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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4월 9일 06시 11분 등록

  '고통없는 변화는 없다.' 이 명제는 옳다.  익숙한 것들을 버려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변화가 고통이라는 이 명제는 극복되어야한다.  "사랑하지 않으면  변화도 없다." 이것이 새로운 명제다. 모든 변화 방정식은 이렇게 진화하여 새로운 모델로 정립되어야 한다. 가정을 바꾸지 않으면 변화 역시 고착된다.  더 이상 변하지 않고 고착된 변화,  이런 자가당착이 어디 있는가 ?

  변화가 고통인 이유는  변화가 외부에서 주어졌기 때문이다.  강요되었다는 것, 내가 선택한 나의 변화가 아니라,  '그들'이 내게 강요한 질곡이라는 것이 바로 고통이다.   이런 변화는 상처로 남는다.   진정한 변화는 그런 것이 아니다. 그것은 봄이 되어 꽃봉오리 하나가 푸른 하늘을 향해 자신의 몸을 여는 것이다. 이 찬란한 몸짓이 바로 변화의 가장 아름다운 표상이다. 변화는 진보이며 도약이며 변신이다.   지금의 내가 아닌 매혹적인 다른 내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이다.   잠재태에서 내가 바라는 실재로의 진화인 것이다.

지방의 무명대학을 나와 월급도 제대로 주지 못하는 작은 기업에 취직한 후, 모두 떠날 때, 다른 곳으로 갈 수도 없어 그곳에 남아야만 했던 한 청년이 있었다. 무기력과 비탄에 젖어 굴욕감 속에 아침마다 찾아 가야하는 곳이 바로 비전 없는 직장이었다. 어느 날 아침, 불현듯 한 생각이 찾아 들었다. '불만이 있다고 회사를 그만두면, 아무리 좋은 회사에 들어가도 마찬가지다. 나는 패배자가 되고 싶지 않다" 그는 지금하고 있는 일에 모든 힘을 쏟기로 했다. 모든 불만을 거두어들이고, 지금의 일이 천직인 것처럼 집중했다. 알 수 없는 전의가 불타오르고, 치열함이 솟아올랐다. 짐을 아예 회사로 옮겼다. 맡은 일만 열심히 하는 것은 재미없다. 그는 배웠다. 휴식 시간에도 새로운 논문을 읽었고, 전문서를 깡그리 외우기도 했다. 신기한 것은 그동안 그를 괴롭히던 의구심과 방황은 모두 사라졌다는 것이다. 정말 모든 일이 너무도 재미있어 지더라는 것이다. 조금씩 업적이 만들어 지고 주변의 평가도 좋아졌다. 고난과 좌절의 연속이었던 그의 인생은 흥미진진해졌다. 그가 바로 27살의 나이에 교세라를 창업한 이나모리 가즈오다. 일본인들은 그를 '경영의 신' 중 하나로 추앙한다. 변화란 이런 것이다. 바로 인생의 묘미인 것이다.

이런 멋진 변화는 특별한 소수의 경험에 불과한 것일까 ? 그렇다. 누구나 변화에 성공하는 것은 아니니까 말이다.   그러나 이것은 로또가 아니다. 무작위 추첨이 아니라는 뜻이다.   변화는 보편적 프로세스를 따른다.   이 프로세스를 익히면 누구나 변화에 성공할 수 있다.  직장인인 당신도 원하는 전문가의 삶을 살 수 있고,  그 삶에 미치듯 빠져들 수 있다.   나는 이것을 '필살기 창조 모델'이라고 부른다. 그 대략을 소개하면 이렇다.

첫 번 째 단계는 각성의 단계다. 변화는 각성이 없으면 안된다. 인간의 삶은 사건들의 연속이다. 그 사건 중의 하나가 돌연 나를 각성시킨다. 그 사건이 굉장할 필요는 없다. 작은 사건 하나가 운명을 가르게 되는 것이니까. 이나모리 가즈오를 찾아 왔던 어느 날의 각성, 바로 그것이 패배자 이나모리를 일으켜 세운 것이다. 작은 각성은 어쩌면 이 글을 읽을 때 찾아올지도 모른다. 마음을 열고, 인생을 새롭게 보는 날, 모든 일들은 전혀 새로운 모습으로 나타나는 것이니 그 경이로움이 변화의 시작이다.

둘째 단계는 시간과 관심을 전략적으로 집중 투입하는 것이다. 내가 매일 하고 있는 그 일을 '지시받고 명령받은 힘겨운 책임과 의무'로 인식하는 대신, '팔아야할 나의 비즈니스'로 재인식하는 것이다. 그러나 모든 일을 다 잘할 수는 없으니, 현재의 직무 중에서 가장 중요하고 잘할 수 있는 몇 가지 일에 근무 시간의 50%를 쏟아 붓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선택과 집중의 의미다. 이때 비로소 우리는 시키는 일을 하는 월급쟁이에서 나의 일을 경영하는 경영자로 거듭나게 된다. 자신을 경영자로 인식해야 주인이 되어 그 일을 장악할 수 있다.

