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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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한 일이나 합정에 터를 잡게 되었다. 합정이라함은 바름(正)을 합한다는 것이고, 사람의 정(情))을 합한다는 것이고, 정신의 고요함(靜)을 쌓는다는 뜻이리라. 뜻하지 않았으나 뜻이 주어졌으니 좋은 일이다.
세상이 만들어 주는 대로 산다는 것은 하책이다. 시시한 일이다. 자연도태와 적자생존은 고등생물의 진화의 원리가 못된다. 그것은 이미 존재하지 않는 생물들이 왜 이 지구에서 사라졌는지를 설명하는 훌륭한 가설이기는 하지만 고등생물이 왜 끊임없이 진화해야하는 지를 설명하지는 못한다. 이미 환경에 적응하여 충분히 순응하는데 성공한 하등생물이 그것으로 그치지 않고 피와 고통의 길을 따라 고등생물로 진화해 온 이유가 있을 것이다. 아마도 진화의 길 속에는 자유와 창조성을 향한 삶의 목표가 프로그래밍되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므로 세상에 순응하여 사는 것은 하책이고 세상을 만들어 가는 창조의 삶이 제대로 된 사람의 길이리라 생각한다.
무에서 유를 만들어 내는 창조는 인간의 영역이 아니다. 그것은 신의 영역이다. 인간적인 창조란 '지금껏 연결되지 않는 것들을 연결하는 새로운 시도'를 의미한다. 따라서 가장 중요한 시작은 인접가능성을 높여 1차적 결합을 극대화시키는 방식이다. '인접가능성(adjacent possible)'이라는 개념은 과학자 스튜어트 카우프만 Stuart Kaufmann 이 설정한 개념이다. 인접가능성이란 만물의 현재 상태의 가장자리에 존재하는, 아직 실체가 없는 미래이며, 현재의 모습을 새롭게 변화 시킬 수 있는 온갖 종류의 가능태를 말한다.
나는 10년 가까이 사람들을 모아왔다. 모았다기 보다는 모여드는 사람들을 한 곳에 머물게 했다. 그들은 서로 알게 되었고, 손을 잡기 시작했고, 안아주기 시작했고, 어색하지만 사랑을 나누기 시작했다. 신기하게도 모여든 사람들은 공통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는데, 모두 '창조적인 부적응자'였다. 그들은 미래의 중심이 되려는 변방이고 새로운 변화를 위한 가장자리의 가능태다. 그들은 화학반응을 통해 새로운 분자반응을 기대하는 불안정한 자들이고, 자기 안에 미래를 품고 있는 자들이고, 새로운 잠재태로 진화하려고 애를 쓰는 자들이다. 그동안 네트워크가 없었던 것은 아니나 서로 충돌하고 몸을 기대고 정신을 나눌 수 있는 인접가능성이 높지 못했다. 삶이 육체를 떠날 수 없듯이 만남 역시 얼굴을 보고 웃음을 나누고 손을 잡고 포옹하는 몸의 조우를 높여줄 때 창조적 진화가 가능할 것이다. 크리에이티브 살롱 9는 몸의 조우를 높여 정신적인 창조적 반응이 생성될 수 있는 인접가능성을 높여줄 것이다. 이것이 이 공간의 의미다.
이곳이 소중한 이유는 바로 그대에게 있다. 강좌와 프로그램은 그 만남을 위한 놀이의 한 형태에 불과하다. 그런 것들은 다른 곳에도 많다. 크리에이티브 살롱 9의 혁신의 힘은 사람에게 있다. 여기서 그대들이 서로 만나지 못한다면 진화의 가망이 없다. 한때 절박하고 절실하여 가슴을 뜯고 머리를 박으며 변경연 찾아 왔던 일을 기억하라. 그 첫사랑을 버리지 마라. 끝까지 가지 못하면 사랑이 아니며, 사랑이라 불릴 수 없다. 그 신선한 충돌과 새로운 결합이 없이 어떤 생의 분자반응도 생기지 못할 것이다.
노진이가 거리를 오가며 땀을 많이 흘렸고,
선형이가 기쁨만큼 마음 고생이 또한 많았고,
1기들이 아무 의심 없이 이 길로 먼저 들어섰다.
신애가 발품으로 예쁜 공간을 디자인했고,
연구원과 꿈벗의 투자자들 특히 정화와 미영이의 돈처럼 큰 투자가 없었다.
그리고 많은 이름들이 그 뒤를 따랐다.
희석이 도윤이 뎀뵤 수희향 뿅공이 미나, 그리고 영도와 성우.....
이들의 힘으로 이제 시작되었으니
앞으로 그대들 모두는 힘과 재주를 다해주기 바란다.
무수히 많은 도움의 방법을 찾고, 무수히 많은 도움을 기대하자.
아직 실체가 없는 미래, 그러나 이미 와 있는 잠재태에 접근하자.
누군가에게 좋은 일을 우리 함께 축제처럼 즐겨보자.
결국 나에게 좋은 일이 만들어 지리라.
그리하여 언젠가 마음이 원하는대로 하여도 도에 어긋나지 않는 사람들이 되어 이곳을 떠나리라.
마음의 빗장을 풀고 가슴을 열자.
매일하자.
창조는 그 열린 하루에 있다.
하루를 잃고는 삶이 바뀌지 않는다.
2012년 11월 30일
이 공간을 여는 비망록에 나는 이렇게 써두었다.
"자유롭고 아름다운 사람들
내 사랑하는 그대들"
(날마다 그대가 오기를 기다리는 공간, 크리에이티브 살롱 9)
어제 참석하여 사부님과 많은 연구원들과 꿈벗님들을 만날 수 있어서
매우 좋았습니다. 단군의 후예들도 함께 있어어 너무 좋은 그리고 크리에이티브 살롱 9 의 오픈의
축하는 자리를 다시 축하드립니다.
돌아가면서 자기 소개를 하고 시간이 많이 걸리고 지루한 느낌이들자
진행을 함면서 나중에 못다 소개한 분들의 소개하는 것도 사회자의 뛰어난 진행의 묘미가 아닌가
생각해 본다. 변경연의 가족들의 인접가능성을 이 크리에이티브 살롱 9에서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에 쉴틈도 없이 가동되는 모습을 그려 봅니니다.
준비하고 함께한 분들의 사랑과 열정과 도전을 보는 시간이 였고
늘 시간이 되면 함께하여 좋은 일을 함께 어울려 좋은 창조적인 더불어 같이
어울리는 삶을 살아 가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청포 신종훈
상기에 기록한 내용을 읽으면 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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