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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3월 19일 11시 56분 등록


 서울에 도착한 시간은 새벽 1시, 마지막 열차에서 내리니 눈보라가 사방에서 밀려 들었다네. 어찌나 춥게 밀려드는지, 미리 봄 옷 차림으로 남쪽 부산을 다녀 온 나는 목도리 하나라도 하고 올 것을 후회 막급하였다네. 이미 서울역사 안의 편의점은 문을 닫아 우산도 구할 수 없고, 노숙자들만 겨울 보다 더 추운 봄날에 잘 곳을 찾아 이리저리 몰려 다니고 있었다네. 눈을 맞으며 역사를 나오니 택시는 거의 끊기고, 막 기차에서 내린 손님들만 길게 줄을 서 기다리고 있었다네. 순간 서울에 도착했건만 집에 갈 방법이 막막하여 당황스러웠다네. 잠시 자네들에게 화가 나기도 했네. 하필이면 이런 날 나를 불러 골탕을 먹이는구나 하고 말일세. 달랑 기차표 두 장으로 부산으로 나를 불러 강연을 하고 돌아오는 날, 봄 눈은 그렇게 춥고 황당하게 내렸지.

서부역으로 나온 나는 거의 대각선상에 있는 불가마 찜질방에서 잠을 잘까 생각했네. 조금 걸어 나와 편의점에서 우산을 하나 사 눈보라를 가리고 그곳까지 걸어갔다네. 막상 건물하나가 통째로 찜질방인 그곳 입구에 이르니 들어가기가 싫었네. 길가는 택시를 조금만 더 기다려 보기로 했지. 헛된 기다림이었다네. 나는 실망했고 점점 추워져 할 수 없이 찜질방으로 들어갈까 생각했지. 그때 문득 이 밤이 나쁘지 않다는 느닷없는 생각이 들었다네. 봄눈이 미친 듯이 쏟아지는 이 밤, 눈길을 걸어 집에 가도 나쁘지 않으리. 옷깃을 세우고 잠시 망설이는 나를 몰아 눈길을 걸어 보기로 했네. 마음을 먹자 그 길은 즐겁고 특별한 작은 모험처럼 여겨졌다네. 밤 영업을 끝내고 오지 않는 손님을 기다리는 주점과 식당 주인들은 가게 앞 눈을 쓸고 있었지. 내일을 위한 비질이었다네. 가게 불빛이 내리는 눈발들을 환하게 비치고 있었네. 한참을 걸었다네. 마치 시베리아를 걷는 젊은이인양 스스로 즐겁게 과장하면서 말일세. 내가 그런 우스운 시도를 하게 된 것은 아마 그대들 젊은이들을 수 백명 모아 놓고, 불과 몇시간 전에 대학의 캠퍼스 안에서 '젊음은 젊음으로 살아야 한다'고 말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네.

눈.jpg

수 백명의 젊은이들이 모인 넓은 강당에서 자네는 강사인 나를 소개하면서 그 강연회를 개최하게 된 숨은 사연과 과정을 참석자들에게 자세히 설명하더군. 그 자리에 앉아 나도 흥미롭게 자네의 말을 들었다네. 그래, 자네는 내게 한 달 전 쯤 메일을 보냈지. 부산에 와서 대학생들에게 강연을 해 줄 수 없느냐고. 강연료를 줄 수는 없지만 꼭 필요한 젊은이들에게 열정을 나눠달라고 말이야. 자네는 거의 백 명에 달하는 유명 인사들 한 사람 한 사람에게 편지를 보냈다고 했네. 백 사람에게 보냈는데, 아흔 여섯명에게서는 아무 회신이 없었다고 했지. 세 명은 정중히 거절했다고 했지. 그리고 내가 보낸 하나의 답장에 희망을 가지게 되었다고 했지. 그 편지에 나는 이렇게 썼지. "나는 이 강연회에 가지 않겠습니다. 매력적이지 않아요. 내가 거절할 수 없는 이유를 만드세요." 내가 보낸 짧은 메일 속의 이 메시지를 그대는 옳게 해석했더군. 그대는 뜻을 같이 하는 젊은이들과 이 강연회를 아이티 재건을 돕는 모금운동과 연계시키고, 뜻이 있는 NGO를 초청하고, 대학교 앞 상가를 돌아다니며 모금 운동을 했지. 자네의 이런 노력들은 결국 내가 그곳에 가서 젊은이들을 위한 무료 강연회를 흔쾌히 승낙하도록 만들었네. 그리하여 작은 인연이 맺어지게 되었고, 우리는 멋진 만남을 하게 되었지. 나는 자네가 애써 배우려는 사람이고, 온전하게 자신을 바쳐 열심히 현재의 삶에 참여하려는 멋진 청년이라는 것을 알았네. 눈길을 걸어 집으로 돌아 온 날, 나는 자네 같은 젊은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한 가지 이야기를 정리해 보았네. 그리고 이 이야기에 '젊음은 결코 미리 늙어서는 안되는 것'이라는 제목을 붙여 두었네. 강연에서 나누었던 이야기들과 연결된 것들이니 마음에 담아두고 잊지 않기 바라네.

