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구본형

구본형

개인과

/

/

  • 구본형
  • 조회 수 8559
  • 댓글 수 7
  • 추천 수 0
2009년 9월 11일 11시 47분 등록

  "각자 자기 집 문 앞을 쓸어라 " 책임에 대하여 괴테가 한 말이다. 전하려는 메시지는 간결하고 분명하다. 그러면 온 거리가 구석구석 깨끗해진다. 마찬가지로 각자 자기가 할 일을 다하면 사회는 할 일이 없어진다. 성인이 된다는 것은 책임이 무엇인지 아는 것이며, 자기할 일을 저 버리지 않고 남에게 짐을 넘기지 않을 때 믿을만한 사람이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질서의 기본은 책임에 있다.

  대부분의 직장인들에게 책임은 회사로부터 받은 일을 충실히 이행하는 것이다. 주어진 일을 하기 위해 날마다 출근하고 그 일의 과정과 결과에 책임을 진다. 이렇게 보면 회사생활은 책임의 연속이라고 보아도 좋을 것이다. 주어진 일을 지시받은대로 처리하는 것은 수동적 책임감이다. 유감스럽게 이 수동성은 우리에게 기쁨을 주지는 못한다. 이때 삶은 마치 짐을 가득 진 당나귀처럼 책임과 의무로 가득한 팍팍한 길이 되고 만다. 뿐만 아니다. 이 수동적 책임감의 가장 최대의 적은 경직성이다. 그리고 이 경직성의 배후에는 견책에 대한 두려움과 무사안일의 정신이 자리잡고 있다. 종종 책임의 이름으로 차단된 조직은 부서이기주의의 온상이 되기도 한다. 굴뚝 조직의 경직된 책임 의식은 조직의 유연성을 갉아 먹게 되고 범부서적인 프로세스의 흐름을 차단하기도 한다. 시야가 좁은 무사안일의 면책주의는 창의력과 건강한 실험정신을 죽이게 된다. 여기에 수동적 자세의 한계가 있다.

기쁨은 수동성에서는 오지 않는다. 기쁨은 인간이 완전성이 낮은 상태에서 높은 상태로 이행할 때 찾아온다. 즉 기쁨이란 자기 힘이 증대될 때 찾아오는 감정적 보상이다. 반대로 슬픔은 완전성이 큰 상태에서부터 적은 상태로 이행할 때 느끼게 되는 감정이다. 따라서 스스로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참된 자신의 이익을 구하고 자기를 지금 보다 더 큰 성숙으로 이끌어 갈 때 우리는 행복해 진다. 나는 이것을 자기 책임의 원칙이며 삶에 대한 능동적 책임감이라고 부른다. 우리는 이때 자기의 존재가 지금 보다 높은 완전성의 상태로 고양되는 것을 지켜보며 행복을 느끼게 된다. 이제 다시 직장인들로 되돌아가보자. 능동적 책임감을 가진 사람들은 자신의 직업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첫째, 늘 성장을 목표로 진화의 상태에 있다. 성장이 이들의 기쁨이고 목적이다. 이들은 멈춰서 있는 경우가 별로 없다. 끊임없는 이행 상태에 있다. 따라서 자신의 성장 계획self-development plan 을 가지고 있다. 주로 자신의 전문성의 향상에 대한 계획을 구체적으로 가지고 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예를 들어 자격증의 획득, 원하는 분야의 학위, 글로벌 경력등을 비롯한 특별한 경력관리, 전문분야의 저술등이 계획의 일부이다. 이들은 개인의 경쟁력과 조직의 경쟁력을 따로 떼어 생각하거나 서로 부딪힌다 생각하지 않는다. 각자 자신의 분야에서 최고의 전문가가 되어 개인과 조직이 공동의 목표와 비전을 위해 협력할 때 최고의 조직이 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들은 과거의 방식으로 맡은 일을 처리할 때 오는 비효과성과 비효율성은 새로운 업무환경에 걸맞는 자기성장이 이루어 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평생학습을 중요한 개인적 임무로 생각한다. 따라서 성과 를 만들어 내고 가장 좋은 방법을 늘 탐구함으로써 맡은 일의 진정한 주인이며 책임자가 되고 싶어 한다. 모르는 자는 책임질 수 없고 아는 자는 책임을 벗어 날 수 없다. 따라서 알려고 하고 배우려고 하지 않는 사람을 책임자의 자리에 앉히게 되면 무책임과 무사안일 그리고 책임의 전가가 만연할 수 밖에 없다.

