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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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명함에는 이렇게 쓰여 있다. 최고상상책임자 Chief Imagination Officer, 얼마나 멋진 단어인지 나는 보는 순간 그의 책을 사서 읽게 되었다. 그의 이름은 롤프 옌센이다. '드림 소사이어티'의 저자이기도 한 미래학자다. 나는 그를 만나 본 적은 없지만 만나면 금방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나의 명함에는 '변화경영전문가' 라고 쓰여 있고 내 직업의 비전이 함께 적혀 있다. "우리는 어제보다 아름다워 지려는 사람을 돕습니다" 사람들은 내 명함에 적힌 슬로건을 좋아한다. 명함을 보는 순간, 내가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인지 금방 알게 된 것 같다. 그래서 실제로 나는 이 명함 덕을 많이 보았다.
새해가 되었으니 새로운 명함을 하나 만들기를 바란다. 어쩌면 당신은 명함이란 그저 회사에서 만들어 주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지도 모르겠다. 회사가 배치한 부서에서 회사가 인정한 직위가 적혀 있는 바로 그 명함, 그것이 명함의 전부라고 생각하는 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 명함에 갇히는 순간 여러분은 다른 사람이 규정한 틀에 갇히게 된다. 그리고 창의성과는 멀어져 어제의 일을 다시 반목하게 된다. 나는 거부한다. 명함은 자유다. 그러니 올해를 시작하면서 그 뻔한 명함 말고, 당신의 자유를 담은 명함 하나를 별도로 만들어 보라는 것이다. 그리고 회사 명함과는 다른 또 하나의 정체성을 당신의 지갑에 담아두었다가 마음이 통하고 말이 통하고 꿈이 통하는 사람에게 ' 이게 나요' 하고 웃으며 건네 주라는 것이다.
나도 올해는 명함을 좀 바꾸어 볼까 한다. 10년 전 나는 40대 중반에 '변화경영전문가'라고 나를 부르면 1인 기업가로 독립했다. 10년이 지나 이제 50대 중반이 되었다. 이제부터 스스로를 '변화경영사상가'로 부르려고 한다. 전문가에서 사상가로 진화하고 싶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이후 언제부터인가는 '변화경영의 시인' 으로 불리려고 마음 먹고 있다. 그러고 보니 내 명함은 현재를 담고 있었다기 보다는 늘 내 꿈을 담고 있었던 것 같다. 내가 롤프 옌센의 명함을 보는 순간 반가웠던 이유는 우리가 같은 부류의 사람들이라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우리 모두 명함에 미래를 담고 사는 사람들인 것이다. 여기에 걸맞는 영문이름을 지금 구상 중이다. 이런 것은 어떨까 ? Chief Change Officer 약간 표절 같다. 그리고 밋밋하다. 그러면 이런 것은 어떨까 ? Chief Revolution Guerrilla 이건 너무 급진적인가 ? 그럼 이건 ? Change Philosopher 맘에 들긴 하는 데 조금 무거운가 ? 아니면 이건 어때 ? Thought Revolution Dreamer, 이거 괜찮다. 감이 온다. 일단 후보에 올려두고 더 생각해 보자. 나는 꿈꾸는 사고 혁명가가 좋다.
나는 늘 나를 가지고 무엇을 만들 수 있는 지 생각해 본다. 한때 나는 역사가가 되고 싶었다. 그것이 유일한 바람이었다. 나는 그렇게 되지는 못했다. 여러 가지 사정으로 학업을 계속할 수 없었다. 그때 나는 매우 실망했고, 무기력해졌다. 꿈이 사라졌기 때문이었다. 몇 년 동안 아무 생각없는 직장인으로 살았다. 그저 아무 생각없이 하루를 지낼 수 있다는 것이 오히려 위안이었다. 그러다가 나에게 물려 나를 바꾸고 싶었기 때문에 경영혁신실에서 내 20년 직장 생활의 대부분을 보냈다. 그리고 어느 날 나는 작가이며 변화 경영전문가로 나를 만들었다. 마치 오랜 시간이 걸려 하나의 건축물이 만들어 지듯 나는 인문학의 바탕 위에 서 있는 변화전문가라는 건물이 되었다. 그것은 재능이라는 골조로 지어졌고, 취향이라는 마감재로 모양을 갖추었다.
