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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11월 29일 00시 48분 등록
이 사이트를 통해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일이 무엇인가를 탐구해 가고 있는 30대 후반의 여성입니다.
그런데 약 1년 전부터 심각하게 나는 무엇을 좋아하나, 내가 갖던 꿈은 무엇이었나, 무슨 일을 할 수 있나 생각하고 책도 보고 하다보니 제 자신이 너무 깊이 들어온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말하자면 너무 철학적으로, 종교적으로 빠지게 됐다는 거죠.
전업주부 7년차인 지금이라도 일을 하려면 어떤 일이든 시작할 수 있지만(성공여부에 관계없이 그저 나의 전직을 살려 일을 한다는 차원에서 작은 가게나 홈스쿨 정도의 일) 내가 원하고 적성에 맞는 일을 찾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생겼습니다.(구선생님의 책임이 큽니다.왠 협박?) 물론 많은 자기계발서들이 여러가지 방법으로 자아를 찾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지만 저는 늘 세속적인 욕망과 명예, 이상 사이에서 갈등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을 뿐입니다.그 중에서도 조금이라도 치우치는 쪽이 자신의 길이라고도 하던데 저는 그것을 고르기가 정말 어렵습니다. 어떤 때는 돈이나 명예를 간절히 원하고 때론 그런건 모두 부질없어, 모든 걸 비워야지 싶습니다. 이런 현상은 일상생활에서도 나타나서 지하철의 거지를 돕자, 아니다 내 코가 석자다라는 마음 사이에서 갈등을 느낍니다.또 다방면에 관심과 흥미가 분산된 것도 고민입니다.
제 방법이 잘못됐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누구 말대로 먹고 살 걱정이 없으니 하는 배부른 고민일까요? 지금 당장 호구지책이 필요하면 무엇이든 하겠지요.
사실 전 사춘기다운 사춘기를 보내지 못했습니다. 집안 형편이 어려워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밥해가며 장사나간 어머니를 도왔고 한 때는 버스비나 식비가 없어 발을 동동 구른 적도 있었지요.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공부는 꽤 잘해서 집안의 기대주였습니다. 그런 것들이 모범생 컴플렉스를 만들기도 했구요. 나는 비뚤어지면 안된다고 자기 최면을 걸었으니까요. 형제들이 엇나갈수록 나는 그러면 안된다고 다그쳤지요. 다른 친구들이 왜 살아야 하나 고민할 때 저는 그들의 고민이 사치스럽게 여겨졌지요. 정작 꿈을 꾸어야 할 시기에 현실에 집착한 나머지 꿈을 키우지 못했습니다. 아무리 돌아봐도 내가 스스로 원한 꿈을 가졌던 기억이 없습니다.
그저 공부를 잘하니까, 남들이 좋다니까, 돈벌이가 되니까 하는 식으로 미래를 설계해왔습니다.
그런데 뒤늦게 고민에 빠져 허우적대다가 마침내는 영적인 고민의 경지에 이르렀습니다. 특히 아이들을 교육시키는 문제도 내가 확실한 주관이 서야 할 것 같은데 그렇지 못하니까 혼란스럽구요.
그래서 종교를 가져볼까 하다가 최근 마음을 닦아 참된 자기를 찾는다는 모수련원에 등록까지 했답니다. 애기 업고 수련원에 가면서 '내가 이렇게 까지 해야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그곳은 꼭 문제 있는 사람만 가는 곳은 아니라지만 자신이 원하는 걸 알지 못해 방황하는 제 모습이 참 맘에 들지 않았습니다.
더군다나 평생에 걸쳐 할 일을 찾는 과정이 종교로 귀착되는 건 아닌가 싶어(누가 압니까? 도 닦다가 남편, 애들 버리고 떠날지요.) 스스로가 맘에 들지 않았습니다.제 자신 자의식이 강하다고 생각해 왔지만 한편으로 사이비 종교에 빠지지는 않을까 내심 걱정도 되구요. 물론 종교생활 폄하하는 건 절대 아니구요.
어쩌면 전 인생의 깊은 늪에 빠졌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것도 보이지 않는.....
이것도 자기를 알아가는 긍정적인 과정일까요?
호된 질책이라도 달게 받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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