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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7월 25일 20시 25분 등록

일주일 모두를 휴일처럼  (seven days weekend)

이 회사에는 다른 회사에는 꼭 있어야 할 것이 없다. 우선 공식적인 조직 구조가 없다. 연간 계획이나 3개년 혹은 5개년 계획도 없다. 회사 설립 목적을 담은 액자도 없고, 직무 기술서도 없다. 보고서나 경비 내역서를 결제하는 사람이 없다. 더 심한 것은 공식적으로 정해진 근무일은 물론 출근 시간과 퇴근 시간도 이 회사에는 없다. 다시 말해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9시부터 6시까지 일하는 체계가 없다는 뜻이다. 회사에서 직원들이 일하는 공간을 정해주지도 않고, 각 직원이 구체적으로 해야 할 일도 정해주지 않는다. 가령 이 회사의 직원은 화요일 오후에 아내와 영화를 보고, 목요일 오전에 백화점에서 쇼핑을 하고, 금요일 오후에 아버지를 모시고 병원에 다녀올 수 있다. 10시에 출근했다가 오후 4시에 퇴근할 수 있고, 오후 3시에 출근하여 저녁 7시에 퇴근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회사에는 이런 것들이 있다. 사원을 뽑을 때, 기존 직원들과 구직자들간에 집단 면접을 실시한다. 직원들 중에서 희망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집단 면접에 참여할 수 있다. 인적자원관리 부서장이나 경영진이 아닌 함께 일하고 있는 직원들이 함께 일할 직원을 뽑는 것이다. 신입사원은 입사 후 1년 동안 회사 안을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고, 그 과정에서 자신의 흥미와 적성에 맞는 일을 선택할 수 있다. 회사에서는 한 달에 한 번 새로운 사업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고/노 고(Go/No Go)’라는 이름을 가진 포럼을 개최한다. 참여를 원하는 직원 모두에게 문이 열려 있다. 참가자들은 여러 아이디어에 대해 집단 토론을 벌인다. 그리고 토론한 사업 아이디어를 진행할지 말지를 놓고 참석자 모두가 ‘고’나 ‘노 고’로 투표를 한다. 모든 참석자들은 한 표만을 행사할 수 있고, 경영진도 예외는 아니다. 이렇게 해서 결정된 내용은 최고경영자와 관리자를 포함해 모든 임직원이 따라야 한다.

독특한 경영 스타일을 가진 이 기업은 브라질에 본사를 둔 셈코(Semco)라는 기업이다. 셈코는 자신만의 독창적인 경영 모델을 통해 꾸준하게 성장해왔다. 연간 매출은 1994년 3,500만 달러에서 10년 후에는 2억 1,200만 달러로 6배 이상 늘어났다. 이 회사의 연간 성장률은 40%에 달한다. 직원만족도와 비례하여 고객 만족도 역시 매우 높다. 연간 매출 가운데 80%가 단골 고객에게 나오고 있다는 점이 바로 그 증거다.

인간이 모이면 사회가 된다. 그 중에서 '이익 창출'이라는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모인 이익집단이 기업이다. 기업은 비즈니스라는 활동을 한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비즈니스를 전쟁에 비유한다. 그래서 최고의 자리에 앉은 사람의 직함도 CEO, 즉 Chief Executive Officer 다. 군사 용어다. 그러나 아직은 소수지만 비즈니스를 더 이상 전쟁과 전투로 비유하지 않고 축제와 파티로 이미지화해보려는 기업들이 생겨나고 있다. 사람들이 모여서 함께 할 수 있는 일이 살벌하고 경쟁적인 전쟁이 아니라 웃고 나누고 즐기는 축제일 수 있다는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기업들이 최근 아주 훌륭한 성과를 만들어 내고 있다.

이 실험들이 그렇게 훌륭한 것이라면 어째서 다른 대다수의 기업들은 여전히 통제와 관리라는 과거의 운영 원칙을 고수하는 것일까 ? 노동이 놀이가 되고 삶이 축제가 되는 또 하나의 멋진 기업 고어를 깊숙이 들여다보면서 어떻게 일이 노동이 아니라 '성인들의 멋진 놀이'로 전환 될 수 있는 지 살펴보자.