나는 종종 젊은이들이 너무도 빨리 밥벌이와 친해지는 현상을 보곤 한다네. 너무도 빨리 '경제적 필요'에 무릎을 꿇는 것을 자주 목격한다네. 아이를 가르치는 데는 전혀 흥미가 없지만 오랫동안 교사 일을 할 수 있다는 안정성 때문에 교직에 목을 매는 젊은이를 보았다네. 국민에게 봉사하는 즐거움에 대해서는 한 번도 생각해 본적이 없지만 사기업 보다 10년은 더 다닐 수 있다는 것 때문에 공무원이 되려고 하는 젊은이들을 보았다네. 고등학교 때는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서, 대학에서는 취업을 위해서 스팩에 매이는 젊은이들을 수없이 본다네.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말하지 말게. 그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네. 나는 멀쩡히 다니던 대학을 중퇴한 빌 게이츠나 스티브 잡스 같은 인물들이 세계를 좌지우지 한다고 강변하려는 생각은 추호도 없다네. 오히려 너무도 많은 젊은이들이 달려가는 그 큰길이 바로 엄청난 레드 오션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은 것 뿐이라네.

생각해 보게. 지금은 지식사회이고, 창의성이 최고의 미덕인 시대라네. 기업은 창의성에 목을 매고 있네. 그런데 열 명의 대학생 중에서 아홉 명은 비슷한 인생을 가지고 있다네. 비슷한 생각, 비슷한 경로, 비슷한 스팩에 꽁꽁 묶여 있다네. 우습지 않은가 ? 자신만의 차별적인 인생의 스토리를 만들어 내지 못한 채, 창조성이 생명인 사회를 맞이한다 말이야.

나는 가장 중요한 젊음의 특성은 바로 '아주 많은 우연한 사건들' 속에 자신을 노출시키는 용기라고 생각하네. 지나고 보니 인생은 결국 아주 많은 크고 작은 사건들로 짜여져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네. 계획대로 되어 기쁜 일도 있고, 오래 준비하고 바라던 일이 무산되어 엉뚱한 곳으로 흘러가는 삶에 당황하고 고통스러워 하며 세월이 지나기도 하지만, 결국 그 사건들이 곧 인생의 내용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네. 누군가의 삶이 흥미진진한 이야기거리가 되려면 그 사건들이 흥미진진해야하지 않겠는가? 이것은 커다란 사건만을 추구하라는 뜻이 아니라네. 중요한 것은 어떤 사건이든 그것을 훌륭하게 재해석해 낼 수 있는 힘에 달려있네.

20세기 가장 위대한 혁명가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체 게라바는 원래 의사였다네. 하지만 20대 초반 의학도 신분으로 떠난 7개월간의 라틴 아메리카 여행이 그의 삶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지. 체 게바라가 거창한 목적을 가지고 여행을 떠난 것은 아니었다네. 그는 고국인 아르헨티나 너머의 세계에 대한 호기심과 모험의 열정에 이끌려 친구인 알베르토 그라나도(Alberto Granado)와 함께 중고 오토바이를 타고 여행길에 올랐지. 하지만 여행을 하고 난 후에는 삶의 가치관과 세계관이 완전히 바뀌었어. 그는 이 여행에 대해 기록한 ‘모터사이클 다이어리’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네.

