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커뮤니티

고민

여러분이

  • 과연
  • 조회 수 1712
  • 댓글 수 0
  • 추천 수 0
2005년 6월 6일 09시 35분 등록
안녕하세요 선생님. 저는 26세의 여회사원입니다.

지금 한 대기업에 다니고 있습니다. 현장에서 직접 몸으로 부딪히는 일을

하고 있습니만, 오래하고 싶지도 않고, 잘하고 싶은 일도 아닙니다.

최근에 회사에서 작다면 작고 크다면 큰 사고를 쳤는데, 일이 터진다면

좀 힘들것 같지만 아직 수습할 수도 있는 단계입니다. 잘하면, 또 양심을

버리면, 수습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제가 하고 있는 일의 단점은, 잘했다는 소리를 들으려면 얼마간의 거짓말이

필요하다는 것이고, 주로 욕을 많이 먹는 일이라는 겁니다.

장점은 글쎄요. 누군가는 해야하는 일이다...와. 내 가족을 부양할 수 있다..

정도랄까요. 내 일의 가치는 솔직히, 못찾겠습니다.

사고를 치면서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아서, 퇴직에 대해서 고려해보게

되었습니다. 안 그래도 항상 언젠가는 이 일을 그만둬야지라고 생각해오긴

했지만요. 물론, 일이 터지기 전에 그만둘 건 아니고, 터진다면, 얼마간

수습을 하고, 내가 책임질 부분은 책임을 지고, 퇴직을 할 것이지요.

도망가는 것처럼, 퇴직을 하고 싶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저는 가장입니다. 부모님은 늙으셨고, 제가 부양해야할 형제도 있습니다.

제 이름으로 은행에 사오천 정도의 대출도 있구요.

대출은,, 얼만간의 적금을 깨면 다 갚지는 못해도 이자비용정도를

충당할 수는 있겠지요. 적어도 몇년은.

좀 가볍게, 사는 것 처럼 살아보고 싶습니다.

퇴직을 하게되면, 영어학원을 다니면서 커피집에서 알바나 할까 생각입니다.

제가 커피를 좋아해서, 알바를 좀 하면서 배우다가 큰 커피회사에 원서를

넣어봐도 좋겠다 싶어서입니다. 영어를 못하는 편은 아니니 좀 더 공부해서

토익도 만점수준으로 만들고, 나름대로 커피회사에 대한 분석도 해보고,

...그렇게 해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물론 딴 회사에도 지원을 해볼지 모르지요.

제 고민은 이겁니다. 이렇게 회사를 그만두고, 가볍게 살아봐도 될까.

알바하고 공부하면서, 정말 내가 원하는 일을 찾아볼까. 지원해볼까.

더 늙기 전에, 저질러볼까. 책임감에 눌려 억지로 출근하는 일상을 그만두고.

좀 모험이 되더라도 다시 시작해볼까.

사실 회사를 한 2-3년 더 다니면서 빛도 다 갚고, 그 후에 그만두자...정도

생각까지 했었습니다만. 모르겠습니다. 조금이라도 젊을 때 그만두고 다시

시작해야하는 건 아닌지, 서른이 다 되어서 커피집 알바를 하긴 힘들테니까요.

회사를 다니면서 준비를 하고 원서를 넣은 후 붙으면 그만둬도 되겠지만,

회사를 다니는 동안은 그냥 피곤하고, 절박하지 않아서 그런지 그냥 무기력

하고 쉬려고만 합니다. 게을러지는 겁니다. 준비도 하지 않고. 그런 제 모습이

싫어서 또 짜증내고,, 남 탓만 하게 되고 부모님원망하고. 그랬습니다.

제가 지금 도망을 가려는 걸까요. 아마 그런 것 같기도 합니다.

어른들의 말처럼, 회사는 함부로 그만두면 안 되는 걸까요.

내용이 너무 길었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선생님과 많은 분들의 고견 기다리겠습니다.
IP *.177.89.215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550 -->[re]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을 때 허희영 2004.07.15 1542
1549 나이와 인생 그리고 인간적 고뇌에 대해 권오섭 2004.07.12 1542
1548 꿈도 걸러야 할까요? 최우성 2004.09.22 1542
1547 안녕하세요.. 서른의 알바생입니다 정훈 2004.06.22 1543
1546 연말인사 드리며 송민우 2005.12.26 1543
1545 미래에 대한 고민때문 김군 2004.01.26 1545
1544 -->[re]술 한잔 하세요 구본형 2004.02.05 1545
1543 책 읽기와 정리하기 어떻게 해야 하나요? 권혁태 2004.02.05 1545
1542 -->[re]변화 방정식 구본형 2004.03.02 1545
1541 -->[re]경험자로서. 꺼벙이 2004.09.05 1545
1540 사업이 꿈인 사람입니다. 나는 어디로 2004.09.20 1545
1539 오랜만에 다시금 글을 남깁니다.. 날씨가 추워졌어요.. [1] 써니Tj 2004.11.19 1545
1538 변화가 될까요? 김성한 2004.02.29 1546
1537 적성=하고싶은일 일까요? soon심리학도 2004.03.10 1546
1536 -->[re]가기 전에 보내는 답 구본형 2004.06.29 1546
1535 -->[re]경제적 문제와 하고 싶은 것들 사이의 관계 구본형 2004.11.07 1546
1534 성공이 도대체 뭐라고 생각하세요?? 과년한 처자 2004.03.19 1547
1533 ---->[re]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미국 나이 스물여덟 2004.07.06 1547
1532 ---->[re]한 달 안에 해야할 일 하나 최청원 2003.10.11 1548
1531 -->[re]배울 수 있으면 남을 가치 있습니다 구본형 2004.01.17 15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