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구본형

구본형

개인과

/

/

  • 구본형
  • 조회 수 5663
  • 댓글 수 2
  • 추천 수 0
2002년 12월 25일 16시 02분 등록
여성에게 바란다. - With
2002년 2월호

21세기는 감성의 시대이다. 불확실성의 시대이며 모호한 시대이다. 관계의 시대이며 공감의 시대이다. 가히 여성의 시대라 불러도 지나치지 않다.

'여성적'이라는 말은 무엇일까 ? 소극적이고 수동적이며 다소곳하고 수줍은 것이 여성적일까 ? 천만에. 이것은 남성이 주도하는 사회 속에서 남성들에 의해 만들어진 왜곡된 여성관이다. 여성성은 보다 생물학적이며 사회 진화적인 관점에서 보다 적절하게 이해될 수 있다.

여성은 우선 뛰어난 공감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아주 어린아이가 무엇을 원하는지도 어렵지 않게 알아낸다. 정보처리 능력이 뛰어나고 정신적으로 유연하다. 종종 변덕스러워 보이는 것은 더 좋은 것이 나타나면 미련 없이 그것을 선택하는 경향 때문인데 이것은 바로 정신적 유연성에서 비롯된다.

전체를 보는 능력과 상상력 또한 뛰어나다. 그래서 가끔 핵심을 벗어나는 듯이 보이지만 예외적인 여러 가능성을 복합적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다. 수평적 관계를 지향하고 관계 중심적이다. 남자에 비해 덜 권위적이고 사생활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이런 관계지향성에 그 바탕이 있다.

지금까지 여성은 사회적으로 미미한 존재였다. 세상의 남자들이 벌어들이는 돈의 1/10 정도 밖에는 벌지 못했고 세상 남자들 명의의 부동산의 1/100을 소유하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이제는 다르다. 역사학자 거다 러너 (Gerda Lerner) 는 '반항과 자립 위에 생계 수단까지 갖춘 강렬한 여성 집단의 출현은 아마 인류 역사상 처음일 것'이라고 21세기를 예견하고 있다.

여성성은 이제 새로운 가능성이 되었다. 여성성은 열등한 것이 아니라 프레미엄이 되었다. 그러므로 다음과 같은 여성적 특성에 바탕을 둔 행위들이 노동의 세계 속에 눈부신 다양성으로 존재하게 되었다.

첫째, 사회 생활을 하며 일부러 남성화된 여성이 되려 하지 마라. 후배들과 동료들을 격려하고 등을 두드려주고 껴안아 주는 사람이 되라. 인간적인 경영에 필요한 친밀함으로 권위를 대신하라. 여성으로 남아라. 여성성의 힘을 믿어라. 여성성이야 말로 21세기의 특성과 일치하며, 결국 21세기를 이끌게 될 것이라는 믿음을 가져라.

둘째, 꿈을 꿔라. 과거의 관행에 갇히지 말고, 모호함과 불투명한 속에서 미래를 더듬는 여성적 직관과 상상력을 활용하라. 건설적인 이의를 제기하고, 어제에 갇히지 않도록 격려하라. 더 나은 생각이 나오면 여자의 창조적 변덕을 활용하여 주저 없이 새로운 것을 선택하라. 쓸데없는 일관성을 던져버리고 늘 새로운 방식과 방법을 모색하라. 우리는 상상과 꿈의 세계로 들어가고 있다.

셋째, 직급과 직위에 구애받지 말고 수평적 인간 관계를 구축하라. 지시와 명령의 방식에서 창조적 제안과 협의에 의한 새로운 방법을 모색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내라. 개인의 카리스마가 너무 강하면 조직의 창의력은 죽게된다. 카리스마는 어른과 아이의 관계를 전제로 한다. 그러나 어떤 조직도 어른과 어른의 관계가 되지 않으면 독립적이고 창의적일 수 없다. 여성의 수평적 커뮤니케이션 능력은 수직적 문화를 교정하는데 강력한 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무엇보다 여성은 직장에서 자신이 스스로에게 씌워 놓은 한계와 제약에서부터 정서적으로 자유로워져야한다. 현실적으로 여성들은 아직도 남성 위주의 조직 문화 속에서 사회적 제약을 받고 있다. 이런 강력한 압력의 영향을 받아 여성은 스스로 자신을 가두어 왔다.

먼저 자신을 풀어 놓아야한다. 그래야 남성 위주의 문화적 사회적 압력으로부터 자유로워 질 수 있다. 여자이기 때문에 기회를 포기하지 마라. 여자이기 때문에 소극적이 되지 마라. 남성성과 여성성은 우열의 문제가 아니라 차이의 문제이다. 이 차이가 아름다운 공존을 만들어 낼 것이고 보완적 다양성을 만들어 낼 것이다.

남성처럼 쟁취하지 말고 부드러운 혁명을 시도하라. 가장 여성적으로 승리하라. 이것이 바로 소프트한 세상에서 소프트한 정신으로 만들어 내야할 미래다.
IP *.208.140.138

프로필 이미지
2015.09.13 21:32:15 *.212.217.154

가장여성적으로 승리하는 남성은 어떨까요??

남성의 추진력과

여성의 섬세함을

고루고루 갖추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

프로필 이미지
2018.05.22 11:32:49 *.212.217.154

선생님의 이 글은 꼭 저에게 하시는 말씀처럼 들립니다.


예전에는 이런 여성적 특성들이

남자로써는 부적합한 성향이라는 생각을 했더랬지요.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세상이 변화하며

이런 저의 세심함이

반대로 저만의 큰 장점이 되었음을 알았습니다.


저에게만 주어진 그 길을 가겠습니다.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83 이땅에 사는 나는 누구인가?(1999.1) [2] 구본형 2002.12.25 5623
582 21세기 항해를 위한 '십자지르기' [2] 구본형 2002.12.25 5623
581 모든 비즈니스는 '고객을 돕는 사업'이다 [3] 구본형 2002.12.25 5625
580 오늘 저녁때는 부디 특별한 마음으로 귀가하시길 [3] 구본형 2002.12.25 5627
579 '장성에 가면 사람 사는 것 같다' [3] 구본형 2002.12.25 5630
578 우리가 서로 강력하게 협력할 수 있는 방법 [2] 구본형 2006.05.08 5630
577 선수를 똑바로 보세요. 승리의 신화가 보일 테니 - HR 스코어카드 [2] 구본형 2002.12.25 5632
576 창의력을 해방시켜라 [2] 구본형 2006.02.28 5632
575 동.서양 철학자의 현대 지성 이중주 [2] 구본형 2002.12.25 5634
574 버스- 빠른 시대의 느린 세상 [2] 구본형 2003.11.20 5635
573 사생활 키워줘야 기업도 큰다 [2] 구본형 2002.12.25 5637
572 필부도 세상의 흥망에 책임이 있다(2000.여름) [3] 구본형 2002.12.25 5643
571 아이들이 있는 일상 - 3개의 스케치 [3] 구본형 2004.06.06 5650
570 나를 캐리어 스폰서라 부르라 [2] 구본형 2005.05.29 5650
569 인물과 배경(2000.6) [3] 구본형 2002.12.25 5651
568 지난 여름 피서지에서 생긴 일 [3] 구본형 2004.09.11 5651
567 각종게이트를 보면서 [3] 구본형 2002.12.25 5653
566 불면에 대하여 [2] 구본형 2003.11.05 5653
565 아름다운 비지니스 [2] 구본형 2002.12.25 5655
564 치열한 정신 세계에서 건진 '삶의 의미' -한국경제 [2] 구본형 2002.12.25 56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