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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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가 되려면 알아야 할 것, 공부해야할 것이 많다. 한 분야에 대해서는 깊이 알아야 하고, 관련된 분야에 대해서는 이것저것 연결고리에 해당되는 것들은 대략 꿰어 두어야 한다. 그리고 기술적 진보에 따라 새롭게 변용되고 추가되고 대체되는 지식들에 늘 깨어 있어야 한다. version 1.0 에서 version 2.0 으로 가는 궤적을 추적할 수 있어야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리더가 되기 위해서 알아야 할 것은 단 한가지다. 마치 진리는 여러가지 옷차림으로 나타나지만 그 몸은 하나인 것처럼 리더십은 복잡하게 묘사되지만 그 핵심은 하나다. 그것은 함께 하는 사람들의 유일무이한 강점을 찾아 공동의 비전과 목표를 위해 최대한 활용하여 성과를 내는 것이다. 어디서든 강점이 일하게 만드는 것이다.
기업에서의 성과 평가는 대부분 강점을 칭찬하는 5분, 그리고 '향상의 기회', 다시 말해서 약점을 지적하는 데 25분이 쓰여지고 있다. 이때 리더와 팀원 사이의 대화는 대체로 직원이 가지고 있는 약점과 문제점, 그리고 그 문제점의 해결 방안을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이런 모형의 가장 커다란 폐해는 직원을 문제로 이해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모델은 뒤바꿔 써야한다. 성장과 향상을 위해 보완해야할 것 5분, 칭찬하고 강화시켜야할 것 25분을 쓰는 모델로 움직일 때 강점 경영이 이루어지고, 직원들은 스스로의 능력과 가능성에 자신의 열정을 걸게 된다.
'강점혁명'의 저자인 갤럽의 마커스 버킹엄은 한 리더가 어떻게 팀원들로부터 몰입과 성과를 얻어내는 지를 한 리더의 사례를 통해 훌륭하게 설명하고 있다. 나는 이 이야기를 필도라도가 쓴 '리더십 에센스'에서 보게 되었는데, 매우 선명하게 그림이 그려졌다.
로사는 LA공항의 힐튼호텔 객실 담당 팀장이다. 이 팀은 13명의 팀원으로 이루어져 있다. 보통 호텔업계에서 객실관리 팀원들의 평균 이직율은 220-240%에 달한다고 한다. 이 수치가 의미하는 것은 한 사람이 평균 5개월 정도 근무하다 그만 둔다는 것이니 핵심 인물을 제외하고는 일 년에 두 세 번 정도 팀원이 수시로 바뀐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러나 신기하게도 로사의 팀만은 평균 재직 기간이 4년 반이었다. 로사의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 어떻게 똑 같은 근무 조건과 환경 속에서 이런 차이를 만들어 낼 수 있었을까 ?
로사에게 그 비결을 물었다. 그녀의 답변에 두루뭉술하거나 모호한 점이 없었고 분명했다. 그녀는 팀원 각자의 강점에 대하여 매우 자세하게 알고 있었다. 예를들어 로사는 루피타라는 팀원은 매우 부지런 하고 손이 재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객실 하나를 청소하는 데 들어가는 평균 시간은 29분이지만 루피타는 27분 만에 해 낼 수 있다. 따라서 급할 때는 언제나 루피타가 투입된다. 팀원인 제니퍼는 좀 느리다. 그러나 자타가 공인하는 팀의 해결사다. 고객 서비스에 문제가 생길 때 마다 팀원들은 제니퍼를 찾아가 해결을 요청했다. 베르타는 호기심이 많아 늘 질문을 달고 다닌다. '왜 꼭 이렇게 해야해 ? '라고 묻기 때문에 간혹 팀원들을 짜증나게 하기도 하지만 늘 새로운 방법을 찾아 보려는 것이 그녀의 장점이다. 그래서 로사는 새로운 프로젝트나 풀어야할 문제점이 생기면 꼭 베르타에게 맡겼다. 로사는 베르타의 강점을 끌어 내는 데 80%의 관심을 쏟고 나머지 20%의 관심은 그녀와 팀원들간의 마찰을 완화하고 무마하는데 썼다. 강점에 80, 약점의 보완에 20, 이것이 로사의 비결이었던 것이다.
이 차이가 리더의 힘이다. 누구에게나 모자라는 점이 있다. 함께 지나다 보면 그 점이 크게 보이게 마련이다. 그러나 함께 성과를 내려면 강점을 크게 보아야 한다. 인생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있는 것이 아니다. 자신이 생각한 것을 구현하기 위해서 있는 것이다. 조직도 마찬가지다. 모여서 함께 일하는 이유는 골치 아픈 문제를 풀기 위해서가 아니다. 세상을 바꾸고, 사람들의 일상을 변화 시키고, 자신이 하는 일에 열정을 바치기 위해 함께 일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훌륭한 리더는 팀원 본인도 잘 인식하지 못하는 강점을 찾아 내 주는 사람이고, 그것을 충분히 쓸 수 있도록 자극하고 지원해 주는 사람이다. 이때 우리는 '함께 해 냈다' 라고 외치게 된다. '우리 함께 해냈다' 라는 이 함성, 혹은 속삭임이야말로 바로 최고의 리더가 추구해야할 명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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