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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작은 이야기'(1999. 7)-지금이 바로 그때이다
한 사람이 창을 등지고 책상 앞에 앉아 있다. 그 옆에 커다란 화분이 하나 서 있다. 오후가 저물어 가고, 길게 빛이 들어오자 이 사람이 앉아 있는 앞쪽 벽에 그의 모습과 화분의 그림자가 실루엣을 만들며 투사되었다. 그는 일어나 화분이 만들어낸 그림자를 따라 페인트를 칠하기 시작하였다. 그저 알 수 없는 흥을 따라서...
다음 날이 되었다. 일을 하고 있던 그는 문득 고개를 들어 앞쪽 벽을 바라
보았다. 석양은 화분의 그림자를 벽면에 투사하였고, 어제 그 시각이 되자
화분의 그림자는 어제 그려놓은 그림에 정확하게 포개지기 시작했다. 짧은
시간이 흐르고 그림과 그림자는 어긋나 헤어졌다. 그 다음 날도 그랬다. 그
후 그는 두 달간 다른 나라로 출장을 다녀왔다. 그리고 다시 돌아와 사무실에
앉아 저녁이 가까워 오는 늦은 오후의 바로 그 시각에 앞쪽 벽을 보았지만
그림과 그림자는 겹치지 않았다. 그림자는 그려놓은 그림과 만날 생각조차 하
지 않았다. 홀로 엉뚱한 궤적을 그리고 있었다. 지구와 태양은 이미 다른 각
도로 만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림과 그림자가 정확히 그 시각에 겹친다고 느껴지는 때는 일년 중 극히
짧은 며칠 뿐이다. 혹시 살면서 우리 인생에도 이렇게 딱 떨어지는 절묘한 순
간이 있는 것은 아닐까 ? 혹시 그 타이밍을 놓치면 자신와 운명은 영원히 헤
어져, 타고난 운명대로 살지 못하고 남이 되어 세상을 떠돌다 가는 것은 아닐
까 ?
남부 야스유키는 1952년 생이다. 인재 파견업체인 파소나 그룹의 회장이며,
포브스(Forbes)가 선정한 일본의 30대 부자 중의 한사람이다. 소프트뱅크 사
장으로 일본 최고의 갑부 중의 한 사람이 된 재일교포 손정의가 '가장 존경하는
선배중 하나'라고 말하는 일본의 미래를 대표하는 차세대 경제계 리더로 알려진
사람이다. 그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 어떤 사람에게나 높은 파도를 타는 듯한 순간이 온다고 생각합니다. 자신도
모르는 무언가 강한 힘에 이끌려 파도에 올라탄 후 기세 좋게 미끄러져 갑니
다. 그때는 멈출 수 없습니다. 사람이 빛나 보이는 때는 바로 이런 때입니다"
빛나는 인생을 산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것은 열중하는 것이다. 살면서
그런 열중의 순간이 찾아오면, '지금이 바로 그때'라고 여길 수 있어야한다.
그 때를 놓치면 다시는 운명과 만날 수 없다. 그 때 그 순간이 자신의 운명
이 되도록 하여야한다.
열중할 수 없다면 그 일은 자신의 일이 아니다. 푸른 하늘로 던져 올려지
는 그 통쾌한 전율이 없다면 우리는 신이 우리에게 준 일을 하고 있는 것이 아
니다. 기다려야할 때도 있다. 그러나 언제나 자신에 대해 깨어 있어야한다.
자신과 우정을 나눌 수 없는 사람은 누구와도 나눌 수 없다. 자신을 잘 모르
는 사람은 인간을 이해할 수 없다. 그들은 결국 다른 사람이 규정하는 대로
살 수 밖에 없다. 규정 당함으로써 그들은 더 이상 자기 자신으로 남아 있을
수 없게된다.
지금을 그대로 흘려 보내는 사람에게는 '지금'이란 없다. 그저 '다음'이 있을
뿐이다. 현재가 존재하지 않음으로 그에게는 현실이 없다. 따라서 그는 살고
있는 것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현실 때문에 꿈을 이룰 수 없다고 말한다.
하고 싶은 일은 많지만 현실이 그렇게 할 수 없게 한다고 말한다. 아니다.
