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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0월 16일 04시 06분 등록


  열정적이며 모험을 좋아하는 용감한 한 젊은 여성이 23살의 나이에 남태평양의 원시 부족을 찾아 떠났다. 인류학자에게는 그 원시 부족이 학문적 일가견을 내세울 연구의 바탕이되기 때문이다. 마가렛 미드는 이렇게 사모아섬을 탐사한 후 써낸 첫 번 째 저서 '사모아인의 성년' Coming of Age in Samoa' 으로 20대에 이미 유명해졌다. 이 책은 학문적으로도 중요한 성과였지만 일반인에게도 선풍적인 관심을 불러 모았다. 이 책의 성공으로 1929년 이후 대공황 속에서도 그녀는 경제적으로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소수에 속하는 행운을 얻을 수 있었다. 책 한 권으로 인생의 일대 전환과 도약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이다.

이 책은 전혀 딱딱하지 않다. 연구실에서 고리타분한 논문을 쓰는 것은 그녀의 취향이 아니었다. 전문 용어, 각주, 이론적 틀로 치장된 학술 용어는 어디에도 없었다. 유려한 문장으로 써 내려간 소설처럼 읽혔다. 첫 장에는 '사모아에서의 하루'라는 전원적인 제목이 붙어 있다. 그리고 이렇게 시작한다.

"하루의 일과는 새벽에 시작된다. 여명까지 달이 하늘에 떠 있을 때는 새벽이 다가오는 언덕 너머로 남자 아이들의 외침이 들려오기도 했다. 귀신들이 우글거리는 밤, 불안에 떨던 그들은 일터로 서둘러 나가면서 서로를 불렀다."

젊은 미드가 어떻게 대중적 관심과 인기를 얻게 되었는지를 보여주는 문장이다. 심리학자이며 다중지능 이론의 대가인 하워드 가드너는 그녀에 대하여 간명하지만 통찰력있는 관찰을 해 두었다. 그녀는 전통적인 학계의 방식을 따라 어려운 글을 쓰지 않았다. 그녀는 일상생활의 예리한 관찰자였다. 그녀에게는 특정문화권을 자세히 살핀 후 그것을 생생하고 암시적으로 그려내는 탁월한 재능이 있었다. 특히 이질적 문화의 패턴을 파악하는 눈이 뛰어났다. 사례들을 적절히 활용하여 날카로운 직관력으로 미국 사회를 진단했다. 현지탐사를 통해 미드는 사모아의 청소년들은 서구의 청소년들과를 다르다는 것을 밝혀냈다. 사모아의 청소년들은 휴식과 성적 유희를 즐겼고, 서구의 소년들처럼 금욕에 대한 강요나 로맨스에 대한 꿈,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같은 부담이 없이 훨씬 더 자유롭고 느긋하고 단순한 시절을 보낸다는 것을 알아냈다. 그녀는 미국인들에게 다른 문화권에 있는 사람들의 삶의 방식에도 눈을 돌려 봄으로써 미국인들의 삶과 교육 문제에 대한 개선책을 찾아보라고 촉구했다. 결국 그녀는 미국인들 뿐 아니라 전세계인들에게 새로운 이야기, 새로운 텍스트를 제공했다.

미드는 적극적으로 모험을 받아들이고 기존의 권위에 도전했다. 그러나 동시에 그녀는 사회친화적인 기질을 가지고 있었다. 그녀의 말로는 몇 달에 한 명씩 새로운 친구가 생겼고, 일단 친구가 되면 결코 결별하는 일은 없다고 했다. 의견이 다른 집단들을 연설을 통해 설득하는 재주가 뛰어났고, 자칫 적대적이 될 수 있는 사람들을 단합시킬 수 있는 재치있는 아이디어를 제시할 줄 알았다. 에너지가 넘쳤고, 수많은 인생들의 복잡성을 포괄할 수 있는 지적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녀는 스스로 '나의 인생은 조각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각의 조각들은 특정한 다른 사람과 공유되어 있어, 그 특별한 관계들이 모여 온전한 나를 느끼도록 한다'고 말했다. 그녀의 성공은 계속되었다. 2차 세계대전 후 대중의 인기를 얻고 있으면서 사회과학에서 가장 영향력을 발휘한 인물 중 그녀는 열 손 가락 안에 끼곤했다. 명실공히 미국인들의 감정과 생각 그리고 행동에 영향을 준 학문적 리더였다.

