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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4월 15일 12시 25분 등록
경영자의 실패 - 왜 회사는 저질 관리자들을 방치할까 ?,
동아 비즈닉스 리뷰

‘귀신은 뭐하나 몰라 저 인간 안 잡아 가고. 정말 지겨운 사람이야.’ 직장인 치고 한 번 쯤 상사에게 이렇게 분개해 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내가 미워한다고 해서 그 사람이 정말 그렇게 까지 나쁜 사람은 아닐 때도 많다. 대개는 나쁜 관계가 나쁜 사람을 만들어 내기 때문에 그 관계만 잘 풀어내면 적대적이던 상사도 괜찮은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 악질도 있다. 누구도 그 사람과 함께 일하기 싫어하는 바로 그 사람. 그러나 그 사람은 잘도 버틴다. 더욱이 그들은 더욱 더 저질의 직원을 끌어들임으로써 팀의 무능력과 갈등을 가속화시킨다. 자신만큼의 자질을 가지고 있는 사람만 보아도 위협을 느끼기 때문이다.

저질의 상사가 더욱 저질의 부하 직원으로 자리를 채우는 현상을 가리켜 네스케이프의 공동창업자였던 마크 앤드리슨은 ‘무능력하고 조야한 사람들의 법칙’ Rules of Crappy People 이라고 부른다.

주요 직무에 저질의 관리자들이 포진하고 있을 때 일어나는 현상을 관찰하면 매우 명확한 부정적 순환 사이클을 그린다. 저질 상사들이 주요 직무를 계속 보유하게 되면 유능한 부하직원들의 개발과 승진의 기회는 줄어 들 수밖에 없다. 계발되지 못하고 기회를 가지지 못하면 팀원들의 생산성과 사기가 떨어지게 되고 팀의 성과가 하락하게 된다. 이내 유능한 직원들의 이탈이 증가하게 된다. 이런 현상이 조직 전체에 확산되게 될 때, 회사에 합류하려는 유능한 직원의 유입이 차단되고 결국 ‘인재전쟁의 시대’에 기업은 쇄락의 길을 걷게 될 수 밖에 없다.

이러한 부정적인 사이클을 한 눈에 볼 수 있게 하는 간단하지만 명확한 통계적 자료를 잠시 참고하자. 맥킨지 컨설팅이 임원진과 중간관리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한 보고서에 따르면 저질 상사 밑에서 일해 본 적이 있다고 응답한 직원들은 아래와 같은 주요 항목에서 대단히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 상사가 나의 경력 계발에 해를 끼쳤다 81%
* 상사가 내가 회사의 성과에 기여할 기회를 박탈했다. 82%
* 상사가 회사를 그만두고 싶게 만들었다. 85%

경영자들은 지금이 인재 전쟁의 시대라는 것에 이의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악의적이고 무능력한 저질 상사들이 여전히 기업 속에 포진되어 있는 까닭은 무엇일까 ? 왜 경영자들은 신속한 결정을 내려 이들을 정리하지 못하는 것일까 ?

그 중 하나의 이유는 권력 지향적인 보스가 의도적으로 야비하고 증오심이 강하지만 맹목적인 충성심을 가진 악의적 저질 관리자를 필요한 자리에 정치적으로 포진시키는 경우를 들 수 있다. 경영자 자신이 바로 그들을 키운다. 악의적인 저질 관리자들은 대체로 일 자체에는 관심이 없고 무능력하지만 정치적으로는 머리회전이 빠른 인물들이다. 그들은 부서나 회사 전체를 감시하고 통제하고 장악하고 싶어 한다.

마치 히틀러가 이런 인물들로 친위대와 비밀경찰을 육성했던 것과 다르지 않다. 이들은 특히 자신보다 유능하고 경력이 화려하고 장래가 촉망되는 인물들의 약점과 실수를 확보할 때 본능적인 희열을 느끼는 하이에나들이다. 이런 회사에서 유능한 직원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은 하나다. 빨리 나와 다른 회사를 찾아가는 것이다. 상사를 바꾸기 보다는 회사를 바꾸는 것이 쉽다.

