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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0월 23일 23시 21분 등록
저는 현재 35살 여자. 공무원입니다.
공무원이 된 지는 4년이 아직 안되었구요.
처음에 발령받은 부서에서는 팀장이 저와 너무 맞지 않는 사람이었습니다.
저는 이미 사기업 근무 경험이 있었고, 나이도 어느 정도 있었는데
보수적이고 고리타분한 팀장의 말에 고분고분하기가 싫었습니다.
제 성격탓일 수도 있겠네요...

이번이 제게 세번째 부서인데 전의 그 팀장처럼
무능하고 보수적이고 고리타분한 타입의 팀장을 만났습니다.
저는 팀장이 저를 불러서 말을 하기 시작하면
가슴이 턱 막히고 뒷골이 아파옵니다.
전의 부서에서는 팀원이 저밖에 없어서 아무도 이해를 하지 못했는데
지금은 다행이 팀원들이 모두 그렇다고 합니다.
팀장하고 말하다 보면 열이 뻗쳐서 꼴도 보기 싫어진다고요.
그래서, 하루하루 버티고 있습니다.
다른 팀원들도 견디고 있으니까요.

그런데 저는 지금 직장이 제게 전혀 맞지 않는 곳이란 것을 알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저처럼 이런 팀장을 두번씩이나 만나고 그런 일은 없는데
저만 유독 이런 어려움을 겪는 것이,
혹시, 관두고,진정 해야할 것을 찾으라는 신의 계시가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듭니다.
다른 대처 방안도 있겠지요.
팀장이 곧 바뀔 수도 있고, 제가 다른 부서에 갈 수도 있고요.

그런데 그렇게 대처하면서 겨우겨우 직장생활을 유지하는 것이
제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나이가 적은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 살아갈 날이 훨씬 많은데
가슴이 터질듯이 답답한 이 직장에서
왜 이렇게 하루하루 연명해야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단지 대안이 없다는 것. 대안을 찾아볼 생각을 하고 있으나,
미래가 확실히 보장되는 대안은 어디에도 없겠지요.

정말 이 직장에서 조금만 더 있다가는 병이 걸려서 
일찍 죽을 것 같단 생각이 듭니다.
4년 내내 편한 날이 별로 없었구요.
왜 다른 사람들은 다 버티는데 저만 이런 건지...
왜 저만 유독 이상한 팀장, 모두들 기피하는 그런 팀장을 만나고,
왜 유독 저만 많은 업무를 맡게되는 걸까요?
제가 부족한 점이 있어서, 혹은 성격 상 결점이 있어서 그런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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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찬
2008.10.26 10:41:05 *.105.212.65
sky님의 고민에 대해서 더 현명한 분들이 조언해주기를 오랫동안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아직까지 평소와 달리 누군가 나서주시지 않는군요. 혹시라도 sky님이 돌아오지 않는 조언의 메아리때문에 힘들어 하고 계실지도 모른다는 노파심에 부족하지만 제 생각을 전해주고 싶어 졌습니다.

사람들은 저마다 다르지만 비슷한 맥락의 이유로 직장안에서 고통을 겪습니다. 저 역시 자기다움을 시간이 갈수록 강도높게 억누를 수 밖에 없는 직장생활 10년차때 자살을 생각할만큼 심각한 좌절을 맛본 적이 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극단적인 해석이었지만 그 당시의 저에게는 그만큼 어려운 문제였죠.

상사(특히나 매일 맞대고 지낼 수 밖에 없는 직속상사)만큼 직장생활에 대한 만족감을 좌우하는 요소도 별로 없습니다. sky님이 언급한 상사와의 갈등에 대처하는 방법도 여러가지죠. 현실적으로 최소한의 거리만을 유지하며 상사가 미칠 수 있는 감정상의 영향력을 최소화하는 사람, 스스로의 감정을 숨기고 팀장에게 최대한 맞춰주는 현실적인 선택을 하는 사람, 직무이동이나 전직과 같은 방법으로 적극적으로 관계를 끊는 사람, 이러한 갈등을 계기로 근본적인 자기선택권을 확보하기 위해 장기적인 관점으로 자기다움 브랜딩을 준비하는 사람 등등.

