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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3월 30일 08시 16분 등록

  스스로를 고용하는 법을 깨달은 사람들은 그동안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불렸다. 찰스 핸디는 벼룩이라 상징화했다. 코끼리가 기업이라면 개인은 벼룩이라는 것이다. 다니엘 핑크는 프리 에이전트 (free agent)라고 불렀다. 한 직장에 매인 정규직이 아니라 자유로운 계약자들이라는 것이다. 톰 피터스는 '내가 곧 기업' (I, The Company) 라는 1인 기업가의 개념을 끌어 들였다.

  이 이름들의 대비가 나는 흥미롭다. '코끼리와 벼룩'이라는 은유에서 가장 중요한 기준은 크기다. 코끼리들의 활동범위를 벗어나 있는 틈새시장에서 활약하는 작은 존재로서의 개인이 앞으로 가장 자신에게 적합한 직업 세계를 구축하게 될 것이라는 메시지다. 그런가 하면 '프리 에이전트'라는 개념은 계약관계의 창조적 단기성에 주목한다. '회사에 충성하라. 그러면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고용을 보장해 주마' 라는 평생직장의 암묵적 계약이 사라져간 사회에서 개인은 한 회사에만 충성심을 가지고 근무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결국 직장과 직장을 전전하면서 새로운 유목민으로 살아 갈 수 밖에 없게 될 것이므로 조직의 사다리를 타고 오르는 노력 대신에 자신을 스스로 차별적 전문가로 계발하는 것이 현명하다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1인 기업가'라는 개념은 개인과 기업의 통합을 모색한 개념이다. 개인 자체가 곧 가장 작은 최소 기업단위라는 것이다. 모든 직업인들은 시키는 일을 하는 피고용자가 아니라 자신의 비즈니스를 경영하는 야심찬 기업가라는 것이다.

   나는 이 세 가지 개념이 미래의 직업에 대단히 중요한 키워드 하나씩을 제공해 준다고 생각한다. 틈새시장, 전문성, 기업가라는 자각이 바로 그것이다. 나는 20년 직장 생활을 마친 이후, 10년 동안 변화 경영이라는 틈새의 벼룩이었고, 매년 관련 분야의 책을 써내는 전문인으로 연구해 왔고, 1인 기업가로 살아 왔다. 이 개념들은 한 직장인이 앞으로 직업 세계를 구축하는 전략적 구상을 할 때 대단히 소중한 것들이지만, 일반 직장인들이 선뜻 다가서기에는 절실함과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것을 깨달았다. 특히 '1인 기업가'는 훌륭한 개념이지만 직장을 나와 자신의 비즈니스를 시작한 사람이라는 오해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어떻게든 직장 속에서 안정적인 수입을 얻으려는 직장인에게 1인 기업가는 퇴직 후에 찾아오는 먼 미래의 불안과 혼재된 개념으로 다가 설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개념은 존재하나 행위가 촉발되지 않는다면 현실의 절박함을 담아내는 새로운 개념이 필요할 것이다. 따라서 나는 지금 절박하고 당장 행동할 수 있는 실행 개념을 하나 만들어 내고 싶었다. 지금 행동하지 못한다면 언제 내가 바라는 그것이 될 수 있겠는가!

