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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이

  • o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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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2월 13일 01시 40분 등록

도움을 구하고 싶습니다, 질타도 좋고 위로도 좋구요

전 이십초반의 여학생입니다,

다른 이들에겐 참 쉬운일 인데, 제겐 어려운 일들이 있습니다

식사조절이 그것입니다, 폭식증이라고 하더군요,

이 지긋지긋한 놈과의 싸움이 삼년이 훌쩍 넘겨버렸습니다

다른 이들의 눈에 비치는 저의 모습은

대학을 수석으로 조기졸업하는 독한 여자애이기도 하고

놀게생긴?외모와는달리 의외로 공부잘한다고 놀라기도 했답니다

제 또래에 비해 외적으로나 내적으로 자기 컨트롤이 심한편입니다,

하지만 유독 식사조절만은 매번 패하고 맙니다..

작년 말부터 용돈을 모아 정신과에서 치료를 받고있기도하지만

의사선생님도 매우 난감해보이십니다

신년에는 절대 그러지않아야지,,했던 결심과는 다르게 무너지는 제자신을

볼수가없어 한동안 제정신으로 생활하기가 힘들어 술로 날을 지냈습니다.

비디오방에 틀어박혀 싸구려와인을 들이키고 담배를 피워대며 펑펑

울어대며 자살을 꿈꾸는 일상이 시작되었습니다..

지난 주를 그렇게 힘겹게 보냈습니다.. 누구에게 털어놓기도 힘든

외로운 싸움이였네요.. 그 싸움에서 전 또다시 패배했구요,,

저는 하고싶은 것이 많은 아이입니다..

멋진 몸매를 갖고싶고 좋은 대학원에 들어가 하고싶은 공부를 하고싶습니다

대학원을 나오면 전문가가되어 저의 지식으로 사람들을 돕고도 싶습니다.

하지만 이런 저의 청사진과는 달리 제 모습과 저의 꿈은 모순처럼 느껴집니다

겉으로는, 심지어 타인을 볼때도 내적인 아름다움을 보기위해 노력하면서

제 자신을 바라볼때는 그게 쉽지가 않습니다..

한동안 너무 제 자신이 비참해서 죽음을 결심하기도 했지만

그것은 더 잘살고 싶은 저의 욕구를 제 자신조차 잘못 해석한 거라타이르며

하루하루 살고있습니다..

구토후에는 탈수로인해 온몸이 죽어가는 느낌을 받습니다.

의자에 제대로 앉아있기도 힙들죠..

그렇게 하루가 시작되고 하루가 끝나갑니다..

이렇게 글로 적고나니 제 스스로가 참으로 우습게 느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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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요한
2007.02.13 06:06:33 *.253.83.119
늪에 빠진 기분이실지 모르겠네요. 저는 정신과의사이구요. 식이장애 전문가는 아니지만 지금 단계로 보아서는 혼자서 노력하는 것보다 전문적인 도움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지금 다니시는 정신과가 식이장애 전문클리닉인가요? 만일 아니라면 사시는 곳이 좀 멀더라도 식이장애 전문 클리닉을 방문해보시길 바랍니다. 도움을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다면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시리라 믿습니다.

국내 대표적인 기관으로는 서울 서초구에 있는 '마음과 마음 식이장애 클리닉'과 서초구 방배동, 관악구 봉천동 두 곳에 있는 '나눔 식이장애 클리닉'이 있습니다. 인터넷으로 검색해보시면 연락처와 위치를 파악하실 수 있습니다.

이런 답변보다는 조언이나 위로를 원하셨는지도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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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j
2007.02.13 10:57:53 *.160.102.211
감사합니다, 문요한님 ,
용돈을 모아 타병원보다 저렴한 도립병원의 정신과를 다니고있습니다.
담당의께서도 식이장애 전문클리닉에 가서 도움을 받거나
심리치료, 입원등을 권유하고 계시지만 제 형편이 그러지 못합니다.
아버지께서는 자식이 이러한 장애를 겪고 있다는 것은
아버지의 사회적지위를 깎아먹는 수치라고 여기실것입니다.
대학을 막 졸업하고 대학원준비에만 전념하고있는 저로써는
이주일에 2-3만원의 비용을 부담하는 도립병원 정신과조차
벅차고 버거운 실정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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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현
2007.02.13 12:34:47 *.67.52.207
운동을 해보심이 어떨런지요.............. 몸과 마음은 같이 가는 것이니까요. 종교생활도 추천합니다.