“(여행에서 돌아와) 아르헨티나 땅에 다시 발을 딛는 순간, 이 글을 쓴 사람은 사라지고 없었다. 이 글을 다시 구성하며 다듬는 나는 더 이상의 예전의 내가 아니다. ‘우리의 위대한 라틴아메리카 대륙’을 방랑하는 동안 나는 생각보다 많이 변했다. 그 깊이는 내가 생각하는 정도를 넘어서는 것이었다.”

체 게바라가 여행을 통해 본 것은 무엇이었을까 ? 무엇이 과거의 그를 사라지게 했을까 ? 게바라는 우연히 칠레의 한 노동자 부부와 하룻밤을 보내게 되면서 이곳 사람들의 현실을 체험할 수 있었다네. 그는 추운 밤 담요 한 장 없이 부등켜안고 자는 노동자 부부에게 하나뿐인 이불을 건네 주었지. 그는 당시 경험에 대해 “그것은 내가 겪은 가장 추웠던 경험 가운데 하나였지만 내게는 낯선 이 인류에게 좀 더 가까워진 느낌을 갖게 해준 경험이었다.”고 말했다네. 그는 그 여행에서 이런 장면들과 무수히 마주치면서 의사도 성직자도 아닌 혁명가로서 자신의 길을 택하게 되었던 것이네. 잘 생각해 보게. 사건의 크기가 아니라 그 사건을 통해 전해지는 깨달음의 크기가 인생을 바꾸는 것이라네. 사건을 해석하는 힘을 키우고, 그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우리게. 우주가 천둥처럼 전하는 그 목소리를 놓치지 말게.

자네라면 내 이야기가 현실성이 결여된 이상주의자의 근거없는 믿음이라고 여기지 않으리라 믿네. 1986년 옥스퍼드 대학의 우주학자인 존 배로우와 프랭크 티플러는 '인류학적 우주론 원리' Anthropic Cosmological Principle 라는 멋진 책을 쓰게 되었다네. 그 책 속에는 지구상의 생명체의 운명은 우주의 생명과 본질적으로 연결되어 있다고 주장한다네. 우리 속에 우주가 들어 있다는 말은 전혀 우스운 말이 아니라네. 카를 구스타프 융의 말을 기억하게.

"꽃봉오리가 열리고 보잘 것 없는 것으로부터 위대한 것이 태어나는 인생의 정점에서, 하나는 둘이 된다. 늘 우리의 내부에 존재했지만 보이지 않았던 이 위대한 모습은 대 각성을 촉구하며 지금까지의 나에게 정면으로 맞서 떨쳐 일어난다."

젊음은 젊음으로 인생에 기여한다네. 너무도 쉽게 늙지 말게. 위대한 것이 그대의 가슴 속에서 자라나는 것을 받아들이고, 우주와 공명하고, 자신에게 맡겨진 '그 일'을 반드시 해 내게.

추신 : 참, 그대가 새벽에 서울에 도착할 나를 위해 봉투에 넣어 둔 삼 만원에 대하여 잠시 말해 두어야겠네. 팔천 오백원으로 우산을 샀네. 그리고 한참 걷고 있는 내 앞에 택시가 한 대 섰다네. 나는 택시 기사분에게 고마움의 표시로 만 원을 드렸네. 그래서 만 천 오백원이 남았네. 부산 강연은 경제적으로도 좀 남은 비즈니스였다네. 고맙네.

('월간중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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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10.03.19 13:30:06 *.36.210.247
젊음에게 귀한 선물을 나누어 주고 오셨군요. 고생하셨습니다.

젊음이 지혜와 사랑을 득하지 못할 때에는 낯선 도시의 추운 밤거리를 헤맬 때와 같이 깜깜할 뿐일 것입니다.

