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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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 21세기 칼럼 (2001. 5월) 기고문
나는 장성이 풍요로운 고장이 되기를 바랍니다. 경제적으로 윤택하고 살기 좋은 공동체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그러나 더욱 간절히 바라는 것은 장성군민들이 서로 신뢰할 수 있는 공동체를 이루는 것입니다. 신뢰라는 것은 서로 믿는다는 것인데, 이것은 서로의 관계 속에서 돈이 차지하는 이해관계의 비중을 줄여가는 것입니다.
우리가 모두 사람이기 때문에 자신에게 득이되는 것을 선택하고 싶어하는 것을 모르는 바 아닙니다. 그런데 참 이상하게도 서로가 모두 이익를 찾아 움직이면 그 공동체 전체는 경제적으로 결코 발전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한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동구권이 개방되면서 미국과 서유럽 그리고 우리나라도 그곳에 진출을 하였습니다. 그곳에 많은 물품을 팔 수 있으리라 기대했습니다만 사실은 별 재미를 보지 못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 가장 중요한 이유가 그곳에는 '신뢰'라는 사회적 유산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서로 믿을 수 없다면 장사도 할 수 없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동구권에는 왜 신뢰라는 사회적 자산이 없었을까요 ? 그것은 신뢰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샘물, 즉 비영리적 사회집단을 허용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종교적 집단도 없고, 시민단체도 없고, 예술인 집단도 없고, 상조회도 허락되지 않는 사회, 오직 정치적 집단 밖에 없는 사회에서 어떻게 서로 이해관계를 떠나 마음을 터 놓고 살 수 있었겠습니까 ? 서로 믿지 못하니 시장의 기능 역시 죽고 말았던 것입니다.
경제적으로 잘 살기 위해서는 시장 경제가 잘 운용이 되어야 합니다. 시장은 기본적으로 신뢰를 먹고 사는 곳입니다. 이것저것 따지지 않는 장사꾼 밖에 없는 곳이 시장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장사 역시 기본적인 상도덕이 없이는 번창할 수 없는 것입니다.
그 기본적 상도덕의 원천, 즉 신뢰가 바로 한 공동체가 가지고 있는 엄청난 자산인 것입니다. 어떤 사람은 사람들이 경제적으로 윤택해지면 신뢰를 만들어 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최근의 연구에 의하면 그 반대입니다. 서로 믿을 수 있는 사회만이 경제적으로도 번성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농지를 확장하고 새로운 건물을 짓고 수익 사업을 유치하는 것도 좋겠지요. 그러나 그것은 모든 지방자치체들이 다하고 있는 일입니다. 오히려 그 과정에서 산을 훼손하고 자연을 오염시키고 지나치게 영악한 상업적 도시를 만들어 내었을 뿐입니다.
아무 매력도 없는 상업화를 발전과 진보라고 생각해서는 안됩니다. 그것은 당장의 돈 몇 푼을 위해 자손들에게 물려 줄 아름다운 유산을 파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이제 가장 가치있는 풍요로움으로 가는 길은 '장성에 가면 사람 사는 것 같다' 는 이미지 를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바로 사람을 가장 중요한 자원으로 개발하는 것입니다. 장성의 농산물은 믿을 수 있고, 장성에 가면 모든 사람이 친절하고, 인정이 살아있고, 장성에 가면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개발을 하고 있다고 모든 사람들이 생각할 때, 그것이 바로 풍요롭고 자랑스러운 장성을 만드는 일입니다.
저는 여러분들이 한국에서 가장 신뢰할 수 있는 고장, 나아가 세계에서 가장 믿음이 가는 고장을 만들어 내시길 바랍니다. 홍길동이 만들려고한 이상적 공동체는 바로 이런 고장이지 않았을까요 ?
*주 : 장성은 홍길동의 고장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IP *.208.140.138
나는 장성이 풍요로운 고장이 되기를 바랍니다. 경제적으로 윤택하고 살기 좋은 공동체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그러나 더욱 간절히 바라는 것은 장성군민들이 서로 신뢰할 수 있는 공동체를 이루는 것입니다. 신뢰라는 것은 서로 믿는다는 것인데, 이것은 서로의 관계 속에서 돈이 차지하는 이해관계의 비중을 줄여가는 것입니다.
우리가 모두 사람이기 때문에 자신에게 득이되는 것을 선택하고 싶어하는 것을 모르는 바 아닙니다. 그런데 참 이상하게도 서로가 모두 이익를 찾아 움직이면 그 공동체 전체는 경제적으로 결코 발전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한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동구권이 개방되면서 미국과 서유럽 그리고 우리나라도 그곳에 진출을 하였습니다. 그곳에 많은 물품을 팔 수 있으리라 기대했습니다만 사실은 별 재미를 보지 못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 가장 중요한 이유가 그곳에는 '신뢰'라는 사회적 유산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서로 믿을 수 없다면 장사도 할 수 없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동구권에는 왜 신뢰라는 사회적 자산이 없었을까요 ? 그것은 신뢰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샘물, 즉 비영리적 사회집단을 허용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종교적 집단도 없고, 시민단체도 없고, 예술인 집단도 없고, 상조회도 허락되지 않는 사회, 오직 정치적 집단 밖에 없는 사회에서 어떻게 서로 이해관계를 떠나 마음을 터 놓고 살 수 있었겠습니까 ? 서로 믿지 못하니 시장의 기능 역시 죽고 말았던 것입니다.
경제적으로 잘 살기 위해서는 시장 경제가 잘 운용이 되어야 합니다. 시장은 기본적으로 신뢰를 먹고 사는 곳입니다. 이것저것 따지지 않는 장사꾼 밖에 없는 곳이 시장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장사 역시 기본적인 상도덕이 없이는 번창할 수 없는 것입니다.
그 기본적 상도덕의 원천, 즉 신뢰가 바로 한 공동체가 가지고 있는 엄청난 자산인 것입니다. 어떤 사람은 사람들이 경제적으로 윤택해지면 신뢰를 만들어 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최근의 연구에 의하면 그 반대입니다. 서로 믿을 수 있는 사회만이 경제적으로도 번성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농지를 확장하고 새로운 건물을 짓고 수익 사업을 유치하는 것도 좋겠지요. 그러나 그것은 모든 지방자치체들이 다하고 있는 일입니다. 오히려 그 과정에서 산을 훼손하고 자연을 오염시키고 지나치게 영악한 상업적 도시를 만들어 내었을 뿐입니다.
아무 매력도 없는 상업화를 발전과 진보라고 생각해서는 안됩니다. 그것은 당장의 돈 몇 푼을 위해 자손들에게 물려 줄 아름다운 유산을 파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이제 가장 가치있는 풍요로움으로 가는 길은 '장성에 가면 사람 사는 것 같다' 는 이미지 를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바로 사람을 가장 중요한 자원으로 개발하는 것입니다. 장성의 농산물은 믿을 수 있고, 장성에 가면 모든 사람이 친절하고, 인정이 살아있고, 장성에 가면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개발을 하고 있다고 모든 사람들이 생각할 때, 그것이 바로 풍요롭고 자랑스러운 장성을 만드는 일입니다.
저는 여러분들이 한국에서 가장 신뢰할 수 있는 고장, 나아가 세계에서 가장 믿음이 가는 고장을 만들어 내시길 바랍니다. 홍길동이 만들려고한 이상적 공동체는 바로 이런 고장이지 않았을까요 ?
*주 : 장성은 홍길동의 고장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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