힘내시구요. 파이팅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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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맨
2007.02.13 13:10:41 *.94.41.89
"멋진 몸매를 갖고싶고 좋은 대학원에 들어가 하고싶은 공부를 하고싶습니다"
oj 님의 현재상황을 대변하고 있는 문장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른사람눈에 비친 나의모습에 집착하고 있는것은 아닌가요 ?. 나는나 일뿐이라는 생각을 하면 어떨까요?, 남이 어떻게보든 나는 나로써 독립적인 존재가치와 고유함을 가지고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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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한때는
2007.02.13 13:47:57 *.142.163.4
시커먼 구덩이에 빠진 경험이 있어요. 어느새 내 안에 만들어진 구덩이가 내려갈때는 혼자 떨어졌는데 올라올때는 혼자 올라올 수 없더라구요. 내가 위로받고 싶은 친구의 시간과 관심이 필요했어요. 또 요절한 어느 시인의 온몸에서 땀을 흘리며 오랜도안 저를 위해 기도드리는 모습을 보고 결심을 하게 됐어요. 그가 기도한 내용이 내 스스로가 자신을 사랑하도록... 시집앞표지에다 정말 힘들게 힘들게 그 말을 써주었어요. 그는 말도 오래할수 없을 정도로 쇠약해져 있었거든요. 아, 그래요 이월이었어요. 친구의 손에 이끌려 시장골목 그의 집에 갔던 것이. 시장에서 이른 딸기를 사가지고 갔던 것이 기억나요. 그 시인의 시집은 '산 것이 없어진다' 예, 그는 근육디스트로피를 견디고 있었어요. 근육이 없어지는 그런 병이라고 들었어요. 그와 만난 후 삼년동안 저는 아주 천천히 달리기를 시작했어요. 낙산이란 동네부터 출발하여 대학로지나 성균관대학교 운동장까지. 쌀쌀한 이월새벽 어느 날부터였네요. 그때 저는 지금보다 13킬로나 더 쪄있었고 혼자서는 버스 네정거장도 갈 수도 없었어요. oj님, 사랑받은 저로서 돕고싶으나 님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없네요. 그러나 님이 눈을 들어 빛을 보고 구덩이에서 반드시 나올 것이라고 믿어요. 용기를 내어 이렇게 도움을 구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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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07.02.13 18:19:28 *.70.72.121
아버지께 말씀하시고 도움 청하세요. 얼마나 힘든지 무엇이 문제인지 함께 의논하고 싶다고 털어놓으세요. oj님께서 있어야 모든 것이 빛이나요. 고치고 싶고 잘 하고 싶다고 말씀 드리고 여기에서 함께 힘을 얻으세요. 다른 것들을 명확하게 똑 부러지게 할 수 있다면 아마도 이것도 이겨낼 수 있을 거에요. 슬프다고 울고 담배피고 술 마시지 않으면 안 될까요? 그러한 상황들이 더 괴로운 것처럼 보이게 만들지 않을까요? 아마도 쉬고 싶고 도피처가 필요한 것은 혹시 아니세요? 가족과 상의 하세요. 우선 먼저 고치고 후에 갚아드리도록 하세요. 님의 의지가 더 중요할 거에요. 특히 다이어트한다고 곧잘 굶진 않으셨나요? 요요현상을 심하게 느끼는 사람을 봤어요 며칠 물만 먹고 쫄쫄 굶다가 밤 12시만 되면 라면 끓여서 마구 퍼먹는 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면서 또 쫄쫄 굶고 몸에 내성이 생겼을지 몰라요. 일종의 학대인 줄 모르는 자기 학대 내지는 뭐든 할 수 있다는 좀 위험한 생각을 하시진 않았는지요?
가족께 사실대로 털어놓으세요. 도와주십사 간청하고 치료 받으세요.
차분히 서서히 건강한 몸 마음 만들어 가도록 하세요. 잘 할 수 있을 거에요. 아자자!!!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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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민
2007.02.14 02:32:41 *.57.224.175
가슴에서 느껴지는 그 무엇이 없다면, 어느 전문가, 어느 서적에게도 의지하지 마세요... 아무도 대신해줄 수 없는 길... 오롯이 그 고통을 겪어낸 다음에야 더욱 아름답게 꽃피울 수 있을텐데...

우선은 기분을 풀어주는 어떤 것도 좋으니 억지로라도 조금씩 해 보시길... 그리고 모든 종류의 죄의식은 다 불필요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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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한자식
2007.02.14 12:32:15 *.102.142.177
저도 님처럼은 아니지만,
스트레스를 먹는걸로 푸는 습관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님의 그 마음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거 같아요.

폭식증은 주로 자기컨트롤이 강하고
완벽성을 가진 이들에게 많이 나타난다고 하더군요.

과거형으로 쓴 것은 지금은 많이 좋아졌기 때문입니다.

타인의 조언도 좋고, 운동도 좋지만,
한번 시간을 내어서
폭식증으로 괴로워하는 자신을
조용히 바라보시면
좋겠네요.

비난도 하지 마시고, 평가도 하지 마시고...
무언가를 하려고도 마시고,
자신을 편하게 둬보세요.

저는 폭식증이 느껴지는 순간의 기분과 상황을 기록했는데
도움이 많이 되더군요.
어느순간에 그런 충동이 생기는지...
자신을 바라보시면...
미움과 분노에서
어느 순간 연민이 생기고,
그리고 애틋함이 생기더군요.

자신의 몸을 성스러운 공간으로 대해주세요.
님은 충분히 그럴만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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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ng, Jin
2007.02.16 09:11:57 *.219.236.163
저도 전문적인 치료를 받으시는 게 가장 빠르고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비록 들어가는 비용이 생각하시는 것 보다 많을 수 있지만 결국 다 완쾌되고 난 후 회고해 보시면 더 적게 들 수도 있습니다.

저도 고집과 자존심이 상당히&굉장히 센 자아상을 갖고 있습니다. 그로인해 우울증도 몇번 경험했구요. 그 때마다 외부(가족, 친구, 의술...) 도움 없이 스스로 극복해 보려고 오랜 기간동안 소중한 자신을 고통에 방치시키곤 했습니다. 그래서 좌절은 뼈에 사무치도록 해 봤죠. 매번 실패를 했는데도 불구하고 그놈의 고집 때문에... 본인의 의지는 정신병에 있어서 분명 한계가 있다고 결론 내렸죠...

더 이상 oj님의 소중한 자신을 고통속으로 내 몰지 말아 주세요. 부모님께도 어려우시겠지만 솔찍하게 말씀드리고 도움을 청하세요 (물론 아버님의 지위도 중요하지만 본인 보다 절대로 중요하진 않습니다) 그리고 문요한님이 말씀하신 전문클리닉에 의탁해 보시는 게 어떨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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