매킨지의 애드 마이클스는 무능력한 저질 관리자들에 대한 조치가 빨리 이루어 지지 않는 보다 보편적인 이유들에 대하여 조사하였다. 다른 사람을 평가하는 것에 대하여 충분히 확신을 가질 수 없기 때문에 혹은 다른 사람을 비난함으로써 자신이 다시 비난 받게 될 것을 두려워하는 것도 방치 이유의 일부였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경영진들이 ‘지난 날 회사에 공헌을 했던’ 사람들이나 오래 동안 함께 일했던 사람을 해고하거나 좌천시키는 ‘감정적 고통’을 회피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들의 경력 전체를 고려하여 과거의 공헌이 지금의 태만과 무능력을 상쇄해 준다고 생각하고 묵인하는 쪽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무능력한 저질 관리자들을 재배치하거나 내 보냄으로써 신속하게 조직을 활성화시켜야한다는 당연한 결정을 유보하는 것은 경영자의 ‘정신력의 실패’ 라 할 수 있다.

경영자가 조직에 대하여 가져야할 책임은 분명하다. 저질이 다시 저질을 양산하는 순환 고리를 끊어줌으로써 인재가 다시 인재를 부르고 협력하는 선순환 사이클을 구축해야한다. 코앞에 닥쳐온 문제를 직시하지 않는 것은 경영자의 직무유기다. 저질의 관리자들을 다루지 못하는 경영자는 똑같이 무능력한 사람이다. 이것은 분명한 ‘경영자의 실패’인 것이다.

전문가들은 저질 관리자들은 신속하고 과감하게 정리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수순은 간단하고 명료하다. 객관적 기준에 의해 정리가 불가피 하다고 판단되면 신속하게 한 단계 낮은 직무로 이동시키거나 다른 자리로 좌천시키는 것을 권한다.

이때 고려해야할 중요한 기준이 두 가지 있다. 첫째는 그 사람이 원하거나 그 사람의 적성에 잘 맞는 일을 찾아 주는 성실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적절치 못한 역할은 신통치 못한 결과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따라서 먼저 그 사람에게 어울리는 제대로 된 자리를 그 사람에게 배정해주는 성의있는 과정이 중요하다.

또 하나는 관리자를 강등시킬 때라도 그들이 가능하면 권위와 위엄을 유지할 수 있도록 최대한 배려해 주어야 한다. 예를 들면 홈 디포 같은 회사는 지역관리자를 점포관리자로 강등시킬 때 그들의 과실이 새로운 부하직원들의 눈에 잘 띄지 않도록 대개는 새로운 지역으로 발령을 낸다.

인생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회사에서의 경력관리도 ‘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와 함께 적절한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재기의 성공률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적합한 자리로의 강등과 좌천을 통해 다시 좋은 성과를 내는 관리자로 복귀할 수 있다면 그 보다 바람직한 결과는 없다. 그러나 적절한 조치를 취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성과를 내지 못하거나 팀워크를 엉망으로 만든다면 다음 단계는 해고의 수순으로 연결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특히 한국은 미국과 달리 문화적으로 관계중심적인 ‘고맥락 사회’ high context society 이다. 관리자가 그 팀원의 일상에 끼치는 영향력이 미국인들 보다 훨씬 더 깊고 광범위하다는 뜻이다. 따라서 좋은 관리자가 팀의 구성원들에게 줄 수 있는 소속감과 기쁨에 반비례하여 저질의 관리자가 부하에게 끼치는 마음의 상처도 그만큼 크고 깊을 수밖에 없다.

악의적이고 무능력한 저질 관리자가 팀워크를 완벽하게 파괴하고 모욕과 실망이 회사 전체로 어두운 바이러스처럼 퍼져나가기 전에 경영자는 경영 차원의 신속한 조치를 취해야한다. 그래서 유능한 경영자들은 숫자가 아니라 사람에게 자신의 시간을 절반 이상 집중해 쓰고 있는 것이다. 경영자는 늘 사람에 대해 깨어 있어야 한다. 사람이 경쟁력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IP *.128.229.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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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6.08 18:38:02 *.212.217.154

리더의 역할중,

어려운 일이 아닐까 합니다.

조직원을 내보내는 일,

힘들지만 필요한 일이기도 하지요.


프로필 이미지
2018.11.13 10:57:29 *.212.217.154

좋은 리더가 되려하지 말아야 할 이유이겠지요.

모든 이에게 좋은 사람이 조직을 어떻게 망가지게 하는지, 이 글을통해 알 수 있습니다.


좋은 리더가 아닌, 마땅함을 따르는 리더를 생각해 봅니다.

리더가 조직을 흥하게도, 망하게도 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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