한가지 확실한 것은 팀장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없으며 관계 역시 상호작용이라 호전시킬 수 있는데 한계가 있다는 겁니다. 스스로가 통제력을 가질 수 있는 영역은 자신을 변화시키는 것입니다. 자신이 어떤 기질과 강점을 가진 사람인지 확인하는 것,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일과 스스로의 기질과 부대끼지 않고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직무환경이 어떤 속성을 필요로 하는지 발견하는것부터 시작하는게 좋습니다. 자기답게 살기 위한 준비에 투자를 시작하는 것이야말로 sky님이 현재 겪고 있는 고민을 풀 수 있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닐까 판단됩니다.

님의 글에서 제가 주목한 대목은 이 부분입니다. '혹시, 관두고,진정 해야할 것을 찾으라는 신의 계시가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듭니다'. 구본형 선생님은 절망이야말로 진정한 변화를 시작할 수 있는 강력한 힘임을 항상 강조해 오셨습니다. 님의 생각 중 '직장을 관두는 것'은 지금 당장 중요한 선택이 아닙니다. 진정 해야할 것을 찾는 것, 자기다움을 뼈속깊이 인식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고민의 핵심이 되어야 합니다.

저와 같은 기질(ENFP)을 가진 사람은 일단 삶의 에너지를 고갈시키는 익숙해진 과거와 현재와의 단절(직장을 그만두는 것)이 무엇보다도 먼저 필요했습니다. 그런 선택 후에야 자기답게 사는 미래로의 여정을 제대로 시작할 수 있었죠. 그러나 훨씬 더 많은 이들은 가야할 길의 윤곽을 충분히 준비하는 것이 더 중요한 일입니다. 스스로가 용기를 낼 수 있는 확신이 더 필요한거죠. 그래서 현재 직장생활이 스스로에게 가져다 주는 의미를 재편하고 자기다운 길로 튼실하게 나아갈 수 있는 지원군으로 삼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현재 SKY님이 느끼고 있는 좌절감의 원인이 자신에게 있다는 생각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얘기입니다. SKY님의 자기다움때문에 직접적으로 발생한 것은 아니지만 여러가지 갈등에 대한 그동안의 해석과 선택(아무런 변화를 선택하지 않았던 것도 하나의 선택으로 볼 수 있죠)은 영향을 주었다는 얘기입니다. 위에선 언급한대로 가장 극단적인 상태로 갈등이 최고조에 올랐을때 역설적으로 돌파구를 찾을 수 있는 근본적인 마음의 변화가 일어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금의 위기상황이 자신을 익숙한 관행으로부터 탈출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자기다움(기질/성향, 재능/소질, 하고 싶은 일, 이루고 싶은 일)을 찾아 떠나세요. 이를 돕기 위해 꿈 프로그램도 있고 연구원 프로그램도 있습니다. 10명 이내의 사람들이 그룹을 이루어서 구본형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자기다움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프로그램입니다. 조금 더 개인의 문제에 집중해 개인화된 도움을 원하고 일상으로 쉽게 회귀하지 않도록 지속적인 1:1 코치와 친구가 필요하다면 제가 나의 변화 이야기 코너에 소개한 재능해석 및 재능세공 프로그램을 검토해 보세요.

이제 자신만을 위한 투자를 시작하세요. 남들이 원하는 삶에서 SKY님이 원하는 삶으로 전환을 꾀하는 시작은 자신에 대한 의미있는 고민을 일상으로 끌어들여 비중을 서서히 늘려가는 겁니다. 그것이 현재 직면하고 있는 님의 구체적인 고민들을 풀어낼 수 있는 해답을 찾는데 중요한 실마리가 될 것입니다. 부디 SKY님이 자기다움을 찾아 불타는 갑판에서 이도저도 못하는 현실의 답답함을 통쾌하게 탈출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힘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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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싸!가자.
2008.10.27 11:28:47 *.103.83.29
댓글을 달까말까 망설였습니다.
16년차 여자공무원입니다.