직장인들이 자신을 계발하고 수련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수련처는 바로 직장이라는 현장이다. 따라서 '지금, 여기, 내가 매일 하고 있는 일상의 업무'를 전략적으로 재구성하고 이를 창조적으로 집중 계발함으로써 '스스로를 고용하는 자' 가 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고 우선적인 목표인 것이다. '스고자' (스로를 용하는 )들은 고용이라는 키워드를 떠나지 않는다. 고용은 곧 밥이다. 밥 보다 더 절실한 것이 어디 있겠는가 ? 고용이라는 측면에서 기업에 고용된 사람이 바로 직장인이다. 그러나 고용 상태는 안정적이지 않다. 기업의 경영 상태에 의존하고 기업 환경에 좌우되는 지진대 위에 축조된 건물처럼 불안정한 고용에 불과 하다. 수시로 구조조정이 가능할 뿐 아니라 본질적으로 고용 자체가 단명하다. 일반 기업에서의 고용은 길어봐야 겨우 25년 전후의 기간 동안만 유효할 다름이다. 그나마 기업들이 좀 더 젊은 조직을 원하기 때문에 이 고용 기간도 점점 짧아지고 있는 추세에 있다. 고용은 불안정하고 고용의 기간은 짧아졌는데, 수명은 100년 인생을 코앞에 두고 있다.  인생의 1/4에 해당하는 기간만 겨우 불안정한 고용에 의존하는 것이 직장인들이다. 그러므로 고용 상태를 안정적으로 길게 가져가는 것이 화급한 과제인 것이다.

몸이 어디에 있든, 하고 있는 일이 무엇이든 자신이 지금 하고 있는 현업을 자신의 비즈니스로 인식하고, 차별적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경영자의 마인드를 가진 직업인들은 모두 스고자들이다. 스고자들은 자신이 월급쟁이가 아니라, 스스로 자신의 일을 창조하고 경영하는 직업인이라는 깨달음으로 무장되어 있다. 직장인이라도 일상의 직무를 자신의 비즈니스로 인식하고 이 바탕 위에서 현업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스스로를 차별화하여 세상에 자신의 브랜드를 알리려는 사람들은 모두 스고자들이다. 자신이 고용자이며 동시에 피고용자인 고용형태에 있는 사람들이 바로 스고자들이다. 회사의 안과 밖에서 스스로 평생 직업을 만들어 내려는 창조적인 사람들인 스고자들은 앞으로 분명한 직업적 대안이 될 것이다. 이렇게 될 때, 전반기 25년의 회사 시대와 퇴직 후 또 다른 25년의 제 2의 창업 시대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50년 경제활동 모델'이 준비되는 것이다.

  그러나 모든 사람들이 이 전환에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아마 10%를 넘지 못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대안은 기업이 책임질 수 없는 곳, 정부가 지원할 수 없는 곳, 사회가 도와 줄 수 없는 곳에서 스스로의 힘으로 자생하고 성장하려는 사람들의 비전이라는 점에서 중요하다. 그것은 사회적 현실 속에서 힘센 하이에나가 먹고 난 찌꺼기로 연명하는 졸병 하이에나이기를 거부하고 홀로 사냥하는 표범이나 호랑이가 되는 것을 의미한다.  

  나는  '스고자' (스스로 고용하는 자) 인가 ? ' 아니면  겨우 그들에게 속한 '고된자' (고용된 자) 인가 ?'  
직업의 세계에서는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이  곧 지금의  내 삶을  결정한다. 

IP *.160.33.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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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성
2011.03.30 16:48:40 *.30.254.21
'고된자' 이면서
'스고자' 가 되려는 이들에게
'그리하여 어찌해야 합니까?' 라는 다음 질문의 답이
몹시 궁금해지는 컬럼입니다. 

스스로 고용하는 자...
다시 한번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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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19 09:31:25 *.212.217.154

과거에는, 그렇게 살기 위해 분투했고,

현재는 그렇게 살고 있으며

앞으로도 더 넓게 그렇게 살아가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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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27 12:06:45 *.32.9.56

스고자를 넘어서,

스고자를 도와주는 스고도자(스스로 고용하는 자를 도와주는 자)를 꿈꾸워 봅니다.

느리지만 확실한 미래를 그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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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24 18:26:27 *.212.217.154

미래란, 감지되지만 아직 오지않은 사실이란 말을 하셨지요.

누구나 언젠가는 자의든 타의든 조직생활을 떠나

스스로 고용하는 삶을 살아야 하는 운명이지요.

이왕에 스고자의 길에 들어서야 한다면,

마땅히 내 욕망에 충실한 스고자가 되고 싶습니다.

그런 스고자의 길에 정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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