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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8월 26일 14시 50분 등록
제국의 미래, 에이미 추아, 비아북, 2008, 이코노믹리뷰

이 책은 미국에 대한 경고다. 미국의 이라크 점령은 결국 잘못된 것으로 판명되었다. 부시의 지지도는 급락했고 2006년 공화당은 양원 선거에서 모두 패배했다. CBS 뉴스의 여론조사 결과는 미국인 62 %가 이라크에 미군을 파병한 것은 실수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의 여론은 미국의 일방주의와 불관용에 대하여 비판하고 있다. 미국은 유일한 초강대국의 자리에 있으면서도 세계의 파트너로서의 지위를 위협받고 있다. 왜 그렇게 되었을까 ?

중국계 미국인 2세로 미국 내에서 성공한 이민자로 자라온 저자는 역사상 가장 강력했던 제국들의 최전성기와 그 몰락의 역사를 보여주면서 훌륭한 제국의 차별적 공통성을 찾아내려고 한다. 저자에 따르면 페르시아, 알렉산더의 제국, 로마, 당, 몽골, 스페인, 네델란드, 영국 그리고 미국과 유럽 연합으로 이어지는 제국의 역사 속에서 거듭 증명되는 훌륭한 제국의 자격요건은 '관용' 이라는 것이다.

최고 절정기의 로마는 '야만인이나 미개한 민족'출신도 정치과정에 참여하여 제국의 권력과 명성에 한 몫 할 수 있었던 독특한 문화를 갖추고 있다. 로마인들은 자국의 힘을 전세계로 확장하려 하지 않았다. 그 대신 세계의 주민들이 자진해서 로마로 쏟아져 들어 왔다. 로마가 전략적으로 채택한 관용이야말로 '제국을 확장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었던 것이다. 토마스 제퍼슨이 지적한대로 사람들을 강압에 의해 지배하게 되면 ' 절반은 바보가 되고 절반은 위선자'가 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제국이란 바보와 위선자들을 데리고는 위대함으로 나아갈 수 없는 것이다,.

특히 나는 저자가 네델란드를 세계적 강국으로 다루 것에 대하여 매우 의미깊게 들여다 보았다. 네델란드는 17세기에 이르러 유럽의 사치품 무역을 주도했다. 네델란드 선박은 세계 구석구석을 다니며 브라질에서는 후추,향신료 설탕을, 인도에서는 면화와 다이아몬드 원석을 싣고 유럽에 풀었다. 또 원료를 가지고 돌아와 호화로운 테피스트리, 비단, 린넨 그리고 정교하게 가공한 보석을 팔았다. 어떻게 이 작고 보잘것없는 저지대 나라가 17세기 100년 동안 자본주의 세계경제를 장악한 경제패권을 장악하게 되었을까 ?

17세기 유럽은 종교적 분쟁과 박해 그리고 광신에 휩싸여 있었다. 네델란드는 국교가 없었다. 각지에서 쫒겨온 사람들의 피난처 구실을 했다. 그들은 전략적 관용을 통해 인구의 유입과 경제적 성장을 추구했다,. 1570년부터 1670년 사이에 암스테르담 인구는 3만에서 20만으로, 라이덴 인구는 1만 5천명에서 7만 2천명으로 늘었고 각 주요 도시들도 4-5배 정도의 성장을 했다. 피해온 유대교도는 오래도록 대부업을 했고 전문적인 보석 세공업에 종사했다. 숙련기술자와 무기 화학 생산업자의 주류를 이루는 개신교도들은 구교의 리스본과 앤트워프를 떠나 암스테르담으로 모여들었다. 뿐만 아니라 네델란드는 철학자들의 은신처가 되었다. 스피노자는 유대인 이주자였고, 존 로크는 쫒겨난 영국인이었다. 네델란드는 박해받고 추방된 유럽의 인재와 기술자들은 유혹했다,

