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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득의 심리학 -동아일보 8월 18일
로버트 치알디니, 21세기 북스,
어미 칠면조의 자식 사랑은 아주 각별하다고 한다. 칠면조는 어떻게 제 자식을 다른 것들과 구별해 낼까 ? 동물 생태학자들에 따르면 어미 칠면조는 새끼 칠면조가 내는 특별한 소리에만 반응한다고 한다. 냄새나 신체적 접촉, 또는 모양새는 아무런 영향도 주지 못하는 반면, 이 소리를 내야 새끼로 인식한다는 것이다. 당연히 이 소리를 내지 못하는 새끼는 어미로부터 철저히 외면 당한다.
특정 유발기제에 의해 반응하는 이런 현상을 고정행동유형이라고 부른단다. 인간이 보면 아주 우스운 현상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인간도 별반 다르지 않다는 점이다.
미국의 시사지 '타임, Time'이 개인용 컴퓨터를 '올해의 인물'로 선정한 지 거의 20년이 흘렀다. 그리고 최근 몇 년 사이에 인터넷이 우리의 일상으로 자리잡게 되면서 우리는 '너무도 많은 정보 속에서의 선택'이라는 의사결정의 어려움에 직면하게 되었다.
정교한 정신능력을 통해 정보가 넘치는 세상을 만들었지만 역설적이게도 우리의 지적 능력으로는 외부 환경의 복잡 정교하고 풍부한 정보를 효과적으로 처리하기는 역부족이라는 사실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역설을 극복하기 위해 우리는 일상 속에서 의사결정의 지름길을 모색하게 되었고 그 결과 '최선의 단편 정보'를 기준으로 판단을 내리는 경향이 아주 짙다. 그러니까 특정한 단편적 정보에 무의식적이고 기계적으로 반응하는 하등동물들의 의사결정 방식에 더욱 의존하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
저자는 사람들의 의사결정을 지배하는 6개의 일반적 원칙이 존재한다고 주장한다. 받은 만큼 돌려주는 상호성의 원칙, 일관성의 원칙, 주류와 대세에 대한 추종 원칙, 호감의 원칙,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는 희귀성의 원칙, 힘과 권위에 대한 추종 원칙등이 그것이다.
저자는 수많은 사례와 실험 결과를 통해 이 6가지 판단의 준거가 마치 유용한 원칙처럼 일상적 의사결정의 기준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것을 예시한다. 그리고 만일 누군가가 우리의 이러한 의사결정 방식을 자신의 목적을 위해 이용하고 있다면 어떻게 할 것인지 묻는다.
효율적인 의사결정의 지름길로 애용하고 있는 정보를 위조하고, 변조하여 현혹시키는 사람들, 바로 우리의 지름길식 의사결정법의 신뢰성을 볼모로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사람들에게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는 방안들을 제시해 준다.
이 책은 아주 오래전에 쓰여진 것이지만 인간의 심리는 그 사이에 별로 변한 것이 없다. 사용된 예시들이 우선 아주 재미있다. 그래서 읽는 재미가 유별나다.
엉터리 계획에 동조하여 나중에 땅을 치게되는 사람들, 누군가에게 설득 당하고 후에 가슴에 얹힌 듯 후회하는 사람들, 바보 같은 결정이 어떻게 이루어 졌는지 조차 모르고 당하고 만 사람들, 최악의 결정을 내리고만 아주 똑똑한 집단등의 뒤에는 이 6개의 원칙들이 짓궂은 웃음을 짓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또 하나의 즐거움은 그동안 무심하게 넘어갔던 어떤 접촉들의 심리적 이면에 대해 매우 유용한 지식을 얻음으로 갑자기 현명해졌다는 느낌을 가지도록 해준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어떤 광고가 시청자를 설득하기 위해 어떤 원칙을 건드리고 있는 지 알게된다든지, 영리해 보이는 외판원이 내게 어떻게 접근하고 있는 지, 나로 하여금 무언가를 사게 만드는 심리적 압박이 어떻게 서서히 형성되는 지 알 수 있게 된다.
책을 읽은 후 당장 실습해 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면 참 실용적인 책 아닌가 !