지금 나는 역사학자가 되지 않은 것에 대하여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나는 과거를 현재로 데려오는 것 보다는 현재를 미래로 데려가거나 미래를 현재로 데려오는 것에 훨씬 더 적합한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상주의자는 이야기를 현실로 데려오는 사람이고, 낭만주의자는 현실을 이야기처럼 살려는 사람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이상주의자거나 낭만주의자다. 그러나 오랫동안의 직장 생활을 통해, 현실성이 보완된 것 같다. 그래서 나는 현실적 이상주의자로 나를 부른다. 그래서 나는 외친다. "꿈을 꿀 때는 영원히 살 것처럼 불가능한 꿈을 꿔라. 그러나 그 꿈을 실천할 때는 내일이 없는 사람처럼, 오늘 죽을 것처럼 살아라" 나는 삶의 모순과 딜레마가 좋다. 나이가 들면서 '우리 안에는 모순을 융화하고 조화시킬 수 있는 힘이 있다'라는 믿음을 더 많이 가지게 된 것 같다. 이 갈등과 모순이야 말로 진보와 진화의 원동력이며 에너지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과거를 팔 수 있으면 과거를 팔자. 그러나 미래를 팔 수 있으면 그 미래를 팔자. 명함에 꿈을 새기고, 그것이 기쁨이 되게하자. 꿈의 명함을 만들면서 세 가지 생각을 던져 버리자.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라는 생각은 개에게나 던져주자. 나는 나의 삶을 사는 것이니까. '나에게 그런 능력이 있을까' 라는 생각은 호랑이가 물어가게 하자. 마음의 심연에서 우러난 생각은 내가 가진 능력을 비추는 요술거울이니까. '내가 지금 무슨 짓을 하고 있는거지' 라는 생각은 거리를 지나다 떨고 있는 사람에게 겉옷을 벗어주듯 벗어 버리자. 하고 싶은 일을 한 번도 해 보지 못한 사람은 결국 인생을 후회할테니까. 한번 해보고 싶은 그것을 명함에 새겨 놓자. 화장실에서도 꺼내보고, 어딘가 차를 타고 여행을 할 때도 꺼내보자. 길을 가다가도 문득 한 가로수 아래서 꺼내보자. 어디서나 나를 만나는 곳이면 문득 주머니 속을 뒤져 이 명함을 꺼내보자. 매일 매순간 그 일을 그리워하는 데 이루어 지지 않는다면 그것은 대단히 이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아마 자나깨나 로또를 바란다면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다. 내가 나에게 줄 수 있는 선물이 아니기 때문이다. 아마 자나깨나 신에게 기도한다면, '가서 그 기도가 이루어 지게 행동하라'라는 답을 얻게 될 것이다. 신은 우리에게 꿈을 주었으니, 우리의 의무는 몸을 움직여 그 일을 매일 하는 것이다. 그러면 우리가 바라는 그 사람이 되어 있을 것이다. 나는 이 건강한 방정식을 의심하지 않는다. 자명하기 때문이다.
(혁신경영, 2010 년 1월 )
Chief Revolution Guerrilla
다른 건 몰라두 이건 하지 마세요~!!
이 게릴라에
'일정한 제복을 착용하지 않고 또 정규군에 속한다는 것을 명시하지 않고 대적(對敵) 전투행위를 하는 사람 또는 그 단체' 이거 말고 다른 뜻이 있으시담 몰라두..
게릴라는 보통 (1)조직적인 지휘·통신·보급·위생 등의 기관은 없고, 단독 또는 소부대의 행동에 의해 적을 기습하여 전과를 거두고, 신속하게 빠져나와 일반 민중 속에 숨어서 반격을 피한다. (중략) 게릴라는 그 지방 (2)주민들의 지원을 받는 일이 활동의 전제가 되며, 주민들의 지원 없이는 효과적인 작전을 수행할 수가 없다
완전 사전적인 의미로만 (1)은 1인기업인의 삶의 방식이고 (2)가 필요하다는 차원에서 비슛하긴 한데..
우리의 敵이 얼마나 대단하기에 생을 바쳐 싸워도 영원한 게릴라의 지위에 머무를 수 밖에 없는 걸까요?
기왕 혁명을 하려면 반드시 성공하여 사령부를 접수해야하는 게 아닌가..
셤공부 해야한담서 별걸 다 걱정한다구요?
글게요..그래두 게릴라는 하시지 마세요!! 아셨죠?
모 굳이 하신대두 쫄쫄 따라갈거지만요..
글구
더불어 제 명함에 새겨넣을 직함으로는
Dream Stylist 혹은 Imagination Stylist를 물망에 올려봤습니다.
아직 맘속에선 Chief Imagination Officer를 포기못하고 있긴하지마요.. ㅎㅎ
욕심내지 말고 차근차근 가보겠습니다!!
써니님께서 자신의 꿈을 끌어당기는데... 저도 힘을 돕겠습니다.
언니 내 명함에 써진 말 알쥐? '당신의 꿈과 함께합니다.'
미래의 빛나는 써니와 현재의 밝은 써니를 그림으로 콱 묶어줄께요.
이미 언니꺼 였던 꿈이었으니 나는 끈만 준비해서 묶어서 당겨주면 되잖아요. 헤헤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