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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법 똑똑한 파리’ 이야기, 2006 년 3월 , 신보
어느 낡은 집에 커다란 거미가 살았다. 거미는 아름다운 거미집을 지어 놓고 지나가는 파리들을 잡아먹고 살고 있었다. 거미는 파리가 내려앉아 거미줄에 엉켜들자마자 달려들어 파리를 냉큼 삼켰다. 그래야 또 다른 파리가 거미집을 보았을 때 참 평화롭고 조용한 곳이라 잠시 쉬어 갈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던 어느 날 제법 똑똑한 파리가 거미집 주위에서 붕붕 거리기만 하고 좀처럼 내려앉을 생각을 안했다. 거미가 참다 못해 나가 말을 걸었다. “어서 내려와 ” 그러나 그런 수단에 넘어 가기에는 파리가 너무 똑똑했다. “나는 다른 파리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는 절대로 앉지 않아. 그런데 너희 집에 다른 파리들이 한 마리도 없잖니” 파리는 그곳을 떠났다. 그리고 정말 많은 파리들이 우글거리는 곳에 도착했다. 파리는 그곳에 내려앉으려고 했다. 벌 한 마리가 윙윙대며 나타나 이렇게 말했다. “기다려 이 바보야, 그건 파리잡는 끈끈이란 말이야. 이 파리들은 모두 붙잡혀 있는 거라고” 그러나 파리가 말했다. “ 너야말로 바보 같은 소리하지마. 재내들은 지금 춤을 추고 있는거야” 그리고 그 파리는 다른 파리들처럼 그들과 함께 끈끈이에 찰싹 달라붙었다.
제임스 서버 James Thurber의 ‘우리시대의 우화’ Fables for Our Time 중에 나오는 한 이야기다.
세상에는 헛똑똑이들이 많다. 주식이든 부동산이든 사업이든 직장이든 정치든 음악이든 취미든 군중이 솔깃해 하는 것이면 뭐든지 기웃거리며 따라하는 완벽한 헛똑똑이들 말이다. 그러나 더 이상 숫자가 많다는 것이 안전의 증거는 아니다. 군중이 몰려 갈 때, 더불어 휩쓸려 가는 것은 더 이상 현명한 처세술이 아니다. 한때 ‘모나지 않는다는 것’은 자제와 겸손의 상징이었고, ‘가만있으면 중간은 간다’는 것이 전통적인 충고였다. 그러나 이제는 아니다.
우리는 낯설고 역설적인 세상에 살고 있다. 특별해야하고 차별적이어야 하고 전문적이어야한다. 그렇다고 괴팍하고 배타적이고 거칠어서는 안된다. 특별하지만 괴팍하지 않으려면 다양한 시선으로 사물을 볼 수 있어야 한다. 차별적이지만 배타적이 되지 않으려면 마음이 열려 다른 의견과 생각을 인정할 수 있어야 한다. 전문적이지만 거칠지 않으려면 오랜 동안 숙련되어야 한다. 이렇게 되면 시장 경쟁력을 가진 이 시대의 인재라 할 수 있다. 이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시대적 숙제인 것이다. 내가 얼마나 경쟁력이 있는 지 알아내기 위해서 쓸 수 있는 비교적 간단한 방법이 있다. 나는 이것을 ‘역량 계발 항해도’ Competence Navigation Map 라고 부른다.
이것은 기본적으로 3개의 좌표를 가지고 있다. 각각의 좌표와 관련하여 자신의 현재 위치를 대략 다음과 같은 기준으로 표시해 보자
1) 전문성 : 현재의 내 일에 대한 전문 지식 면에서 나는 어디쯤 있을까 ? 상위 10% 속에 있을까 ? 현재 자신의 전문성에 대한 비교 위치를 표시해 보자. 만일 회사 내에서 비슷한 직무를 하고 있는 사람의 수가 적다면 생각을 넓혀, 동종 산업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 중에서 내 위치를 잡아 보는 것이 좋다. 대략 현재의 직무 분야와 관련하여 박사학위를 가지고 있거나 저서를 가지고 있거나 10년 이상 현장에서 근무하고 모든 사람이 ‘그 일은 그 사람에게 가서 물어 보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정도면 상위 10% 정도로 인정해도 좋다.