셋째 단계는 전략적으로 선택한 '중요하고 잘할 수 있는 일' 에서만은 회사에서 최고가 되기 위해 탁월함을 추구하라는 것이다. 이때는 일을 끝마치는 것이 목표가 아니다. 그 일에 대해서만은 '나보다 잘하는 사람을 찾기 어려울 만큼' 일처리의 품질을 높이라는 것이다. 그 일에 미치라는 것이다. 현재의 업무 중에서 잘할 수 있는 일을 골랐으니 이렇게 집중투자하면 그 성과가 눈부시다. 이 작은 승리들이 나를 최고의 휴먼 브랜드 중의 하나로 만들 어 가는 최고의 격려와 응원이 된다.

네 번 째 단계는 그 일의 전문가로 평생 먹고 살 수 있을 때 까지, 1만 시간을 꾸준히 투입하는 것이다. 잘 집중된 세월이 대가를 만든다. 집중하고 지속함으로써 강점을 필살기로 강화해 쓸 수 있는 것이다.  김연아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 우리에게 알려 주었다. 연습과 훈련 없이는 재능을 빛낼 수 없으며, 그것이 부족하면 누구든 최상의 성과를 낼 수 없다는 단순한 진리 말이다. 반복과 또 반복,  이것이 대가의 밑천이다.

  직장인도 미칠 수 있다. 지금하고 있는 일에서 평생의 직업을 위한 연결고리를 발견하고 축복받은 방식으로 계발한다면 말이다. 이것이 하늘로 날아오르기 위해 현재 내가 서 있는 땅을 도약의 발판으로 활용하는 법이다.  날고 싶다면  땅을 떠나지 마라.  이루어 질 수 없는 꿈을 품은 현실주의자가 되자.   이때 변화는 강요된 고통이 아니라  각성에 의해 출발된 내적 즐거움이다.   흥분을 즐기자.   모든 새로운 항해는 떨림이니.

 

IP *.160.33.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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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헌
2010.04.09 13:56:11 *.35.254.135
 "사랑하지 않으면  변화도 없다." 명제. 입니다.
책임지고 경영하는 입장이지만
단계를 뛰어넘지 못하고 도약에 실패하고 있는 것은
사랑하지 않아서. 라 끄덕입니다.
내가 줄 수 있는 사랑이 너무 적어서
놓아버리고 싶을 때
선생님의 글이 힘이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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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형
2010.04.11 21:40:00 *.160.33.180

"자신의 일을 사랑하라.  그러면 그 일을 완성하는 기쁨을 얻을 것이다."
Love your work.  Then you will find a pleasure in mastering it. 
이때 변화는 완성을 향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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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성
2010.04.09 21:31:50 *.34.224.87
모든 새로운 항해는 떨림이니...

출항이 기다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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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깽이
2010.04.11 21:42:10 *.160.33.180

잘 될 것이다. 
법수치에서 네 노래가 참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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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그네
2010.04.10 16:34:23 *.109.180.32
멋진 글.. 퍼가도 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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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형
2010.04.11 21:43:47 *.160.33.180

많이 퍼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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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4.11 11:41:40 *.70.15.99
선생님.. (정말 오랜만에 불러보는 단어입니다.). 매번 선생님 책과 글을 읽으며 멈처져가는 심장을 뛰게했던 한사람이였건만.. 처음으로 이렇게 글로 인사드리네요.. 아직 갈길이 멀고 희미하지만.. 선생님 글이 큰 가르침이 될거라고 믿고있습니다. 이번 미국 3박6일 출장에도 다른 건 몰라도 선생님 책 2권을 잘 챙겨갈 계획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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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형
2010.04.11 21:47:23 *.160.33.180

비행기안, 책 조금 읽고, 영화 한 편 보고, 밥 먹고 늘어지게 자면, 딱 적합한 거리와 공간.  
잘 다녀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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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완
2010.04.12 00:31:15 *.255.183.142
사부님,
이번 여행,
6기들의 장례식 연설을 들으며 눈이 붓도록 울었고,
목이 쉬도록 노래하고 환호했습니다.
땀이 나도록 춤추고 주량을 넘치도록 마셨습니다.
슬픔과 기쁨, 눈물과 웃음, 땀과 환희, 사랑과 우정 그리고 배움이 만개한 여행이었습니다.
일도 이렇게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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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와 달
2010.04.12 01:23:15 *.233.255.218
오늘 상하이는 종일 비가 내리더니, 지금은 멈추었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여러사람에게 힘이 될 것 같아서, 글 퍼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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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14 10:54:03 *.212.217.154

꾸준히, 자신의 일을 사랑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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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27 13:41:02 *.212.217.154

오직 내면의 일이 꽃피울 때,

그것이 바로 사랑이겠지요.


조직원 각자의 마음속에

 불씨를 지필 수 있는

그런 리더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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