그들 가운데 많은 청년들이 그날의 귀중한 강연과 인연이되어 깊어지고 나아가 일생의 깨달음을 얻어 인생의 귀한 길로 들어서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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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스트
2010.03.19 16:27:13 *.70.213.203
좋은글 잘읽고 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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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박
2010.03.19 17:36:31 *.148.95.177
아... 요즘 사부님 글을 읽으면 왜 자꾸 눈물이 글썽거릴까요.
사부님, 잊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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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인희
2010.03.19 22:36:38 *.108.158.238
우연한 사건들 속에 자신을 노출시키는 용기... 그 사건들 속에서 재해석하는 초긍정의 효과와 비전들...
그 사건을 통해 전해지는 깨달음의 크기가 인생을 바꾼다.

참으로 사려깊은 통찰력이십니다.
젊은이들 뿐만 아니라 현재를 살고 있는 중장년들에게도 해당되는 중요한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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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건재
2010.03.19 22:51:32 *.236.254.172
선생님 참 괜찮은 부산 여행 하셨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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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건재
2010.03.20 20:50:12 *.59.170.61
선생님께서 어서 끝내고 오라 하시니, 조급했던 마음이 더 조급해 질려고 합니다. ^^
아직은 공부가 재미 있어 다행입니다.
얼마전에 와이프랑 한국 TV보다가 선생님이 잠깐 나오셨는데,
와이프가 말하길.....선생님은 점점 더 젊어지신다. ^^
열심히, 그리고 되도록이면 빨리 끝내고 돌아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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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깽이
2010.03.20 08:27:43 *.160.33.180
건재야,  잘 있지 ?   네 처도 ?   
어서 끝내고 오너라.   상준이 잘 있다는 소식도 전해들었다. 
나는 매우 잘 있다.   봄이라 더욱 좋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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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20 00:58:47 *.46.113.108
사부님과의 첫 만남이 생각나네요

벌써 6년전 일인가요? 그때 저도 돈은 없지만 선생님을 꼭 모셔 강연회를 열고 싶어하던 어떤 대학생이었죠
당시 저도 전화드리면서 '정말로 꼭 모시고 싶지만 강연료는 드리기가 힘듭니다'  말씀드렸고,
사실 저는 그때 당연히 사부님께서 거절하실 줄 알았습니다. (그래도 한번 깡으로 부딪혀봤지요)

그러나 당돌하지만 절박했던 한 대학생의 청을 들어주셔서 잊지 못할 시간을 선물해주시고 가셨죠
그 대학생이 이렇게 커서 되돌아와 '구본형 선생님'을 '사부님'이라고 부르면서 지내네요 ^^

강연이 끝나고 건물 출구까지 사부님을 모셔다드리던 짧은 배웅길에
'선생님의 책 덕분에 많은 힘을 얻었었어요' 라고 하니, '그러십니까?'하면서 씨익 한번 웃어주셨는데
그 장면이 선명하게 한 장의 사진처럼 찍혀 종종 그 장면을 꺼내보고는 했지요

부산까지의 먼길.. 아마 그 수많은 학생 중 어느 학생들에게는 저와 같이 그 강연이 한장의 사진이 되어
가슴 속 깊이 박혔을 것입니다. 젊음의 가슴 속에 씨앗을 뿌리는 일만큼 멋진 일이 또 있을까요?

좋은 걸음 하셨습니다
멋진 걸음 하셨습니다
참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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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깽이
2010.03.20 08:32:00 *.160.33.180

얼굴이 하얗고,  열정이 많은 젊은이가 그곳에 있었지.   
언젠가 다시 만나게 될 것라고 생각했었다네. 
어디서 인지 모르지만  
오래 걸리지 않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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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산
2010.03.20 01:16:13 *.52.96.30
사실 사부님을 접한 수많은 우연^^들이 비슷하게 느끼고 있을 겁니다.
받은 것 잘 간직하여 꼭 다른 우연에게 잘 나누어 쓰도록 하겠습니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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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철
2010.03.20 10:04:02 *.219.6.152
멋져요~
글 퍼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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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철
2010.03.21 02:53:16 *.29.105.130
야간 근무중 맞는 새벽 시간, 가슴을 울리는 글을 읽을수 있는 행복감에
더욱 또렷히 내 삶과 이웃을 살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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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완
2010.03.21 18:43:58 *.255.183.29
이 글을 읽으니 사부님을 처음 뵌 날이 떠오릅니다.
9년 전 초여름의 어느날이었지요.
사부님께서 광화문 교보빌딩 앞 세번째 나무에서 만나자고 하셨지요.