잘못된 말이다. 지금 열중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그대는 꿈을 이룰 수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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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이 창을 등지고 책상 앞에 앉아 있다. 그 옆에 커다란 화분이 하나 서 있다. 오후가 저물어 가고, 길게 빛이 들어오자 이 사람이 앉아 있는 앞쪽 벽에 그의 모습과 화분의 그림자가 실루엣을 만들며 투사되었다. 그는 일어나 화분이 만들어낸 그림자를 따라 페인트를 칠하기 시작하였다. 그저 알 수 없는 흥을 따라서...
다음 날이 되었다. 일을 하고 있던 그는 문득 고개를 들어 앞쪽 벽을 바라
보았다. 석양은 화분의 그림자를 벽면에 투사하였고, 어제 그 시각이 되자
화분의 그림자는 어제 그려놓은 그림에 정확하게 포개지기 시작했다. 짧은
시간이 흐르고 그림과 그림자는 어긋나 헤어졌다. 그 다음 날도 그랬다. 그
후 그는 두 달간 다른 나라로 출장을 다녀왔다. 그리고 다시 돌아와 사무실에
앉아 저녁이 가까워 오는 늦은 오후의 바로 그 시각에 앞쪽 벽을 보았지만
그림과 그림자는 겹치지 않았다. 그림자는 그려놓은 그림과 만날 생각조차 하
지 않았다. 홀로 엉뚱한 궤적을 그리고 있었다. 지구와 태양은 이미 다른 각
도로 만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림과 그림자가 정확히 그 시각에 겹친다고 느껴지는 때는 일년 중 극히
짧은 며칠 뿐이다. 혹시 살면서 우리 인생에도 이렇게 딱 떨어지는 절묘한 순
간이 있는 것은 아닐까 ? 혹시 그 타이밍을 놓치면 자신와 운명은 영원히 헤
어져, 타고난 운명대로 살지 못하고 남이 되어 세상을 떠돌다 가는 것은 아닐
까 ?
남부 야스유키는 1952년 생이다. 인재 파견업체인 파소나 그룹의 회장이며,
포브스(Forbes)가 선정한 일본의 30대 부자 중의 한사람이다. 소프트뱅크 사
장으로 일본 최고의 갑부 중의 한 사람이 된 재일교포 손정의가 '가장 존경하는
선배중 하나'라고 말하는 일본의 미래를 대표하는 차세대 경제계 리더로 알려진
사람이다. 그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 어떤 사람에게나 높은 파도를 타는 듯한 순간이 온다고 생각합니다. 자신도
모르는 무언가 강한 힘에 이끌려 파도에 올라탄 후 기세 좋게 미끄러져 갑니
다. 그때는 멈출 수 없습니다. 사람이 빛나 보이는 때는 바로 이런 때입니다"
빛나는 인생을 산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것은 열중하는 것이다. 살면서
그런 열중의 순간이 찾아오면, '지금이 바로 그때'라고 여길 수 있어야한다.
그 때를 놓치면 다시는 운명과 만날 수 없다. 그 때 그 순간이 자신의 운명
이 되도록 하여야한다.
열중할 수 없다면 그 일은 자신의 일이 아니다. 푸른 하늘로 던져 올려지
는 그 통쾌한 전율이 없다면 우리는 신이 우리에게 준 일을 하고 있는 것이 아
니다. 기다려야할 때도 있다. 그러나 언제나 자신에 대해 깨어 있어야한다.
자신과 우정을 나눌 수 없는 사람은 누구와도 나눌 수 없다. 자신을 잘 모르
는 사람은 인간을 이해할 수 없다. 그들은 결국 다른 사람이 규정하는 대로
살 수 밖에 없다. 규정 당함으로써 그들은 더 이상 자기 자신으로 남아 있을
수 없게된다.
지금을 그대로 흘려 보내는 사람에게는 '지금'이란 없다. 그저 '다음'이 있을
뿐이다. 현재가 존재하지 않음으로 그에게는 현실이 없다. 따라서 그는 살고
있는 것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현실 때문에 꿈을 이룰 수 없다고 말한다.
하고 싶은 일은 많지만 현실이 그렇게 할 수 없게 한다고 말한다. 아니다.
잘못된 말이다. 지금 열중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그대는 꿈을 이룰 수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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