제가 해줄수 있는말, 하고싶은 말은
SKY님이 무엇을 하든, 어디를 가든 사람과 엮인다는 거죠.
그럴때마다 이렇게 힘들어하고 그만둘건가요?

저의 경험상
"좋은사람, 안좋은 사람은 없다.
단지 나랑 맞고 안맞고의 차이일뿐이다."
라고 생각합니다.

그 상사분도 SKY님을 힘들어할지도 모른단 생각 안해보셨나요?
인간관계는 누구한테 완전히 맞추려고 하면 스트레스가 엄청 쌓일테고
힘든상황속에서
자신이 잘할수 있는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고
자신이 할수 없는것은 과감히 포기하시고
상사분께 "어떻게 할까요?"조언을 구해보세요.

상사분이 아무리 탁탁 막혔다하더라도
SKY님보다 훨씬 많은 경험을 가지고 있으니까요.

아무쪼록 SKY님 앞에 좋은일만 있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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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y
2008.10.29 13:31:28 *.253.60.65
이기찬님 감사합니다.
자기다움을 찾기 위해 노력중인데,
제 성격도...
지금 답답한 직장에선 그게 참 힘드네요...
관두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겠죠!
저도 자신감을 좀 더 가졌을 때
과감히 관두고 싶습니다.
많은 격려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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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던 이
2008.10.30 13:28:32 *.96.12.130
고마운 댓글은 두 개인데, 거기에 달린 감사의 인사는 하나만을 향하고 있군요.

누구나 자기 생각에 박수를 쳐주는 사람에게 의지합니다.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데다가, 아픈 부분을 콕콕 건드리기까지 하는 사람을 좋아하는 것은 우리처럼 평범한 사람에게 참으로 어렵고 먼 길입니다. 하지만 그 두 마음이 모두 하나에서 나왔다고 생각하면 그저 고마울 따름입니다. 최소한 내가 하는 말에 귀를 기울여 주었으니까요.

"교과서에나 나올 법한 말이다."라는 말이 언제부터인가 진부하고 고리타분하다는 뜻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러나 조금 더 생각하면 교과서만큼 보편타당한 이야기가 없습니다. 그리고 그 속에 많은 '참'이 담겨 있습니다. 위에 달린 두 글 중의 하나에서 그 보편하고 타당한 무언가가 느껴지네요.

그리고, 어쩌면 그렇게 지나친 보편타당함 뒤에 sky님이 답답하게 생각하는 고민을 여는 열쇠가 숨어있는지도 모릅니다. 주제넘은 이야기에 기분 상하시지 않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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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성
2008.10.30 15:12:23 *.142.48.165
sky 님 돌려 말하지 않겠습니다. 한 번 깊이 고민하시길 바랍니다.
세상 어느 조직 어느 기업에 가던지 님과 죽이 착착 맞는 상사 관리자는 까놓고 말하면 없습니다.
사람마다 다 다르고요.


저도 솔직히 말하자면 어릴때 철이 없을때 사회생활 조금 경험해봤을때
상사분들때문에 속으로 참 힘들어했었는데 결국은 지금와서 돌이켜보면 어떤 모양새를 가진 상사분이라도 삶에 있어서 공통적으로 도움이 참 많이 되는 분들이었습니다. 그 상사분들이 고리타분하건 답답하건
비인간적이건 자기이익만 추구하건 책임감이 충실하건 아니건간에 상사는 그 자체로 상사였고요. 함부로 무시할 수 없는 존재라는 거 그걸 명심하셨으면 합니다. 그 분들의 치명적인 단점, 평범한 모습, 엄청난 장점 모두 다 님을 위해서 준비된 님의 성장을 위한 뭐랄까 영양제 비타민이라고 생각하셨으면 합니다.