저는 그 길을 걸을 때마다 그 나무에 머물며 그날을 떠올립니다.
그 날은 제 삶에서 가장 운명적인 날이었습니다.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귀중한 날입니다.

그날부터 지금까지 사부님께서 주신 가르침과 기회들이 저를 만들었습니다.
그럼에도 너무나 중요한 가르침을 삶으로 실천하지 않은 게 많습니다. 
그때는 몰랐는데, 지금은 자꾸 부끄럽습니다.

승오와 20대를 위한 책을 쓰고,
나침반 프로그램에서 만난 젊은이들에게 선생님이란 소리를 들을 때마다 가슴이 뜨금합니다.
'내가 누군가의 선생이 될 수 있나?' 스스로에게 묻곤 합니다.
처음에는 노력하면 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모르겠습니다.
부족함을 알기에 점점 조심스러워지고 망설이게 됩니다.
 
사부님의 가르침을 삶으로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노력하겠습니다.
노력에서 만큼은 부끄럽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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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22 09:58:08 *.170.243.226
사부님의 인간적인 면모도 볼 수 있는 글이네요..
요새 저희 정직원과 인턴을 채용하고 있는 시기라서 그런지..
사부님의 글이 더더욱 현실로 느껴집니다..
대부분의 이력서는 토익과 자격증과 학점 그리고 봉사활동으로 좁혀집니다.
그 많은 스펙을 채우기 위해서 들인 돈과 노력에 비하면,
1장의 이력서가 너무도 안타까울 정도로 다들 비슷비슷하지요..
그 중에, 한국발명진흥회가 특허와 관련된 일을 한다는 자기소개서만 있어도..
저희는 나머지 스펙은 보지 않은채 무난히 서류전형을 통과할 수 있는데도 말이지요..
저 또한 그렇게 이 회사에 입사했습니다.
그래서 10년간 기나긴 고통속에서 제 존재의 의미를 찾고자 노력했습니다.

제 후배들은 저와 같은 삶을 되풀이 하지 않길 바라지만..
현실은 저와 같은 삶을 한번 더 되풀이 하는 양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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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23 12:08:37 *.212.217.154

선생님 글 중에 왠지 모르게 이 글이 저에게 가장 큰 울림을 줍니다.

쉽게 늙지 않고,

내 안에 커다란 것이 자라게 받아들이고,

우주와 공명하며 나에게 주어진 '그것'을 해 나가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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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08 12:39:32 *.143.63.210

사건의 크기가 아니라,

그 사건이 가지고 있는 의미를 해석하는 힘.

그것이 내 안에 숨겨진 천복에 한걸음 다가서는 방법 이겠지요.


그 작은 소리를 따라 갑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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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09 07:17:39 *.62.21.116
한번도 만나 본 적 없는 사람에게 편지를 써 본 경험은 간혹 있었지만 세상에 안 계신 분께 댓글을 달아보는 날이 다 있네요..
참 아름다운 삶을 살아오신 분 같습니다
아쉽고 슬픈 마음에 이 새벽(?)이 살짝 무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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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23 22:35:32 *.11.178.67

이 이야기의 부산 청년이 친한 형입니다.

아직도 그 젊은이는 미리 늙지 않고, 자기만의 길을 잘 걷고 있습니다. 

그 형과 대학시절을 함께 보내면서, 그리고 선생님의 책을 읽으면서 

저 역시 꿈을 키웠고, 저만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젊음은 미리 늙지 않는 것이니,

젊음을 젊음으로 살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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