둘째, 이들은 대단히 건강한 직업윤리를 가지고 있다. 끊임없이 자신의 증대에 힘쓴다는 점에서 이 사람들은 건강한 에고이스트들이다. 유토피아적 개혁자들처럼 성선설에 기반한 이타주의를 부르짖지도 않고, 그렇다고 냉소적인 보수주의자들처럼 성악설에 기초한 냉혹한 이기주의 위에 자신을 세우지도 않는다. 그들은 대략 3 가지의 행동원칙을 가지고 있다.

* 효율성과 함께 효과성도 늘 생각한다. 즉 어떤 일을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는 지 생각하지만 그 일을 왜 해야하는 지도 분명히 알고 있다. 따라서 자신이 해야할 일의 가치와 당위성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상황에 흔들리지 않고 훨씬 더 책임감 있게 일할 수 있다.

* 일의 전체적 모습을 가지고 있으며 동시에 일이 잘 처리되었을 때 갖는 완전한 모습을 늘 머리 속에 그려두고 있다. 따라서 고객, 즉 자신의 서비스에 대한 수혜자가 원하는 것을 놓치는 경우가 별로 없다. 이 사람들은 그 일의 수혜자가 바라는 수준을 늘 염두에 둔다. 따라서 일을 끝마쳐 의무를 벗어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고객을 감동시키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종종 이 사람들이 일하는 것을 보면 예술의 경지에 이른 듯하다. 일을 하는 것이 책임감의 발로라기보다는 취미와 놀이의 기쁨으로 인식된다.

* 자신의 책임 범위 내에 있다고 생각하면 그 일이 어렵더라도 결코 변명하지 않는다. 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필요하다면 도움을 요청한다. 왜냐하면 자신의 일이기 때문에 그 일을 방치하거나 전가하지 않는다.

셋째, 능동적 책임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함께 일 할 때 혼자할 수 없는 큰일을 해 낼수있다고 믿는다. 자신의 작은 영역에 배타적으로 갇히지 않는다는 말이다. 이것은 리더십에 대한 이야기다. 아이젠하워는 리더십을 설명할 때 책상 위에 늘 실 하나를 놓아두었다고 한다. 그리고 실을 잡아 당기면서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봐라. 실의 한 끝을 잡고 당기면 끌려온다.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얼마든지 끌고 갈 수 있다. 그러나 실을 밀어 봐라. 실을 밀어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 수 없다"

실을 미는 것은 사람들에게 강요하는 것이고 직위로 누르는 것을 말한다. 하게 만들 수는 있지만 주인의식을 가지고 그 일을 즐겁게 잘 해내게 만들 수는 없다. 능동적 책임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솔선수범을 통해 사람들을 끌어들임으로써 이 일과 연관된 다른 사람들의 일도 좋은 결과로 마무리 지을 수 있도록 '연계관리' pipeline management 에 능하다.

나는 우리가 짐을 등에 가득 지고 의무와 책임 속에서 매일을 살기를 바라지 않는다. 고된 일이다. 그 소극적 의무들이 즐길만한 것으로 전환되기 위해서는 적극적 책임감으로의 변용과 전환이 가능해야한다. 이것이 삶의 주도성이다. 이때 일은 해야할 의무를 벗어나 나를 표현하는 예술행위로 승화할 수 있다. 예술가의 기쁨을 가진 직장인, 이들이야 말로 진정으로 자신의 일을 사랑함으로써 그 일의 주인이 된 사람들이다.  


2009911114624671.png

IP *.160.33.197

프로필 이미지
먼별이
2009.09.11 15:17:59 *.66.16.139
근디 사부님. 그림이...ㅋㅋㅋㅋㅋ
프로필 이미지
부지깽이
2009.09.11 21:01:48 *.160.33.197

왜 ?  
좋다는 뜻이냐 ?  
내용과 관계없어 보인디는 뜻이냐 ? 
아니면 좀 거시기 하다는 뜻이냐 ?
프로필 이미지
먼별이
2009.09.12 07:28:16 *.66.16.34
그냥 잼있어요~ ㅎㅎㅎ
프로필 이미지
올리븅
2009.09.14 15:18:30 *.106.57.117
항상 느끼며 읽을수있는 좋은글 올려주심에 감사드리고 오늘도 즐감하고가요 ^^
프로필 이미지
감정잡기
2010.03.01 16:08:39 *.53.217.47
퍼가되 될까요??^^
읽기에 너무 좋고 생각하는 기회가 되네요..~
프로필 이미지
2017.02.13 11:59:45 *.212.217.154

능동적책임감.