제가 갈길 급하고 미래가 불투명한 공무원 수험생인데 지금의 님의 고민은 배부른 생각을 가진 공직자의 고뇌라는 생각이 솔직히 듭니다. 사기업과 공직의 분위기는 참 다릅니다. 사기업이 해주지 못하는 여러 종류의 장점을 지금 공직이 충분히 제공 해줄 수 있는 기반이 있습니다. 기반과 방법을 찾지 못하시면
배를 부르게 해줄 자신만의 모습을 찾아줄 조직의 상사를 찾아 공직에서 나와보시지요.

지금 경제상황이 어떤지 안전한 공직에 계셔서 피부로 못 느끼시는 거 같은데 심각하게 생각해보세요.
국민들이 누구 할 것 없이 어려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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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y
2008.10.31 17:50:48 *.41.203.36
어려운 경제상황때문에 제 고민이 배부른 소리처럼 들릴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교과서에나 나올법한 말, 부모님들이 해주는 말들 모두 값진 교훈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렇게 이기적이고 편한 일만 찾는 사람은 아닙니다.
얼마전에 저는 핸드폰에 '비겁하게 살지 말자'라고 문구를 넣었다가
어제는 '너의 삶을 살고 있느냐?'로 바꾸었습니다.
저도 한때는 공무원이 되지 못하면 아무것도 못할 것이다 라는 절실한 생각으로 치열하게 공부했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적성을 찾기 보다는 하루하루의 삶을 위해 직장을 구한다는 거 잘 압니다.
저 또한 그런 평범한 사람 중의 하나이고요.
제 상사 또한 저때문에 고민할 수도 있겠죠. 저 같은 류의 아랫사람은 참 다루기 힘들 것입니다.
저는 상사를 원망하고자 하는 것은 아닙니다.
제 직장이 제 입맛이 딱 맞는 조직이길 바라는 것도 아니고요.

저는 다만, 적성에 맞는 일을 찾지 못하면 더 힘들하는 부류의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제가 그런 부류의 사람이라 생각되고요.
저는 한 때 조직생활이 너무 힘들어서 상담을 받아가면서까지 겨우겨우 적응을 했었습니다.
지금도 어떻게든 조직에 적응하면서 살 수는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어쩌면 매일매일 작은 행복을 느끼면서 사는 게 평범한 제 운명일지도 모르죠.
하지만 제 가슴이 그것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은,
저도 어쩔 수가 없네요.
그런 부류의 사람도 있다는 것을 사람들은 인정해주지 않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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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1.03 17:31:51 *.96.12.130
저 위에 '지나가는 이'라고 주제넘는 글을 적었던 사람입니다.

sky님의 고민이 배부른 소리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살아오신 삶이 충분히 치열하지 못했다고 깎아내리고픈 마음도 없습니다. 그저 풀어놓으신 고민 가운데 한 사람을 향한 미움이 가득한 듯 싶어서 조금 안타까웠을 뿐, sky님이 잘못했다고 말할 자격이 제게는 없습니다.

sky님께서 말씀하신대로 본인이 "그런 부류"의 사람이라면 잘 오셨습니다. 이곳저곳 다녀보아도 "창조적 부적응자"들에게 이곳만한 곳이 잘 없습니다. 이 공간 속에서 sky님과 비슷한 동류들을 가득히 만나실 수 있습니다. 조금 더 빨리 그 분들과 가까워지려면 먼저 손을 내미는 것이 좋습니다. 같이 꿈꾸고, 같이 고민하고, 같이 찾아가면 됩니다.

구본형 선생님과 함께 하는 꿈프로그램이나 연구원 제도도 괜찮구요. 여러 게시판에 지천으로 널린 좋은 글들을 많이 읽으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안타깝게도 이 사이트의 컨텐츠가 처음 오신 분들을 위해 친절하게 정리되어 있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고민하시는 문제에 대한 해답이 이미 어딘가에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창조적 부적응자들의 공간에 오신 sky님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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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싸!가자.
2008.11.05 09:47:50 *.103.83.29
저 위에 어렵게 댓글달았는데 고맙다는 말 한마디 못받은 사람입니다.
물론 고맙다는 말 들으려고 댓글을 단건 아니지만요.
하하하

제 댓글이 굉장히 교과서같은 말이였나보군요.

