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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은 동아일보 1월 6일 자 '책의 향기'를 위해 쓴 칼럼입니다.
보보스- 디지털 시대의 엘리트, 데이비드 브룩스, 동방 미디어, 2001, 1월,
동아일보 서평(2000. 1월 6일 분)
영화 '졸업'을 본 사람들은 그 마지막 장면을 잊을 수 없을 것이다. 결혼식장에서 분노하는 가족과 군중을 제치고 밖으로 뛰어나온 벤과 엘레인은 버스에 올라탄다. 그녀의 신부복은 찢어져있다. 그들은 처음에는 아주 즐거운 표정이었다. 그러다가 점점 더 우울한 표정이 되고 급기야는 약간 겁에 질린 표정을 짖는다. 미국 엘리트를 표방하는 워스프(WASP, White Anglo-Saxson Protestant)식의 전통을 박살내고 떠나 왔지만 앞으로 어떻게 성공적인 삶을 삶아야할 지에 대해 한 번도 생각해 본적이 없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한 때문이다. 그들은 버스에서 내려 어떤 삶을 살게되었을까 ? 벤과 엘레인은 '보보'(Bobo)가 되었다.
부르주와와 보헤미안 (Bourgeois & Bohemians)을 합성하여 만들어 낸 '보보'라는 신조어는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엘리트들을 지칭한다. 이들은 과거의 엘리트들에 저항하며 자란 엘리트들이다. 풍요롭지만 물질주의는 반대한다. 무언가를 팔면서 삶을 영위하지만 자신이 팔리는 것은 거부한다. 본능적으로 반기득권적이지만 자신들이 이미 기득권층이 되었음을 알고 있다. 청바지를 입고 주주총회에 나타나는 빌 게이츠처럼 그들은 대학생 패션과 높은 사회적 지위를 혼합한다. 부르주아의 야망과 합리성 그리고 보헤미안적 자유와 상상력을 조화시킴으로써 보보들은 정치보다는 문화를 통해 자기를 표현하고 사회를 혁신시킨다.
보보들에게 비즈니스는 자신이 사랑하는 무엇인가를 하는 것이다. 삶은 확장된 취미이며 자기 계발은 그들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이다. 그들은 영혼을 부정하고 세태에 순응하는 인간들을 경멸하며 출세와 돈을 위해 고상함과 창의성을 스스로 죽여버린 인간들을 답답해한다. '특별나게 모나지도 않지만 지나치게 열정적이지도 않은' 평균적 조직인간을 참을 수 없는 사람들이다. 조직 인간의 덕목인 효율성보다는 창의성이 생산성의 새로운 열쇠라고 믿는 그런 사람들이다. 그들의 목적은 자기 자신 속에서 최고의 세계를 발견해 내는 것이다. 그리하여 일은 평생 직업이되고 천직이 된다. 그들은 근로자가 아니라 예술가처럼 일한다. 그들에게 일은 영적인 자아와 지적 계발을 이룰 수 있는 일종의 자기 표현 방법인 것이다.
그들은 시장과 조직을 하나의 기계로 인식하지 않는다. 그것들을 피이드백 메카니즘과 상호작용 그리고 변화로 가득 찬 유기체로 인식하고 있다. 그러므로 그들은 기계의 나사나 톱니바퀴가 아니다. 조직 속에서 일을 하지만 조직의 가치 못지 않게 자신의 가치를 존중하는 자신감과 적극성으로 무장되어 있다. 그들은 고상한 자기 중심자들이다. 보보들에게 일터란 자극을 받는 곳, 재미있는 곳, 서로를 발견하는 사회적 장소이다. 그곳에서 그들이 하는 것은 비즈니스가 아니다. 그들은 그 곳에서 논다. 일터는 바로 놀이터인 것이다.