그것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조직 안에서의 환경이 받춰줘야겠지요.

조직의 환경은 대부분 그 조직의 리더의 성향에 좌우됩니다.

즉, 리더가 그런 환경을 도와주지 않는다면

개인의 책임감도 한계가 있지 싶습니다.


요즘들어서 생각하는것이

리더의 중요성입니다.

리더가 조직을 망치기도 하고

조직을 흥분으로 몰아가기도 합니다.

조직을 바꾸기 위한 가장 올바른 방법이

리더를 바꾸는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멈추지 않습니다.

프로필 이미지
2018.02.26 10:31:23 *.212.217.154

자신의 일에대한 책임과 의무 권리에 대해.

지금 하고있는 일을 하기 전에

직장생활을 할 때의 일입니다.

제가 어렸을적부터 원하던 분야에 업을 얻었다는것은 분명 축복받는 일이었지요.

하지만, 일은 이상하게도 저에게 기쁨보다는, 좌절과 실망 그리고 그 업에대한 혐오를 주었습니다.

변명같지만, 저는 일을할때 3가지 중 어느 한가지만 충족된다면

그 일에 정진할수 있다고 생각하였는데,

그 일은 그중 어느 하나 저의 기준을 만족하지 못하였지요.


1. 가치 - 정말 스스로 좋아하는일을 능동적으로 할 수 있다면, 돈과 여유가 없더라도 일을 사랑하며 즐길 수 있겠지요.

2. 돈 - 스스로 좋아하지 않고, 개인적 여유마져 없지만, 큰 금전적 보상이나 장기적인 보장(연금 등의) 있다면 그래도 정 붙이며 다닐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3. 여유(시간) - 내가 좋아하지도, 그렇다고 큰 돈을 벌지도 못하지만. 정시출퇴근과 충분한 개인시간이 주어진다면, 그런 조직도 나쁘지 않다고 봐요.


결과적으로, 당시에 제가일하던 자리는, 저 3가지 기준에 어느 하나 만족하지 못하는 자리였습니다.

그리고 그 일을 던져버리고 지금의 자리에 오게되었지요.


전에 직장에서 저는 스스로 불행하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스스로 많이 행복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조직의 의사결정권자가,

조직원의 책임의 능동성을 생각할 때,

이 3가지를 염두해 두고 조직원을 리드한다면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큰 교훈을 얻었습니다.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23 관계의 부재 - 직장의 불행을 극복하기 위한 첫 번째 과제 file [13] 구본형 2009.09.22 11726
422 한번도 만난 적이 없는 그 사내를 위하여 file [4] [1] 구본형 2009.09.15 8352
421 생각의 실험 file [3] 구본형 2009.09.13 8910
» 책임의 능동성에 대하여 file [7] 구본형 2009.09.11 8559
419 경영의 민주주의를 믿어라 file [5] 구본형 2009.09.09 6399
418 실패를 경영하는 법 file [4] 구본형 2009.09.08 9292
417 이른 아침 바다에서 헤엄을 쳤다네 file [2] 구본형 2009.09.06 7469
416 강점이 일하게 하라 file [4] 구본형 2009.09.06 7582
415 꼬리가 개를 흔들게 하라 - 캐롤라인 효과 file [6] [1] 구본형 2009.09.03 7476
414 중요하지만 재미없는 일로는 영혼을 사로 잡을 수 없다 file [5] [1] 구본형 2009.09.02 8665
413 고통 없는 변화를 위한 연금술 file [3] 구본형 2009.08.31 7830
412 시처럼 산다 -- 빠름과 느림이 만들어 낸 새로운 균형 file [5] [3] 구본형 2009.08.30 8031
411 인간은 예감이며 시도이다 file [5] 구본형 2009.08.29 6610
410 BOL 비치에서 file [3] 구본형 2009.08.28 6245
409 그 밤 달빛 수업 file [3] 구본형 2009.08.27 6765
408 그 섬으로 가는 길 file [6] [5] 구본형 2009.08.26 6590
407 소년의 기쁨으로 살 일이다 file [3] 구본형 2009.08.25 6517
406 작은 자그레브 호텔 file [3] 구본형 2009.08.21 6801
405 여행은 낯선 여인처럼 file [4] 구본형 2009.08.20 6397
404 그럼에도 불구하고 철학을 버리지 마라 -터닝포인트 일곱번째 이야기 file [7] 구본형 2009.08.15 84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