 SWOT 분석을 위해 글도 써봅니다.

30년 인생동안 주변인들에게 인정 받고 싶은 인간의 기본적 욕구로 살아온 듯 합니다. 그게 너무나 익숙해서 진정 제 스스로가 원하는 것인지 사회가 바라는 것들인지를 구분하기가 참 힘이듭니다.


최근에 외국의 의대에 합격했습니다. 누군가와 Co-work 이 아닌 혼자 연구하는 일을 해야 잘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에 그 길에 문을 두드려 보았던 것입니다. 그러나 막상 시작하기도 전부터 두려움이 앞섭니다. 만약 그 길을 택해서 5년 동안 죽을듯 공부를 한 후 의사가 되었을 때 '의사' 라는 직업이 저의 성향과 맞지 않으면 어떻게하지???? 라는 의문때문이죠. 왜냐면 의사가 죽을만큼 되고싶은 것 보다는 혼자서 하는 그 무엇인 가를 찾다가 의사라는 직업을 택한 것입니다. 더군다나 진정 '의사'가 되고싶은 것이 아닌 이상 힘든 공부를 영어로 마칠 수 있다는 자신감 자체가 없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감일텐데 말이죠. 사실 요리사 혹은 자동차 정비사도 생각해 보았지만 그래도 화이트칼라가 좋긴 한가 봅니다.

지루하고 정적인 일을 지극히도 싫어하는데 '의사'라는 직업이 잘 맞긴 할까요?
매일 아픈 환자들이 오면 치료해주는 일의 반복일텐데 과연 지루한 삶이 되진 않을까요?
그러나 가만히 생각해보면 직업이란 것 중 반복적이지 않은 것은 없다는 생각도 들긴하더군요. 과연 모든 직업은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반복적인 단순 업무일까요??


IP *.176.95.1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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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2009.09.25 01:38:25 *.129.207.200
처음 1년 동안은 회사에서 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습니다. 대기업이나 공사에서 직원에게 일다운 일을 믿고 맡길려면, 7년이 걸립니다. 1년도 다녀보지 않고, 지루하다고 판단한 것은 성급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 전 회사에서도 몇달 다니지 않은 전적이 있다면, 일과 자신의 궁합 보다는 일 자체를 님께서 어떻게 받아들이고 계신지 검토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회사에 취업했다면, 첫번째 목표는 회사를 위하는 것입니다. 자기개발은 그 다음입니다. 그런데, 멀리 보면 회사를 위하는 것이 결국 자기를 위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나를 잊고, 외부에 집중할 때 나는 성장해 있습니다. 일에 대한 나의 재미가 아니라, 고객의 만족을 위하고, 실제로 고객이 만족할 때, 더 잘하고 싶은 마음도 생깁니다.

나의 내면에 필요 이상 귀기울이지 마세요. 귀기울여봤자, 좋은 내용 없습니다. 왜냐면, 인간은 성장하기 위한 고통을 피하려는 경향이 강합니다.  '일단은 나와라. 무엇을 할 것인지는 나와서 생각한다' 생각해보면, 이 말만큼 무책임한 말도 없습니다. 자기를 위해서 나온다지만, 결국은 대책없이 나오면 자기를 파괴하는 길입니다.

직원을 위하는 회사는 없습니다. 직원이 회사를 위할 때만 회사도 직원을 위합니다. 때문에 회사와 나와의 발전이 바뀌면 갈등과 자괴감이 생깁니다. 그래서 그만둔다면, 안타까운 일입니다.  왜냐면, 1년이라면 이제 조직의 문 앞에 섰을 뿐입니다. 1년 경력은 차라리 숨기는 것이 낫습니다. 숨기면, 그 기간은 고스란히 공백기간이 됩니다. 만약 님이 취업을 한다면, 인사담당자는 전 회사에서 왜 나왔냐고 물을 것이고, 일이 지루해서 나왔다고 대답한다면, 좋은 점수를 받기는 어렵습니다.

성향과 내면에 대한 답답함은 누구나 하는 고민이지만, 안좋은것은 자신의 내면을 직접 파고들어가는 것입니다. 남는 것이 아무것도 없습니다.걸리적 거리는 자아만 키울 뿐입니다. 님이 찾고자 하는 그 자아가, 사실은 님을 방해하고 있다는 생각은 해보신 적이 없습니까? 사람은 타인과의 관계를 통해서 자신을 알 수 있습니다. 경험을 통해서, 자신의 능력을 알 수 있습니다. 적성검사나, SWOT분석은 참고 사항이지 전적으로 믿을 것은 못됩니다. 인간의 내면을 질문 몇개와 몇시간 대화로 가늠할 수 있을까요? 좋아하는 일을 찾을려면, 적어도 10년은 열심히 일해보아야 합니다.