하워드 가드너는 리더십에 대한 특별한 정의를 가지고 있다. 그에 따르면 리더십이란 신비로운 카리스마를 가지고 사람을 통솔하거나 다루는 기술이 아니다. 그것은 '타고난 재능이 적절한 사회문화적 조건 속에서 연습되고 다듬어진 훈련된 능력'이라는 것이다. 결국 그의 정의에 따르면 리더로서의 성공이란 명성과 돈 혹은 권력을 얻는 것이 아니라 타고난 재능을 비범하게 발전시킴으로써 세상에 자신을 드러내는 것이다. 마가렛 미드 역시 그녀가 가지고 있는 두드러진 두 가지 지능, 즉 말과 글을 유려하게 다룰 수 있는 언어지능과 다른 사람들의 감정을 이해하고 공감하고 설득할 수 있는 사회친화적인 지능을 고도로 강화시켜 인생을 도약시켰다. 가드너는 성공하고 싶다면 '당신의 독특한 점을 이익이 되게, 축복을 받을 수 있게 만들어라. 많은 경험을 쌓아라. 그리고 그것을 가장 긍정적이 방법으로 추슬러라' 라고 조언한다. 인생의 목표는 경쟁에서 승리하는 것이 아니다. 주어진 능력이 허락하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활용하여 가능한 최고가 되는 것이다.

평범함으로부터 비범함으로의 도약은 자신의 재능과 특별한 기질이 적합한 조건 속에서 개화할 때 발생한다. 마가렛 미드의 첫 번 째 도약은 그녀의 첫 책이었다. 권위에 묶이지 않는 자유로운 에너지가 유려한 문장으로 피어날 때 그녀는 그 분야에서 무서운 잠재력을 가진 젊은 학자로 부상했다. 작가인 버지니아 울프는 문학사에 이름을 남겼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불행한 어린시절을 보냈고 정신장애를 가지고 있기도 했다. 나이가 들어서도 그녀는 성적인 문제와 정신질환으로 자주 우울증을 앓았고 극도의 불안정한 상태에 빠지기도 했다. 그 속에서 그녀는 깊이 자신의 내면으로 들어가 다른 사람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자신을 이해했다. 그녀의 내면 탐험은 글로 쓰여졌고, 결국 그녀의 삶은 언어를 통해 이루어졌다. 전혜린의 경우도 유사하다. 뛰어난 문학적 재능과 감수성을 가지고 있던 그녀는 명문 여고와 최고의 학부에 들어가지만 그때 까지 그녀의 재능은 발휘될 기회를 얻지 못했었다. 독일 유학시기에 이르러서야 고유한 재능이 마음껏 개화하기 시작했다. 그녀가 가진 자기성찰 지능과 언어지능은 만개하게 되고 비로소 인생은 분출구를 찾게 되었다. 그녀의 생이 뛰어오르는 순간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피카소는 화가로서 천재적인 재능을 가지고 태어난 사람이다. 그러나 그의 다른 지능은 매우 뒤떨어져 정상인이 아닌 수준에 머물고 있었다. 학교를 혐오했고 결석을 자주했다. 학업의 진도를 따라갈 수도 없었다. 읽기와 쓰기가 어려웠고, 특히 숫자는 그에게 아무런 의미도 전달해 주지 못했다. 특이하게도 그에게 숫자란 수량을 나타내는 상징이 아니라 시각적 무늬로 인식되었다. 예를들어 0은 비둘기의 눈, 2는 비둘기의 날개로 받아들였다. 만일 그가 어려서부터 그림이라는 재능의 분출구를 찾지 못했다면 그의 인생은 비참했을 것이다.

재능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사람들은 늘 천재들의 이야기부터 시작한다. 그러나 재능은 천재들의 이야기가 아니다. 그것은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다. 자신에게 주어진 소박한 재능이라도 소중히 여기고 발전시켜온 훌륭한 사람들이야 말로 진정한 귀감이 된다. 이제 그 이야기 하나를 할 때가 되었다.

"뒷 산에서 자주 찾아 볼 수 있던 여우는 사라졌다. 밭종다리같은 조그만 새는 눈을 씻고 찾아 보아도 보이지 않는다. 논밭에서 울던 섬휘파람새는 어디로 갔을까 ? 민둥산으로변해가는 처량한 산 만큼이나 내 마음도 처량해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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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도 장승포 섬마을에서 태어난 조류학자 윤무부의 눈에는 변해가는 고향의 모습이 점점 사라지는 새의 숫자로 부각되었다고한다.  그는 바다와 산, 어디서나 새를 접할 수 있는 자연에서 자라났고, 그 환경적 조건은 그가 가지고 있는 자연친화력이라는 특별한 지능을 발현할 수 있도록 자극했다. 그는 평생 새를 연구하며 살았다. 그리고 전국각지를 떠돌며 4천장이 넘는 새 사진과 1백 여종의 새소리를 채집하여 제작했다. 그의 노력은 한국의 조류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되었다.