IP *.208.140.138
로버트 치알디니, 21세기 북스,
어미 칠면조의 자식 사랑은 아주 각별하다고 한다. 칠면조는 어떻게 제 자식을 다른 것들과 구별해 낼까 ? 동물 생태학자들에 따르면 어미 칠면조는 새끼 칠면조가 내는 특별한 소리에만 반응한다고 한다. 냄새나 신체적 접촉, 또는 모양새는 아무런 영향도 주지 못하는 반면, 이 소리를 내야 새끼로 인식한다는 것이다. 당연히 이 소리를 내지 못하는 새끼는 어미로부터 철저히 외면 당한다.
특정 유발기제에 의해 반응하는 이런 현상을 고정행동유형이라고 부른단다. 인간이 보면 아주 우스운 현상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인간도 별반 다르지 않다는 점이다.
미국의 시사지 '타임, Time'이 개인용 컴퓨터를 '올해의 인물'로 선정한 지 거의 20년이 흘렀다. 그리고 최근 몇 년 사이에 인터넷이 우리의 일상으로 자리잡게 되면서 우리는 '너무도 많은 정보 속에서의 선택'이라는 의사결정의 어려움에 직면하게 되었다.
정교한 정신능력을 통해 정보가 넘치는 세상을 만들었지만 역설적이게도 우리의 지적 능력으로는 외부 환경의 복잡 정교하고 풍부한 정보를 효과적으로 처리하기는 역부족이라는 사실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역설을 극복하기 위해 우리는 일상 속에서 의사결정의 지름길을 모색하게 되었고 그 결과 '최선의 단편 정보'를 기준으로 판단을 내리는 경향이 아주 짙다. 그러니까 특정한 단편적 정보에 무의식적이고 기계적으로 반응하는 하등동물들의 의사결정 방식에 더욱 의존하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
저자는 사람들의 의사결정을 지배하는 6개의 일반적 원칙이 존재한다고 주장한다. 받은 만큼 돌려주는 상호성의 원칙, 일관성의 원칙, 주류와 대세에 대한 추종 원칙, 호감의 원칙,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는 희귀성의 원칙, 힘과 권위에 대한 추종 원칙등이 그것이다.
저자는 수많은 사례와 실험 결과를 통해 이 6가지 판단의 준거가 마치 유용한 원칙처럼 일상적 의사결정의 기준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것을 예시한다. 그리고 만일 누군가가 우리의 이러한 의사결정 방식을 자신의 목적을 위해 이용하고 있다면 어떻게 할 것인지 묻는다.
효율적인 의사결정의 지름길로 애용하고 있는 정보를 위조하고, 변조하여 현혹시키는 사람들, 바로 우리의 지름길식 의사결정법의 신뢰성을 볼모로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사람들에게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는 방안들을 제시해 준다.
이 책은 아주 오래전에 쓰여진 것이지만 인간의 심리는 그 사이에 별로 변한 것이 없다. 사용된 예시들이 우선 아주 재미있다. 그래서 읽는 재미가 유별나다.
엉터리 계획에 동조하여 나중에 땅을 치게되는 사람들, 누군가에게 설득 당하고 후에 가슴에 얹힌 듯 후회하는 사람들, 바보 같은 결정이 어떻게 이루어 졌는지 조차 모르고 당하고 만 사람들, 최악의 결정을 내리고만 아주 똑똑한 집단등의 뒤에는 이 6개의 원칙들이 짓궂은 웃음을 짓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또 하나의 즐거움은 그동안 무심하게 넘어갔던 어떤 접촉들의 심리적 이면에 대해 매우 유용한 지식을 얻음으로 갑자기 현명해졌다는 느낌을 가지도록 해준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어떤 광고가 시청자를 설득하기 위해 어떤 원칙을 건드리고 있는 지 알게된다든지, 영리해 보이는 외판원이 내게 어떻게 접근하고 있는 지, 나로 하여금 무언가를 사게 만드는 심리적 압박이 어떻게 서서히 형성되는 지 알 수 있게 된다.
책을 읽은 후 당장 실습해 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면 참 실용적인 책 아닌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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