첫째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을 어떻게 인식하느냐는 철학적 기준이다. 이미 고전이 된 '기업의 인간적 조건'이라는 저서 속에서 심리학자이면서 경영학자인 맥그리거는 X,Y이론을 정립해 두었다. 직원은 선천적으로 일을 기피하고 안전성을 추구하기 때문에 강력한 통제과 관리를 통해 지시를 따르게 해야한다는 것이 X 이론의 핵심이다. 이에 반하여, Y 이론은 직원들에게 일하는 것은 놀이와 휴식처럼 자연스러운 것이기 때문에 주어진 목표를 받아들이고 자율적으로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이다. 이 믿음이 없으면 노동은 놀이가 될 수 없다. 고어의 철학은 Y 이론에 바탕을 두고, "We are Associates"에서 출발한다. 직원들은 서로 동료인 것이다. 관리와 통제의 대상이 아니라 자율과 협력의 관계라는 것이다. 고어에서 중요한 것은 지시를 따르는 것이 아니다. 의사결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하고, 도전할만한 직무를 부여하고 동료들과 원활한 인간 관계를 구축하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동기부여 방식이다. 반드시 따라야 하는 '정책'(policy)이라는 단어도 없다. 그대신 스스로 융통성있게 일을 풀어 갈 가이드라인(guideline)이 존재할 뿐이다. 따라서 인간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성인'으로 받아들이고, 목표를 위해 자율적으로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최선의 방식으로 일에 몰입할 수 있다는 것을 믿어야 한다. 당연히 고어는 직원을 채용하는데 매우 신중하다. 그러나 엄격한 기준을 통과하여 일단 채용하면 믿고 쓴다.

두 번째는 자유의 의미에 대한 구체적인 공유가 선행되어야한다. 자유는 제 멋대로 하는 것이 아니다. 고어에서 자유의 의미는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은 모습으로 나타난다. 1) 일주일에 반나절 정도 장난시간 dabble time이 주어진다. 이때는 원하는 실험 자재를 마음껏 써 볼 수 있다. 우연은 계획보다 때때로 훨씬 강력하기 때문이다. 2) 자신이 원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하여 공헌할 수 있는 자유재량을 뜻한다. 따라서 남의 아이디어에 편승하여 연명하는 무임승차는 없다. 3) 동료를 도울 수 있는 자유다. 프로젝트 속에서 팀에 대한 신뢰와 헌신만이 존재한다. 개인의 봉급에도 전방위 평가 시스템을 쓰고 있다. 결국 팀에 공헌한 사람의 가치가 최우선적으로 반영되는 시스템이다. '인간적으로 평등하다. 그러나 헌신에 따라 차등적으로 보상받는다' 이것이 원칙이다.

세 번째는 시스템이 한 개인의 자유로운 선택을 보완할 수 있어야 한다. 개인의 자유와 헌신이 기본이지만 중요한 의사결정에서 위험을 줄이고 최선의 선택을 찾아갈 수 있어야 한다. 고어에는 워터라인 위임전결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있다. 워터라인이란 배를 물에 띄었을 때 배에 그려지는 물의 수위를 말한다. 어떤 의사결정이나 리스크는 있다. 실험을 좋은 것이고 혁신은 미래로 가는 길이지만 이 과정에서 최악의 선택이 만들어 져서는 안된다. 고어에서는 이것을 배에 구멍을 뚫는 것으로 비유한다. 잘못하여 배에 구멍을 뚫게 되더라도 워터라인 위에 구멍을 뚫게 되면 별로 위험하지 않다. 이 실수는 실험에 따르는 창조적 실수일 수 있으며, 프로젝트의 운명에 치명적 장애를 주지 않는다. 그러나 물에 잠긴 부분에 구멍이 뚫리면 배는 침몰한다. 실수의 댓가가 너무 크다. 종종 프로젝트 리더는 자신의 프로젝트에 너무 깊이 빠져들어 객관적 시각을 유지하기 어려울 때 이런 일들이 벌어질 수 있다. 이때는 배의 워터라인이 보이는 각도에 서 있는 사람이 적절하게 피드백해 주어야 한다. 바로 이런 제 3의 눈, 이 존재로부터 늘 피드백을 받도록 되어 있다. 창조적 실수는 필요하나 그 실수가 배를 침몰시키지 않도록 유연한 가이드라인을 정해두는 것이다.

경영은 결국 사람이며, 좋은 사람을 키워내는 것은 가장 장기적인 투자다. 좋은 경영은 먼저 직원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행복한 직원이 즐겨 성과를 만들어 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행복과 성과는 분명한 인과관계를 가지고 있다. 반면 채용하자마자 밤낮으로 일을 시켜 불과 몇 년 사이에 에너지를 모두 소진하게 하고, 직원이 탈진하면 새로운 사람으로 대체하면 된다는 생각이 경영자의 마음 속에 자리잡고 있다면 직장은 지옥일 수 밖에 없다. 이때 일과 삶의 조화와 상생은 구호와 홍보용 대자보에 지나지 않게 된다. 한국의 직업적 스트레스는 이미 도를 넘었다. 이제 경쟁대신 자율적 공헌을 기초로 하는 인간경영의 진작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점이다.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을 위한 원고 - 레이버테인먼트 7월 20일,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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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5.27 11:23:47 *.212.217.154

우리들이 바꿔 나가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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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29 23:38:52 *.139.108.171

창의성은

현대 기업조직의

필수 요건을 넘어

지속 가능한 생존의 조건이 되었습니다.


더이상 과거의X 이론은 통용되지 않는 시대가 다가옵니다.

그런 변화의 시기가 곧 기회가 되기에,

그 변화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성공하는 조직을 만들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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