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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8월 16일 22시 22분 등록

  
  미래는 어떻게 다가오는가 ?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윌슨은 '미래는 우선 상상 속에 존재하고 다음은 의지 속에 그 다음에는 현실 속에 존재한다' 고 말한다. 이 말 속으로 들어가 잠시 눈을 감으면, 상상이 현실이 되는 과정이 뚜렷하게 이미지화 된다. 맑은 여름 푸른 하늘의 흰 구름이 멀리서 뭉게뭉게 피어나더니 줄기차게 내 쪽으로 불어오는 바람을 타고 점점 다가와 어느 덧 안개처럼 나를 휘몰아간다. 나는 어느 덧 안개 같은 구름 속에 파묻힌다.

우리는 상상을 통해 미래로 먼저, 앞서 달려가 볼 수 있다. 미래는 상상 속에서 먼저 그려진다. 그래서 묻는다. 직장인에게 미래란 무엇인가 ? 상상해 보자. 즐거운 상상 말이다. 무엇이 보이는가 ? 사다리의 꼭대기에 서 있는 한 사람이 보인다고? 50점짜리 평범한 상상력이다. 왜냐하면 많은 사람이 알고 있는 이미 존재하는 것을 그리는 것은 상상력이 아니기 때문이다.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다고 ? 만일 그렇다면 당연히 상상력 결핍이다.

상상력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소설가 박완서는 '그건 곧 사랑'이라고 잘라 말한다. 사랑해야 끊임없이 생각하고 집착하고 그려보기 때문이다. 사랑하지 않으면 그것을 줄곳 상상하게 되지 않는다. 작가이며 화가인 폴 호건은 또 이렇게 말한다. "존재하지 않는 것을 상상할 수 없다면 새로운 것을 만들어낼 수 없으며 자신의 세계를 창조하지 못하면 다른 사람이 묘사한 세계에 머물 수 밖에 없다 " 이것이 상상력의 힘이다. 그러니 상상력이 결핍된 사람들은 자신의 눈이 아닌 다른 사람의 눈으로 세상을 볼 수 밖에 없다. 직장인, 그들은 어떻게 자신의 세계를 창조해 낼 수 있을까 ? 당연히 상상력으로 시작할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평범한 우리는 어떻게 상상력을 우리 것으로 만듦으로써 비범함으로 나아갈 수 있을까 ?

상상력을 높이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상상력을 부끄러워하지 말라는 것이다. 유감스럽게도 논리적이고 현실적인 유능한 직장인들 중 다수는 상상력을 현실감의 결핍이나 환상 정도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들은 회사란 '가장 현실적'이지 않으면 안된다고 믿고 있다. 그들은 '상상력이 풍부하다'라는 말을 논리의 비약이나 이상주의자의 허술한 논리로 인식하는 듯하다. 그러니 대부분의 직장에서 상상력을 발휘해야할 문화적 정서가 전혀 형성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태반이다.

나는 변화 경영전문가다. 내가 인식하는 기업의 가장 큰 문제는 과거의 성공학이 현재의 손을 이끌어 미래로 안내할 때다. 추억이 꿈을 압도하면 그 조직은 이미 끝에 도달한 것이다. 과거의 성공을 가져온 요인을 버리고, 새로운 미래를 다시 설계하고, 도전할 때 무엇이 가장 선행해야할 지 물어 보라. 나는 그것이 창의적 상상력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 애플, 구글, SAS, 셈코, 고어등의 혁신 기업들은 자신의 운명을 향한 진화를 거듭해 갈 때 상상력이라는 나침반을 활용한다. 미래가 현재를 선도하게 한다는 말이다. 그러니 검증된 과거가 '가장 안전하고 현실적인 등불'이라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그것은 그저 '과거로 가는 길' the road backward 일 뿐이다.

상상력은 창의성의 근원이며, 21세기 인재의 조건 중 가장 우선적인 미덕의 하나라는 가치 의식의 정립이 상상력 배양의 첫 단추일 것이다. 상상력의 도움을 가장 많이 받은 아인슈타인은 상상력 찬미가다. 그는 말한다. "논리는 우리를 A에서 B까지 데리고 가지만, 상상력은 어디라도 데려다 준다.' 또 그는 말한다. " 상상력이 지식보다 중요한 이유는 지식은 우리가 알고 이해하는 것에 국한되지만 상상력은 전 우주를 포옹한다" 그는 또 덧붙인다. "새로운 가능성과 오래된 문제를 새로운 각도로 풀려면 창의적 상상력이 절대적이다" 라고 말이다. 그러니 상상력이야말로 미래 여행을 위해 가장 먼저 갖추어야할 여행도구일 수 밖에 없다.