저는 혼자서 저런걸 터득하기 위해 16년을 고생했는데....

sky님이 무언가를 얻기위해
발버둥치고 허우적대지 않았으면 싶어서 저의 엑기스를 뽑아준건데.....

교과서같은 부모님같은 말이라하니.......

그럼 과감히 경험해보세요.
무엇이 두려운건가요?

공무원4년차
그만둔다해도 같이 근무한사람들 눈하나 깜짝하지 않을겁니다.
공무원 합격한 대기자중 젊고 유능한,능동적인 젊은이가 그 자리를 바로 채울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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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산
2008.11.28 01:46:22 *.131.127.69
님께 먼저 권하는 저의 생각은
이 곳에서 댓글을 올리는 분들의 나름대로의 견해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해석을 하시기를 희망합니다. 이 곳은 어떤 이해관계 없이 자신의 견해를 제시하는 것이고 ,,, 그러한 개인들의 상황과 관점은 다를 수 있으므로 … 그냥 다양한 시각에서 님의 생각에 대한 견해를 전하는 것으로 생각하시고 편하게 댓글을 대하셨으면 합니다. 그저 위안이나 도움이 되면 좋고,,, 아니면 말고.. 정도로 생각하시면 어떨까 싶습니다.

님의 괴로우신 심정을 이해합니다. 부처님이 말하시는 8고(八苦) 중에 하나가 바로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과의 만남'(怨憎會苦)인데 매일 쳐다보고 살려니 살이 떨리고 치가 떨리는 게 당연하지 싶습니다.

속사정을 자세히 알 수 없으니 말씀드리기는 어렵지만 글을 통해 나타나는 몇가지 정황으로 보아 짐작이 되는군요.

저의 생각은 그냥 참고하시는 정도이면 싶습니다.^^

신분이나 지위가 높다고 해서 인격이나 매너도 그 만큼일거라고 기대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특히나 공무원 사회에서의 승진이나 인간관계를 보면 더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전통적으로 우리나라는 유교적인 문화 그리고 장유유서(長幼有序)로 인한 상하관계의 질서는 그 정당성이나 합리성과 상관없이 상당히 일방적인 것이 보통이고 관습적입니다. 그러한 문화가 우리에게 부족한 리더쉽과 강압적이어서 효율적이지 못한 상하관계를 만든다고 봅니다. 관계 있어서 기술적인 능력이 좀 많이 부족합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대부분 이런 상사는 신기하리만큼 다른 모든 사람이 아는데도 정작 알아야 할 그 본인은 모른다는 것입니다… 허 참~ 한 때 저의 윗사람은 제게 이런 요구도 하더군요. ‘왜, 얘들이 나를 존경하지 않지? 네가 나를 존경하게 만들어라.’
저도 한 성질하는지라 눈썹에 힘이 들어가는 것을 어쩌지 못해 ‘존경이나 사랑 같은 것은 시켜서 되는 것이 아닙니다.’고 한 마디 뱉었다가 오밤중까지 갈굼을 당하는 긴긴 세월을 보냈죠… 4년이라 … 뭐 별 것도 아닌디요… ^^ 저는 그 3곱은 넘을 겁니다. ^^
이제 낼 모래 쉰 살이 될 나이가 되어 생각해보니, 어이가 없기도 하고 그냥 칵 한 대 때려줄 걸 하기도 하고^^ 그러다가 그냥 고개를 절래 절래 흔들고 ‘쯧.. 그래 그렇게 살다가 죽으쑈…’ 합니다.
막상 그 웬수 같은 인간이 안 보이니까, 좋을 것 같았는데… 신기하게도 사는게 심심하고 맹숭맹숭하드구만요… ^^ 그래서 요즈음엔 택도 없는 인간들이나 말도 안 되는 소리하는 짐승들을 봐도 그러려니 합니다.