이 책은 여러 면에서 매력적이다. 우선 재치있고 재미있다. 그리고 우리에겐 예언적이다. 설득력도 있지만 또 느끼게도 해준다. 길이는 300 페이지도 안되고, 책 값은 만원이 못된다. 이 책을 보보처럼 보는 방법 한가지 - 머리말 앞에 있는 이 책에 대한 칭찬들 몇 개를 대충 본 후 목차로 갈 것. 그리고 가장 마음에 드는 장 하나를 찍어 읽기 시작할 것. 1장은 제일 나중에 보거나 보지 말 것. 그러나 3장은 꼭 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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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보스- 디지털 시대의 엘리트, 데이비드 브룩스, 동방 미디어, 2001, 1월,
동아일보 서평(2000. 1월 6일 분)
영화 '졸업'을 본 사람들은 그 마지막 장면을 잊을 수 없을 것이다. 결혼식장에서 분노하는 가족과 군중을 제치고 밖으로 뛰어나온 벤과 엘레인은 버스에 올라탄다. 그녀의 신부복은 찢어져있다. 그들은 처음에는 아주 즐거운 표정이었다. 그러다가 점점 더 우울한 표정이 되고 급기야는 약간 겁에 질린 표정을 짖는다. 미국 엘리트를 표방하는 워스프(WASP, White Anglo-Saxson Protestant)식의 전통을 박살내고 떠나 왔지만 앞으로 어떻게 성공적인 삶을 삶아야할 지에 대해 한 번도 생각해 본적이 없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한 때문이다. 그들은 버스에서 내려 어떤 삶을 살게되었을까 ? 벤과 엘레인은 '보보'(Bobo)가 되었다.
부르주와와 보헤미안 (Bourgeois & Bohemians)을 합성하여 만들어 낸 '보보'라는 신조어는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엘리트들을 지칭한다. 이들은 과거의 엘리트들에 저항하며 자란 엘리트들이다. 풍요롭지만 물질주의는 반대한다. 무언가를 팔면서 삶을 영위하지만 자신이 팔리는 것은 거부한다. 본능적으로 반기득권적이지만 자신들이 이미 기득권층이 되었음을 알고 있다. 청바지를 입고 주주총회에 나타나는 빌 게이츠처럼 그들은 대학생 패션과 높은 사회적 지위를 혼합한다. 부르주아의 야망과 합리성 그리고 보헤미안적 자유와 상상력을 조화시킴으로써 보보들은 정치보다는 문화를 통해 자기를 표현하고 사회를 혁신시킨다.
보보들에게 비즈니스는 자신이 사랑하는 무엇인가를 하는 것이다. 삶은 확장된 취미이며 자기 계발은 그들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이다. 그들은 영혼을 부정하고 세태에 순응하는 인간들을 경멸하며 출세와 돈을 위해 고상함과 창의성을 스스로 죽여버린 인간들을 답답해한다. '특별나게 모나지도 않지만 지나치게 열정적이지도 않은' 평균적 조직인간을 참을 수 없는 사람들이다. 조직 인간의 덕목인 효율성보다는 창의성이 생산성의 새로운 열쇠라고 믿는 그런 사람들이다. 그들의 목적은 자기 자신 속에서 최고의 세계를 발견해 내는 것이다. 그리하여 일은 평생 직업이되고 천직이 된다. 그들은 근로자가 아니라 예술가처럼 일한다. 그들에게 일은 영적인 자아와 지적 계발을 이룰 수 있는 일종의 자기 표현 방법인 것이다.
그들은 시장과 조직을 하나의 기계로 인식하지 않는다. 그것들을 피이드백 메카니즘과 상호작용 그리고 변화로 가득 찬 유기체로 인식하고 있다. 그러므로 그들은 기계의 나사나 톱니바퀴가 아니다. 조직 속에서 일을 하지만 조직의 가치 못지 않게 자신의 가치를 존중하는 자신감과 적극성으로 무장되어 있다. 그들은 고상한 자기 중심자들이다. 보보들에게 일터란 자극을 받는 곳, 재미있는 곳, 서로를 발견하는 사회적 장소이다. 그곳에서 그들이 하는 것은 비즈니스가 아니다. 그들은 그 곳에서 논다. 일터는 바로 놀이터인 것이다.
이 책은 여러 면에서 매력적이다. 우선 재치있고 재미있다. 그리고 우리에겐 예언적이다. 설득력도 있지만 또 느끼게도 해준다. 길이는 300 페이지도 안되고, 책 값은 만원이 못된다. 이 책을 보보처럼 보는 방법 한가지 - 머리말 앞에 있는 이 책에 대한 칭찬들 몇 개를 대충 본 후 목차로 갈 것. 그리고 가장 마음에 드는 장 하나를 찍어 읽기 시작할 것. 1장은 제일 나중에 보거나 보지 말 것. 그러나 3장은 꼭 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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