2) 성과 : 이 회사에서 내가 맡고 있는 이 일에 대한 성과 면에서 나는 어디 쯤 있을까 ? 인사고과와 명확한 실적에서 상위 10% 안에 있는지 보아야 한다. 성과는 수치로 표시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자신의 상대 위치를 비교적 정확하게 알 수 있다.
3) 휴먼 네트워크 파워: 지금 맡고 있는 이 일을 훌륭하게 수행하기 위해서 내가 조언을 얻거나 직접적인 협력을 얻어낼 수 있는 휴먼 네트워크 파워는 얼마나 될까 ? 언제라도 나를 위해 최선을 다해 줄 필요한 전문가를 쉽게 회사 안팎에서 구할 수 있는 수준을 상위 10% 라고 한다면 현재 내 위치는 어디쯤 있을까 ?
대략 현재의 위치를 표시해 보았는가 ? 3가지 기준 중에서 자신이 10% 안에 들어가 있는 영역은 어디인가 ? 만일 성과 면에서는 상위 10 % 안에 들어가 있지만 전문성과 휴먼 네트워크 파워에서 그렇지 못하다면 이 영역을 계발하여 상위 10 % 안으로 끌어넣은 것이 우선적 목표가 되어야 한다. 이제 이 지도를 ‘항해도’라고 부른 이유를 알 것이다.
각 영역에서 10 % 이내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꾸준히 체계적으로 그 목표지점을 향해 매일 항해해 가야하기 때문이다 . 만일 이 3 가지 영역에서 모두 10% 이내에 진입할 수 있도록 자신을 계발할 수 있다면 당신의 시장에서의 고용가능성은 90% 이상 될 것이다. 시장에서의 고용가능성을 높이는 것, 이것이 바로 고용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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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낡은 집에 커다란 거미가 살았다. 거미는 아름다운 거미집을 지어 놓고 지나가는 파리들을 잡아먹고 살고 있었다. 거미는 파리가 내려앉아 거미줄에 엉켜들자마자 달려들어 파리를 냉큼 삼켰다. 그래야 또 다른 파리가 거미집을 보았을 때 참 평화롭고 조용한 곳이라 잠시 쉬어 갈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던 어느 날 제법 똑똑한 파리가 거미집 주위에서 붕붕 거리기만 하고 좀처럼 내려앉을 생각을 안했다. 거미가 참다 못해 나가 말을 걸었다. “어서 내려와 ” 그러나 그런 수단에 넘어 가기에는 파리가 너무 똑똑했다. “나는 다른 파리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는 절대로 앉지 않아. 그런데 너희 집에 다른 파리들이 한 마리도 없잖니” 파리는 그곳을 떠났다. 그리고 정말 많은 파리들이 우글거리는 곳에 도착했다. 파리는 그곳에 내려앉으려고 했다. 벌 한 마리가 윙윙대며 나타나 이렇게 말했다. “기다려 이 바보야, 그건 파리잡는 끈끈이란 말이야. 이 파리들은 모두 붙잡혀 있는 거라고” 그러나 파리가 말했다. “ 너야말로 바보 같은 소리하지마. 재내들은 지금 춤을 추고 있는거야” 그리고 그 파리는 다른 파리들처럼 그들과 함께 끈끈이에 찰싹 달라붙었다.
제임스 서버 James Thurber의 ‘우리시대의 우화’ Fables for Our Time 중에 나오는 한 이야기다.