네델란드의 부상에 놀란 스페인은 리스본에 네델란드 선박의 입항을 금지시켰다. 그러나 이미 엄청난 부를 쌓아둔 네넬란드의 상인들은 스페인과 포루투갈을 제쳐주고 동인도와 아메리카 대륙으로 자신의 선박을 직접 보내게 되었다. 1602년 까지 직접 동인도 회사를 세워 완전 무장한 독점 무역체계를 갖추게 되었다. 17세기 중엽 전세계 2만 여척의 무역선 중에서 네넬란드 상선은 3/4 을 차지했다. 그들은 중세의 베네치아처럼 영토의 팽창을 꾀하는 대신 상업의 팽창을 꿈꾸었다. 군사력에 의한 영토 확장 대신 군사력에 의한 자본주의가 그들의 전략이었다. 그들에게 ‘돈과 금이 신이였다“ 드디어 그들은 세계의 상인이었고, 유럽의 중개인이 되었다.

영국의 메리 스튜어트와 결혼한 네델란드 총독인 오렌지공 윌리엄은 1688년 함대를 이끌고 런던을 점령했다. 네델란드의 윌리엄은 영국의 왕이 되고 명예혁명이 이루어 졌다, 그리고 아이러니컬하게도 네델란드의 부는 영국으로 이전 되었다. 이후 영국은 네덜란드로부터 세계 최대의 해상국가의 지위를 넘겨받았다.

이윽고 세계의 지배력은 두 번의 세계대전과 냉전 시대를 거쳐 미국으로 넘어 오게 되었다. 독립을 달성한 미국은 노동력이 부족했고, 경제 성장에 결정적인 기술력이 부족했다. 미국인들은 기술적 전문성을 가진 유럽인들을 끌어 오기 위해 온간 수단을 다 썼다. 메사추세스의 여러 마을은 제분소를 운영할 생각이 있는 이주민들에게 땅과 목재를 공짜로 제공한다는 광고를 영국 신문에 실었다. 1784년 코네티컷주는 영국의 직물 노동자를 100명 데려다 하트퍼드에 정착시켰다. 같은 해에 볼티모어는 독일 유리제조공 68명과 네덜란드유리공 14명을 데려왔다. 반대로 구대륙 유럽은 기술자들의 이민을 막기위해 '불법 이주자들은 국적박탈 재산 몰수 반역죄' 등을 씌울 수 있는 이민 방지법을 서둘러 통과 시키고 있었다. 그러나 19세기 초반에 이미 '금지된 기술을 가지고 유럽을 떠난 불법 이주자들 250 만명이 미국으로 유입되었다. 1820 년대 이미자의 나라 미국은 이미 영국의 생상성에 육박했다.

종교적 다원주의, 사회적 유동성, 언어의 다원성, 개방성등에서 미국은 모든 유럽인들을 잡아당기는 자석이었고, 기회는 하늘 끝까지 열려 있었다. 그러나 종교적 관용이 인종족 관용으로 까지 확대된 것은 아니었다. 관용은 언제나 전략적이고 냉혹하다. 예를들어 서부개척의 역사 속에서 인디언들은 미국인들의 파트너가 되지 못했다. 유럽의 다양한 대중은 환영했지만 토착민들을 학살하고, 차단하고, 내쫒았다. 노예, 여성, 중국인들 역시 마찬가지로 전략적 관용에서 배제되었기 때문에 1865년 노예제 폐지이후에도 극심한 인종적 차별을 받게 되었다.