일과 동고동락하면서 그 일을 좋아하게 되는것이지, 일이 나에게 먼저 프로포즈 하는 경우는 없습니다. 일에 대한 열정은 근육처럼 키워갑니다. 일이라는 것이 변화무쌍합니다. 지금은 의사나 변호사가 영업도 해야합니다. 앉아서 기다리기만 하면 손님이 찾아오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안하던 일을 해야하는 것입니다. 지금 있는 직업이 없어질 수도 있고, 새로운 직업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평생 직장도 없지만, 평생 직업도 없습니다. 개인은 이제 적어도 3, 4개의 경력을 좋건 싫건 가져야 합니다. 눈 앞에 놓여진 일이 천직입니다.
 
따라서, 직업선택에 있어서 스스로에게 질문해야 할 것은 저 직업이 나와 맞느냐가 아니라,  이 직업에 나를 최적화 시키기 위해서 해야할 일은 무엇인가?입니다. 물론, 도무지 맞지 않는 일을 할 수는 없겠지요. 하지만, 적어도 회사에 입사할 때는 저 업종이 나와 맞을 것이라고 기대하면서 입사하지 않았나요? 그렇다면, 적어도 적응할려고 최선을 다해보아야 합니다.

원하는 것을 찾는 것이 쉬울리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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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암
2009.09.29 21:46:43 *.41.107.197
'맑은'님의 의견에 저도 한표 보탭니다. 진솔한 조언이네요. 좀 직설적인 것 같기는 하지만....새싹 기죽겠구만~ㅎㅎ
미래님, 저도 사회생활한지 10년이 넘었는 데, 지금도 자신의 길에 대해 어렴풋이 느끼고 있을 뿐입니다. 그래도 포기하지 맙시다. 너무 성급해하지도 맙시다. 지금 자신의 소명을 찾기 위한 가슴 뛰는 여행의 출발선에 서있으니까요.....광야에서 길 찾아 헤매다 만나면 서로 인사합시다. 화이팅! ^^

p.s : 변경연 연구원들의 공저 <나는 무엇을 잘할 수 있는가>라는 책이 도움이 되겠네요. 그렇다고 이 책에 해답이 있지는 않습니다. 다만 먼저 길떠난 선배(?)들의 고민의 흔적이 묻어 있으니, 한번 탐독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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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진규
2009.10.08 15:35:22 *.87.61.114
사람마다 모두 다른 삶을 살아가는데 어찌 모두에게 같은 충고를 해주시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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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환
2009.09.25 11:15:49 *.205.39.124
고민이 담긴 글 잘 읽었습니다.
쭈욱~ 읽다보니 제가 아는 한 분이 생각나는군요~ "사람들의 붉음"을 찾아주는것을 소명으로 여기는 분입니다,,,

http://blog.naver.com/chany87  이 분의 블로그입니다,,,도움 되시기 기원드립니다~~^^ 날마다 좋은날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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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희향
2009.09.27 13:31:37 *.249.57.85
제 댓글이 너무 늦지 않았기를 바랍니다.
안녕하세요, 수희향입니다.

미래님은 글만 보아도 재능은 넘치도록 많은 분 같습니다.
그저 그 빛나는 재능을 마음으로 몰입할 수 있는 길을 찾으시면 되는데
그 길은 절대 밖에서는 찾아지지가 않습니다.

해결의 열쇠는 미래님의 내면에 있으니,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보시기 바랍니다.
사회가 말하는 조건에도, 자신의 재능적인 것도 전부 다 내려놓으시고
어릴적, 그 무언가 미래님을 가슴 뛰게 만들었던, 미래님이 진정 원하고 좋아했던 일이 무엇이지 떠올려보시기 바랍니다.

아마 미래님의 진심을, 순수한 열정을 감싸고 있는 막이 두터워 처음엔 잘 들리지 않을수도 있겠지만
그럴수록 더 열심히 내면의 목소리에 귀기울이면 미약하지만 소리가 들리기 시작할 겁니다.
그럼 그 소리를 따라 세상을 바라보시기 바랍니다.
그때, 그 꿈을 향해 걷는 길에서 미래님께서 타고난 재능은 황금빛 물결처럼 빛이 날거라 믿습니다.

미래님의 앞날에 아름다운, 순수한 열정으로 많은 것을 이루어낼 수 있는 시간들이 펼쳐지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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