세상에는 헛똑똑이들이 많다. 주식이든 부동산이든 사업이든 직장이든 정치든 음악이든 취미든 군중이 솔깃해 하는 것이면 뭐든지 기웃거리며 따라하는 완벽한 헛똑똑이들 말이다. 그러나 더 이상 숫자가 많다는 것이 안전의 증거는 아니다. 군중이 몰려 갈 때, 더불어 휩쓸려 가는 것은 더 이상 현명한 처세술이 아니다. 한때 ‘모나지 않는다는 것’은 자제와 겸손의 상징이었고, ‘가만있으면 중간은 간다’는 것이 전통적인 충고였다. 그러나 이제는 아니다.
우리는 낯설고 역설적인 세상에 살고 있다. 특별해야하고 차별적이어야 하고 전문적이어야한다. 그렇다고 괴팍하고 배타적이고 거칠어서는 안된다. 특별하지만 괴팍하지 않으려면 다양한 시선으로 사물을 볼 수 있어야 한다. 차별적이지만 배타적이 되지 않으려면 마음이 열려 다른 의견과 생각을 인정할 수 있어야 한다. 전문적이지만 거칠지 않으려면 오랜 동안 숙련되어야 한다. 이렇게 되면 시장 경쟁력을 가진 이 시대의 인재라 할 수 있다. 이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시대적 숙제인 것이다. 내가 얼마나 경쟁력이 있는 지 알아내기 위해서 쓸 수 있는 비교적 간단한 방법이 있다. 나는 이것을 ‘역량 계발 항해도’ Competence Navigation Map 라고 부른다.
이것은 기본적으로 3개의 좌표를 가지고 있다. 각각의 좌표와 관련하여 자신의 현재 위치를 대략 다음과 같은 기준으로 표시해 보자
1) 전문성 : 현재의 내 일에 대한 전문 지식 면에서 나는 어디쯤 있을까 ? 상위 10% 속에 있을까 ? 현재 자신의 전문성에 대한 비교 위치를 표시해 보자. 만일 회사 내에서 비슷한 직무를 하고 있는 사람의 수가 적다면 생각을 넓혀, 동종 산업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 중에서 내 위치를 잡아 보는 것이 좋다. 대략 현재의 직무 분야와 관련하여 박사학위를 가지고 있거나 저서를 가지고 있거나 10년 이상 현장에서 근무하고 모든 사람이 ‘그 일은 그 사람에게 가서 물어 보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정도면 상위 10% 정도로 인정해도 좋다.
2) 성과 : 이 회사에서 내가 맡고 있는 이 일에 대한 성과 면에서 나는 어디 쯤 있을까 ? 인사고과와 명확한 실적에서 상위 10% 안에 있는지 보아야 한다. 성과는 수치로 표시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자신의 상대 위치를 비교적 정확하게 알 수 있다.
3) 휴먼 네트워크 파워: 지금 맡고 있는 이 일을 훌륭하게 수행하기 위해서 내가 조언을 얻거나 직접적인 협력을 얻어낼 수 있는 휴먼 네트워크 파워는 얼마나 될까 ? 언제라도 나를 위해 최선을 다해 줄 필요한 전문가를 쉽게 회사 안팎에서 구할 수 있는 수준을 상위 10% 라고 한다면 현재 내 위치는 어디쯤 있을까 ?
대략 현재의 위치를 표시해 보았는가 ? 3가지 기준 중에서 자신이 10% 안에 들어가 있는 영역은 어디인가 ? 만일 성과 면에서는 상위 10 % 안에 들어가 있지만 전문성과 휴먼 네트워크 파워에서 그렇지 못하다면 이 영역을 계발하여 상위 10 % 안으로 끌어넣은 것이 우선적 목표가 되어야 한다. 이제 이 지도를 ‘항해도’라고 부른 이유를 알 것이다.
각 영역에서 10 % 이내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꾸준히 체계적으로 그 목표지점을 향해 매일 항해해 가야하기 때문이다 . 만일 이 3 가지 영역에서 모두 10% 이내에 진입할 수 있도록 자신을 계발할 수 있다면 당신의 시장에서의 고용가능성은 90% 이상 될 것이다. 시장에서의 고용가능성을 높이는 것, 이것이 바로 고용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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