상상력이라는 북극성을 마음의 나침반으로 정하고 이제 상상력 실전훈련으로 돌입해 보자. 먼저 이야기 하나를 들려 줄 것이니 이 장면을 머리 속 이미지로 각인해 두자. 어느 날 피카소는 기차를 타고 여행하는 중이었다. 흔히 있는 일이듯이 옆자리의 승객과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는데, 이 승객은 피카소를 알아보자 현대 미술이 실재를 왜곡한다고 불평을 털어 놓았다. 그러자 피카소는 그 '실재' 라는 것의 본보기가 있다면 하나 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자 그 승객은 지갑을 열어 사진을 하나 꺼내 보여주었다. 그것은 그의 아내의 사진이었다. 피카소는 그 사진을 여러 각도로 주의 깊게 들여다보다가 이렇게 말했다. "당신 부인은 끔찍하게 작군요. 그리고 납작하고요"

피카소처럼 생각해보자. 우리의 감각기관이 받아들이는 것들은 전혀 실재가 아니다. 사진이 실재가 아니듯이 일출과 일몰 역시 보이는 그대로의 실재가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안다. 보이는 것처럼 태양이 지구를 도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사진, 글씨 같은 것들도 잉크나 은으로 얼룩진 종이에 불과하다. 이것들이 그 이름에 대응하는 실재로 태어나는 곳은 우리들 마음 속에서다. 상상은 실재하는 것과 그 속에 숨어있는 배후의 영원한 것들을 이어주는 연결망이다. 눈이 본 것과 마음이 본 것을 연결하고, 분리된 환상과 감각적 실재를 엮어줌으로써 통합적 세계를 창조해 낼 수 있게 한다. 따라서 업무를 처리하고, 가사 일을 하고, 아이를 키우는 일상 속에서 감각기관이 인지하는 수준을 넘어 위아래 전후좌우 여러 각도에서 사물과 사건을 다르게 보는 훈련을 해 보자. 그리고 이것을 '피카소의 시선' 이라고 불러보자.

자, 이제 매일하는 업무가 무엇처럼 보이는가 ? 밥? 아버지의 의무? 스트레스? 나의 정체성? 위로 오르는 사다리? 시지프스가 온 힘을 다해 밀어 올리지만 저녁이면 다시 굴러 떨어지는 커다란 바위? 레오나르도 다 빈치 같으면 아마 그것을 자신의 호기심을 풀어 볼 수 있는 장난감이라고 생각했을 것이고, 미켈란젤로라면 그것을 시스티나 천장에 거꾸로 매달려 그려야하는 고통스러운 '천지창조'라는 과업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깊은 애정을 가지고 '피카소의 시선'으로 일상의 업무를 관찰하고 추상화하고 패턴을 찾아보자. 그러면 일상이 달리 보일 것이다. 그때 우리는 명함 속에 갇힌 정체성을 뛰어 넘어 더 큰 세상으로 들어서게 된다. 생각이 커졌기 때문이다.

(포스코를 위한 원고, 상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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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와달
2011.08.19 03:13:45 *.177.242.40
올여름 저는 "저를 알기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늦었지만, 이 길이 어쩌면 가장 빠른 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이제야 소크라테스가 말한 "너 자신을 알라"라는 의미를 알 것 같습니다. 그러므로 "자신의 세계를 창조하라"는 가르침을 깊게 새기겠습니다. "무엇으로 나의 세계를 만들것인가?"라는 화두를 끌어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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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현
2011.09.07 01:05:57 *.224.70.24
선생님...글을 읽으면 읽을수록... 언젠가 선생님을 꼭 한번 뵙고싶드는 생각이 간절합니다.
한국리더쉽센터 온라인 강좌를 통해 선생님의 강의를 처음 알게 되었고,
그 후로 열렬한 팬이 되었답니다.

지방에 거주하고, 녹녹치 못한 상황이라 당장 연구원들의 강좌에 참여하고 싶어도 꾹 참고 있답니다.

칼럼을 읽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감동이 된다는 게...

저말고도 더 많은 이들이 더 나은 삶을 위한 힌트 내지는 지혜를 얻을 수 있을거라 확신합니다.

감사하고 앞으로도 명쾌하고 신선한 칼럼 기대합니다^^*

광주에서 빅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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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rosyo
2011.09.22 10:39:58 *.131.184.3

미래의 나와 현재의 나를 어떻게 연결시켜줄까가 항상 고민이었는데
이곳에서 명쾌하게 답을 얻었습니다.
제게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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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07 10:02:38 *.212.217.154

상상력.

그리고 상상을 현실화 하는 용기.

그 용기를 꾸준히 유지할 수 있는 믿음.

이 세가지를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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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23 14:24:57 *.70.52.123

나의 천진난만하고 무한한 상상력이

미래로 향하는 열쇠임을

의심치 않습니다.

그곳으로 걸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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