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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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식의 깊은 곳으로 가는 여행은 불확실하고 지극히 위험한 탐험이다. 그것은 오류와 오해의 길이기도 하다. 괴테식으로 말하면 그것은 '사람마다 통과하기를 주저하는 문'인 것이다. 그러나 평범하기를 거부하는 우리는 외람되게도 이 위험한 문을 열어 젖힐 필요가 있다.
이 탐험은 얼마나 위험한가 ? 치명적이다. 위대한 천재, 니체의 삶은 파괴되었다. 그는 기괴한 바람에 날리는 잎사귀에 지나지 않았다. 그의 뿌리는 통째로 뽑혀 땅 위를 떠돌았다. 니체는 내면의 세계 외에는 아무 것도 소유하지 않았다. 그는 현실적인 발판을 모두 잃어 버렸다. 실제로 그가 내면의 세계를 소유했는지도 의심스럽다. 오히려 내면의 무의식의 세계가 그를 삼켜 버린 것이다. 그에게 현실이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과장이 그의 습관이 되었다. 그는 이 세상의 삶을 산 것이 아니라 저 세상의 삶을 살았던 것이다.
인간은 결코 자기 자신에게만 속해 있어서는 안된다. 인생은 보편성 속에 놓여 있어야 한다. 그러니 이 모험이 가진 치명성을 피하려면, 지극히 평범한 일상의 끈을 놓으면 안된다. 아리아드네의 실타레, 이 실이 없이는 우리는 현실로 복귀할 수 없다. 영원한 미궁에 갇혀, 미노타우로스라는 괴수의 공격에 무너지게 된다.
내면적 탐험은 어둡고 외롭다. 심적 체험이란 그 일이 분명히 일어났으나, 아무에게도 말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말하면 오해를 사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심적 체험은 진실이며, 나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도 '집단적 체험'으로서 진실이라는 것을 다른 사람에게 알릴 수 있다면 이해의 통로가 만들어 질 것이다.
모두 두려워하는 문을 열고 내면의 세계로 모험을 떠나라. 원초적 체험을 겪어야 하고, 이 내면의 모험이 가져다 준 것을 현실의 토대 위에 세우는 작업을 해야한다. 이때 '안'과 '밖'의 모순을 극복할 수 있다. 현실이라는 바탕을 잃으면 힘든 체험도 생명력 없는 주관적 환상과 가설에 그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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