존 스틸 고든은 제국의 힘에 대해서 매우 통찰력 있는 정의를 내려 두었다. "예전의 세계가 로마화 되었던 것처럼, 지금의 세계가 급속하게 미국화 되어가고 있다면, 그 까닭은 우리가 가진 무기 때문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우리가 가진 것을 원하고, 그것을 가질 목적으로 자진하여 우리의 행동 양식을 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결정적인 힘은 군사력에 있지 않고, 17세기 네델란드와 마찬가지로 '부'에 있다. 그리고 부를 창조하는 가장 큰 동력은 약탈과 몰수가 아니라 교역과 혁신임이 증명되었다. 한사회가 세계적으로 우수한 인재를 끌어들이는 방법은 정복이 아니라 이민으로 대체되었다. 이것이 전략적 관용의 본질인 것이다. 억압은 사람을 떠나가게 하지만, 관용은 사람을 제국의 가치에 스스로 귀화하게 만드는 접착제의 구실을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앞으로 미국이 가야할 전략적 선택은 철저하게 관용적이어야하며, 가장 진취적이고 재능이 있는 사람들이 스스로 미국을 자신의 미래로 선택하도록 만들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사무엘 헌팅턴식으로 '앵글로 색슨과 개신교'의 가치관에 뿌리를 둔 정체성으로 미국을 고립시켜서는 안되며, 오히려 상대적으로 개방적인 이민정책, 예를 들어 유학비자 프로그램을 통해 젊은 이국인들을 미국으로 유인하여 미국적 가치와 규범에 빠지도록 하여 자국으로 되돌아가게 만들어 주는 접착력이 긴요하다는 것이다. 아울러 높은 훈련도와 기술력을 가진 이민자들을 찾아내 끌어 들이기 위한 적극적인 유인책이 필요하지만 지금 기술을 가진 사람만을 선호하는 유럽의 방식을 모방해서는 안된다고 조언한다. 앤드류 카네기를 비롯한 과거의 수많은 성공한 이민자들은 '누더기 옷을 입고' 미국 사회로 유인되었다. 유능하고 미국의 번영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민자들을 미리 가려내는 것은 어렵다. 따라서 모든 계층의 이민자들에게 문을 열어 두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저자는 또한 미국이 일방적 패권주의를 가지고는 미래의 제국으로 존속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에 환경문제, 테러리즘, 조류독감 같은 전염병에 이르는 모든 세계적 문제에서 다른 나라와 조화를 이룬 다각적이고 적극적인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고 말한다. 다른 나라와의 연대와 결속, 공동의 목표를 나누는 다자주의를 굴욕이 아니라 기회로 여겨야 한다는 것이다.

이 책처럼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의 주제에 흔들림 없이 매달린 책은 드물 것이다. 번역본으로 500 페이지가 넘는 책이 독자에게 아무런 혼동과 복잡함을 주지 않고 명료하게 읽히는 이유는 '관용'이라는 주제 외에는 아무런 것도 다루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책을 미국에 대한 경고와 조언으로만 읽어서는 안될 것이다. 우리의 미래에 대해서도 의미있는 성공의 법칙을 시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작은 나라지만 17세기 네넬란드처럼, 세계의 인재들이 '가장 가고 싶어 하고, 여기서 살게 된 것을 자랑하고, 이 속에서 자신의 미래를 설계하도록' 유혹함으로써 세계인을 끌어당기는 자석이 될 수 있다면 21세기는 우리의 것이 될 것이다. 미국의 부가 미국인들에 의해서만 만들어 진 것이 아닌 것처럼 한국의 부가 한국인들 뿐 아니라 한국으로 유입된 가장 진취적인 이민자들에 의해 만들어 질 수 있는 정책적 관용과 열림이 절실한 시점이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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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현
2008.08.27 09:28:31 *.67.52.196
위의 말씀을 기업에 적용해보면 어떨까 생각을 해봅니다.
저는 가끔 이런 상상을 해봅니다.
내가 기업을 경영하는 경영자라면 조직을 어떻게 구성할까?
조금은 현실성이 없는 생각일 수 있지만
전 '외인부대' 스타일로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북아프리카 사막에 떨어드려도, 시베리아 벌판에 버려져도, 태평양 바다에 빠뜨려도 살아남을 수 있는 정예 요원으로 조직을 구성하고 싶다
는 상상을 가끔 합니다. ^^
열린마음, 열린생각, 관용...
순둥이들만으로 이루어진 귀공자 , 귀공녀 딱 질색입니다.
거칠지만 진실한 사람들로 이루어진 조직을 상상해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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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02 13:52:11 *.212.217.154

힘과 관용,

어울리지 않는듯 보이는 가치들이

조화롭게 어울려야,

더 높고 멀리 날아 오르겠지요.

앞으로 중국은 이런 패권경쟁에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갑자기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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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26 15:27:27 *.212.217.154

말씀하신 '관용'이 내면화 되어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이 서로 성장할 수 있는 우리나라를 꿈꾸어 봅니다.

혹시 그것이 힘들다면,

지금 나부터, 그런 관용을 행하고 있는지 돌아봅니다.

작은것에서부터 변화는 시작하는 법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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