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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12월 25일 13시 05분 등록
동아일보 - '천의 얼굴을 가진 영웅', 조셉 캠밸, 이윤기역, 민음사, 1999

좋은 책은 곧 유혹이다. '불같은 화살이 그대 핏줄을 타고 지나는 것 같은'당황과 흥분을 맛보게 해준다. 이 책은 사회와 개인을 연결시켜준다. 깨어있는 의식의 세계와 어두운 그러나 실존하는 무의식의 세계 사이에 통로를 개설함으로써 성인에게 꿈과 신화와 동화를 되돌려준다.
읽다보면 출생,결혼,취임,장례등의 상징적 통과의례를 통해 개인의 삶이 어떻게 표준적이고 비개인적인 형식으로 바뀌어 가는 지를 알게된다. 의식의 세계에서, 우리는 21세기를 앞둔 한국인이며, 두 아이를 가진 남자이며, 한 달에 200만원쯤 받는 월급쟁이다. 혹은 혼자 가게를 차린 30대 후반의 여자이기도 하다. 이곳에서 우리는 주역이 아닌 미천한 조역의 역할을 맡더라도 자기 역할이 곧 삶의 본질이라는 것을 절망적으로 깨닫게 된다. 개인은 결국 인간 전체 이미지의 단편이며, 한 구성요소일 수밖에 없다. 신화와 전설의 체계는 이런 의미에서 개인을 집단과 사회에 귀속시키기 위한 가르침의 보고라고 해석될 수 있다.
그러나 다른 길도 있다. 사회적 패러다임으로부터 떨어져 나오는 것이다. 분리와 단절은 새로운 모험의 시작이다. 이 길은 자기의 내부에서 탐색되고 발견된다. 태어난 나라, 나이,성별, 직업의 차이는 인간의 본질이 아니며, 어느 단계에서 우리가 잠시 입고 있는 우연한 의상에 불과하다. 개인은 성찰을 통해 외부의 의상으로부터 관심을 돌려 자신을 존재의 핵으로 몰아갈 수 있다. 사회적 관계의 끈을 끊음으로써 자신을 나르시즘에 빠뜨리기도 하고, 보리수 아래 부처의 명상으로 접근하도록 손을 잡아 이끌기도 한다. 깨달음은 거울 속에 비추어 볼 수 있는 육체를 넘어 우리 속에 내재하는 우주와 만나게 한다. 결국 세상의 중심에 자신을 세우게 한다. 놀랄만한 힘을 가진 영웅은 이렇게 만들어지며 우리들 개개인이 바로 그 영웅이다.
이 책은 자신이 초라할 때 읽으면 좋다. 현실적 조건 속에 갇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때 읽으면 힘이 난다. 역경과 드라마가 없는 인생은 없다. 무의식의 어두움 속에 도사린 일견 추하고 인정받지 못한 역동적 힘이 필요할 때, 조셉 캠벨은 능숙한 주술사가 되어 그대를 이끈다. 키스는 마법에 걸린 개구리를 왕자로 변하게 한다. 키스는 부드러움이다. 부드러운 힘이다. 자신에게 마음을 다해 키스하라.
IP *.208.140.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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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07 11:18:54 *.33.141.211

나 스스로에게 보내는 키스.

내 안에 잠자고 있는 왕자를 깨우고,

숨죽여 나를 기다리고 있는 왕국으로 되돌아 가는 여행.

오직 스스로의 키스로만 깨어날 수 있는것.

발견하라, 모험하라, 도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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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16 14:56:38 *.212.217.154

천의 얼굴을 가진 영웅.

사놓고 아직 읽지 못했습니다.

내 안의 영웅을 잊었을때 다시 펼쳐 보아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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