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본형
- 조회 수 6282
- 댓글 수 3
- 추천 수 0
아버지는 한번도 사업에서 성공해 보지 못하셨다. 우리 집은 늘 가난했다. 그러나 아버지는 교육은 시켜 주셨다. 그래서 나는 지금 먹고사는 데 별로 어려움이 없다. 가난이 세습되지 않는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교육이다. 내겐 딸이 둘 있는데 이제 벌써 해사한 계집아이들이 되었다. 여느 부모들처럼 나도 이 아이들을 사랑한다. 아이들이 좀더 나은 사람들이 되게 하기 위해서 나는 어떤 일이라도 할 수 있다. 특히 가르치는데 들어가는 돈은 아끼지 않는다.
공공 교육이라는 사회적 과정이 끝나면, 어른이 된 아이들은 이제 개인적 학습과정을 통해 자신의 삶을 만들어 갈 책임과 권리가 있다. 살면서 겪은 크고 작은 깨달음을 미래의 삶 속에 다시 적용하며 사는 것, 그것이 나아지는 것이다. 꿈에 이르는 과정이 바로 행복한 삶이다. 어려움조차도 견디고 즐길 수 있는 것이 자신들의 삶이다. 돈 많은 부모들이 돈을 싸들고 그들의 삶의 과정 속에 개입해야할 문제가 아니다. 그들에게는 극복하고 만들어 가야할 자신
의 인생이 따로 있다.
어른이 되어 결혼하고 처와 삶을 꾸려나가면서 유산을 그리워해 본적은 없다. 삶이 팍팍할 때 언젠가 공돈이라도 생겨 여행이나 한번 다녀올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웃으며 농담한 적은 있다. 쓰고 남는 돈이 있게 될지는 모르지만 나는 아이들을 위해 물려줄 유산을 따로 만들 생각이 없다. 지금 생각으로는 장례가 끝나고 그들에게 남겨질 돈은 한달 쯤 가족이 함께 여행을 다녀올 여비 정도 일 것이다. 앞만 보고 뛰는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자신을 돌아 볼 수 있
는 잠시의 휴식, 나는 유산으로 그 정도를 남겨주고 싶다.
IP *.208.140.138
공공 교육이라는 사회적 과정이 끝나면, 어른이 된 아이들은 이제 개인적 학습과정을 통해 자신의 삶을 만들어 갈 책임과 권리가 있다. 살면서 겪은 크고 작은 깨달음을 미래의 삶 속에 다시 적용하며 사는 것, 그것이 나아지는 것이다. 꿈에 이르는 과정이 바로 행복한 삶이다. 어려움조차도 견디고 즐길 수 있는 것이 자신들의 삶이다. 돈 많은 부모들이 돈을 싸들고 그들의 삶의 과정 속에 개입해야할 문제가 아니다. 그들에게는 극복하고 만들어 가야할 자신
의 인생이 따로 있다.
어른이 되어 결혼하고 처와 삶을 꾸려나가면서 유산을 그리워해 본적은 없다. 삶이 팍팍할 때 언젠가 공돈이라도 생겨 여행이나 한번 다녀올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웃으며 농담한 적은 있다. 쓰고 남는 돈이 있게 될지는 모르지만 나는 아이들을 위해 물려줄 유산을 따로 만들 생각이 없다. 지금 생각으로는 장례가 끝나고 그들에게 남겨질 돈은 한달 쯤 가족이 함께 여행을 다녀올 여비 정도 일 것이다. 앞만 보고 뛰는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자신을 돌아 볼 수 있
는 잠시의 휴식, 나는 유산으로 그 정도를 남겨주고 싶다.
댓글
3 건
댓글 닫기
댓글 보기
VR Left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83 | 직업이 있는 직장인 [2] | 구본형 | 2002.12.25 | 6760 |
82 | 바다를 보다 [3] | 구본형 | 2002.12.25 | 6475 |
81 | 모든 비즈니스는 '고객을 돕는 사업'이다 [3] | 구본형 | 2002.12.25 | 6359 |
80 | 인물과 배경(2000.6) [3] | 구본형 | 2002.12.25 | 6361 |
79 | 전문가의 삶을 준비하는 젊은이들에게 [2] | 구본형 | 2002.12.25 | 6939 |
78 | 권장도서(2000.셋째주) [2] | 구본형 | 2002.12.25 | 7588 |
77 | 흑과 백 사이에는 여러가지 색이 있다 [3] | 구본형 | 2002.12.25 | 6404 |
76 | 에세이(2000.1) [2] | 구본형 | 2002.12.25 | 6375 |
75 | 1인기업 '벼룩의 시대'에 살아남기 [2] | 구본형 | 2002.12.25 | 7027 |
74 | 부부가 여름밤을 재밌고 신나게 보내는 방법(1999.8) [2] | 구본형 | 2002.12.25 | 6310 |
73 | 따라가는 기업은 멸종한다 [2] | 구본형 | 2002.12.25 | 6294 |
72 | 느림과 기다림에 대하여(1999.8) [2] | 구본형 | 2002.12.25 | 6425 |
71 | 행복한 퇴직 생활을 위하여.. [2] | 구본형 | 2002.12.25 | 7115 |
70 | 지금이 바로 그때이다(1999.7) [2] | 구본형 | 2002.12.25 | 6286 |
69 | 천둥같은 웃음 뒤 번개같은 진실이... [2] | 구본형 | 2002.12.25 | 6321 |
68 | 두 번째 인생(1999.7) [2] | 구본형 | 2002.12.25 | 6403 |
67 | 이제 온라인 휴먼 네트워크를... [2] | 구본형 | 2002.12.25 | 6371 |
66 | 계절의 뒤끝에서(1999.6) [3] | 구본형 | 2002.12.25 | 6311 |
65 | 모두가 승자되는 길 [3] | 구본형 | 2002.12.25 | 6346 |
» | YWCA(1999. 2)-유산 [3] | 구본형 | 2002.12.25 | 628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