성공은 재능을 얼마나 많이 가지고 태어났느냐에 달려 있지 않다. 그것은 카드 게임과 같다. 패는 주어지는 것이다. 좋은 패도 있고 나쁜 패도 있다. 주는 대로 받을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우리는 카드게임에 참가한 플레이어로 주어진 패를 가지고 혹은 이기기 위해서, 혹은 즐기기 위해서 최선을 다해야한다. 마찬가지로 재능은 주어진 대로 받을 수 밖에 없다. 그것은 신의 영역이다. 그러나 받은 재능을 다 쓰고 가야하는 것은 인간의 책임이다. 그리고 성공이란, 받은 탤런트의 크기가 얼마가 되었든 받은 만큼은 다 쓰고 갈 때 찾아온다. 미국의 대통령이었던 루즈벨트는 이것을 아주 멋지게 표현했다. "성공한 보통사람은 천재가 아니다. 평범한 자질을 가지고 있었을 뿐이다. 그러나 그 평범함을 비범하게 발전시킨 사람이다" 평범함이란 없다. 그것은 아직 속에 있는 것이 개화하지 않았다는 것을 지칭하는 말이다. 그것이 터져 나오는 때, 누구나 비범함으로 건너 뛰어 넘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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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희향
2009.10.16 17:54:43 *.10.137.189
휘청거린다고 느낄 때마다 사부님의 말씀은 늘 저를 일으켜 세워 주십니다...

사부님... 낼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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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대생
2009.10.19 13:20:54 *.138.251.241
언제나 글 잘 보고 있습니다 ^^ 선생님의 말씀은 정신적으로 힘들때마다 많은 힘이 되고, 자양분이 되지요. 오늘도 자양강장제 한 병을 입에 톡 털어놓고 가는 기분입니다~좋은 하루 되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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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배
2009.10.20 12:26:40 *.205.179.252
마찬가지로 재능은 주어진 대로 받을 수 밖에 없다. 그것은 신의 영역이다. 그러나 받은 재능을 다 쓰고 가야하는 것은 인간의 책임이다.

저는 한때  성공은 재능을 얼마나 많이 가지고 있느냐에 의해서 정해진다고 생각했습니다. 재능과 자신의 환경은 주어진대로 받아야 한다는것도 이제는 조금 인정을 했습니다. 그러나 받은재능은 다쓰고가야하는 인간의 책임에서
가슴이 메여옵니다. 아직 저는 제 안에 있는 재능이 있는지 찾아보지도 않았습니다. 꿈벗을 만나고 나서 저는제 안에 재능이 숨어 있었다는 사실을 주목했습니다.

이제 제 서재에 있는 책을 통해서 숨겨진 재능을 찾아서 그 재능이 강점이 될 수 있게 매일 그렇게 방을 청소하는 주부의 손길처럼 제 손이 제법 익숙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저또한 이제 과거를 털어버리고 부지런히 오늘 하루 재능이라는 원석을 쪼개어 멋진 작품을 만들어 볼 생각입니다.. 선생님 늘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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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1.25 08:11:52 *.205.171.142
요즘 하워드 가드너의 '다중지능 이론'에 관심을 가지고 관련 책들을 보고 있습니다.
좋아하는 사람과의 공통점을 발견한다는 것은 정말 신나는 일이지요.
선생님의글에서 나의 최근 관심사와 동일한 단어를 발견한 것이 왠지 흐믓해지는 아침입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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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rah
2009.11.26 13:46:15 *.112.94.183
정말 공감가는 글이에요...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어서 스크랩해갈께요...
오늘도 행복으로 가득하시길! Thanks a l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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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05 15:50:14 *.139.108.199

천둥처럼,

내 안에 숨겨진 나의 재능이 뚫고 나올 수 있기를.

매일매일의 힘으로 노력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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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2.24 18:55:28 *.212.217.154

평범과 비범, 그 차이

스스로 내 안에 그 숨어있는 비범함을 믿고

그것을 찾아 떠날 용기가 있다면

그것이 바로 변화의 바른 모습이 아닐까?


그렇기에 우리는

내면에서울리는

내 안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할 것입니다.

그 목소리에 열쇠가 숨겨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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