관계라는 것은 그런 것 같습니다. 능력이나 소질은 자기노력에 의해서 이루어집니다. 그런데 관계라는 것은 그렇지 않습니다. 긍정적인 관계란 나의 노력의 정도와 무관하게 대상이 되는 상대가 긍정적인 수용을 하느냐 안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상대가 아니면 아니고 어떤 경우에는 아무 노력없이도 긍정적인 관계를 얻을 수도 있습니다. 한 마디로 엿장수 맘이죠…
그렇지만 그러한 상사의 성향은 관계를 맺고 있는 모든 사람에게 동일하게존재하는데 유독 님만 그렇다면 님의 대응이나 대처가 조금은 적절하지 못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좀 그럴듯한 말로 화두에 나오는 말이 있습니다.
‘두 손바닥이 마주치면 소리가 난다. 그러면 한 손바닥의 소리는 무엇이냐?’
다른 동료들도 손바닥인데, 님이라는 손바닥과 그 상사라는 손바닥이 만나면 소리가 나는지 그 한 손바닥에 대해 좀 생각해 보시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님의 손바닥과 그 상사의 손바닥이 마주쳐도 님의 머리 속이 시끄럽지 않게 님에게 도움이 될까 해서 찾았습니다.

보왕삼매론(寶王三昧論)은 불가의 수행자들이 수행과정에서 나타나는 장애를 극복하기 위한 10가지 지침을 담고 있는 글이지만 우리 같은 평범한 사람들이 삶을 살아가는데도 적용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편안한 마음이 되시기 기원합니다.

보왕삼매론(寶王三昧論)

몸에 병 없기를 바라지 마라. 몸에 병이 없으면 탐욕이 생기기 쉽나니,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되 「병고(病苦)로 써 양약(良藥)을 삼으라」 하셨느니라

세상살이에 곤란 없기를 바라지 말라.
세상살이에 곤란이 없으면 업신여기는 마음과 사치한 마음이 생기나니.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되 「근심과 곤란으로써 세상을 살아가라」 하셨느니라.

공부하는 데 마음에 장애 없기를 바라지 말라.
마음에 장애가 없으면 배우는 것이 넘치게 되나니,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되 「장애 속에서 해탈을 얻으라」 하셨느니라.

수행하는 데 마(魔) 없기를 바라지 말라.
수행하는데 마가 없으면 서원(誓願:수도자가 수행의 목적을 밝혀 기도하고 그 달성을 맹서하는 일) 이 굳건해지지 못하나니,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되 「모든 마군으로써 수행을 도와주는 벗을 삼으라」 하셨느니라.
일을 꾀하되 쉽게 되기를 바라지 말라. 일이 쉽게 되면 뜻을 경솔한 데 두게 되나니,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되「여러 겁(劫, 불교에서 말하는 한없이 길고 긴 시간)을 겪어서 일을 성취하라」 하셨느니라.

친구를 사귀되 내가 이롭기를 바라지 말라.
내가 이롭고자 하면 의리를 상하게 되나니,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되 「순결로써 사귐을 길게 하라」 하셨느니라.
남이 내 뜻대로 순종해 주기를 바라지 말라.
남이 내 뜻대로 순종해 주면 마음이 스스로 교만해 지나니,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되 「내 뜻에 맞지 않는
사람들로써 원림(園林, 공부하는 수도장에 딸린 수풀)을 삼으라」 하셨느니라.

공덕을 베풀되 과보를 바라지 말라.
과보를 바라면 도모하는 뜻을 가지게 되나니,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되 「덕 베푼 것을 끝으로 삼으라」하셨느니라.

이익을 분에 넘치게 바라지 말라.
이익이 분에 넘치면 어리석은 마음이 생겨나나니, 그래서 성인 말씀하시되 「적은 이익으로 부자가 되라」 하셨느니라.

억울함을 당해서 밝히려고 하지 말라.
억울함을 밝히려하면 원망하는 마음을 돕게 되나니,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되 「억울함을 당하는 것으로 수행하는 문을 삼으라」 하셨느니라.

이와 같이 막히는 데서 도리어 통하는 것이요, 통함을 구하는 것이 도리어 막히는 것이니, 이래서 부처님께서는 저 어려움 가운데서 도(道)를 얻으셨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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