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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4월 23일 14시 08분 등록


일과 삶, 삼성 SDS 4월 20일, 2006년

뉴욕에 사는 한 사업가가 코스타리카의 아름다운 해변에서 휴가를 즐기고 있었다. 휴가의 첫 날 그는 한 어부에게서 생선을 한 마리 샀다. 정말 싱싱한 맛있는 생선이었다. 다음 날 그는 다시 그 어부를 만나 어제 먹었던 생선을 찾았다. 그러나 생선은 다 팔리고 없었다. 어부는 그저 하루에 대 여섯 마리의 생선을 잡을 뿐이었다. 사업가는 어부에게 왜 더 오래 바다에 나가 더 많은 생선을 잡지 않느냐고 물었다. 어부가 대답했다.

“나는 아침엔 늦잠을 잡니다. 아이들과 놀다 그저 한두 시간 생선을 잡을 뿐입니다. 오후에 또 한 두 시간 늘어지게 낮잠을 즐깁니다. 이른 저녁에 가족들과 저녁식사를 하고, 늦은 저녁엔 마을에 가서 와인을 마시고 기타를 치며 친구들과 노래를 부릅니다. 선생님이 보다시피 내 삶은 충만하고 여유있고 만족스럽고 행복하답니다”

그러자 사업가가 말했다.

“ 더 많은 고기를 잡으세요. 그래야 풍족한 미래를 살 수 있습니다. 나는 뉴욕에서 온 사업가인데 당신이 더 성공할 수 있도록 도와 줄 수 있소. 나는 하버드에서 MBA를 받았고 사업에 대해 아는 것이 많소. 미래를 준비하려면 아침에 일찍 일어나 하루 종일 물고기를 잡아야 하오. 더 많이 잡으려면 저년과 밤에도 낚시질을 해야 합니다. 그러면 금방 여유 자금이 생겨 더 큰 배를 살 수 있을 거요. 2년 후면 배가 대 여섯 척으로 늘어나 다른 어부에게 대여해 줄 수 있을 것입니다. 한 5년 지나면 당신이 잡은 생선으로 생선 공장을 만들 수 있오.. 당신 소유의 브랜드가 하나 생겨나는 거요. 그리고 나서 여기를 떠나 뉴욕이나 샌프란시스코로 이사를 가세요. 그곳에서 사업을 하세요. 물론 이곳 공장은 다른 사람이 운영하면 되지요. 한 20년 열심히 일하면 당신은 아마 억만장자가 되어 있을 거요.”

어부가 신기한 듯이 물었다. “그런 다음에 내가 뭘 하면 좋을까요? ”
그러자 사업가는 신이 나서 대답했다.
“그리고 나서는 멕시코 같은 나라의 한적한 나라의 시골로 이사를 가는 거요. 거기선 매일 아침 늦잠을 잘 수도 있고 마을 아이들이랑 놀거나 아주 긴 낮잠을 늘어지게 즐길 수 있을 거요. 여유있게 저녁식사를 하고, 매일 친구랑 기타를 치며 노래를 하고 와인을 마실 수 있지 않겠오 ? ”

이 이야기는 어니 젤리스키 Ernie J. Zelinski가 쓴 ‘게으르게 사는 즐거움’ 중 필요한 부분만 조금 각색하여 인용한 것이다.

우리는 좋든 싫든 일에 매여 산다. 바쁘게 산다는 것은 자신이 중상류 계층이라는 걸 나타내는 중요한 표시다. 기업은 생산적이라는 이유로 일중독을 인정하고 심지어 권장하기 까지 한다. ‘죽도록 일하기’의 저자 다이앤 파셀은 일에 대한 중독과 프로테스탄트의 윤리는 구별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프로테스탄트 노동 윤리의 중심은 일이 아니라 인생과 생활이라는 것이다. 반대로 일에 대한 중독은 성과에 병적으로 집착하고, 가족을 위해 일하면서 가족과 멀어지며, 모든 삶의 중심에 일을 둠으로써 자신이 더 이상 자기 인생의 주인이 아닌 것으로 몰고 간다는 것이다. 이것은 자신의 삶 이외의 다른 것에 병적으로 집착하는 기능장애를 수반한다. 파셀은 이렇게 덧붙인다. “일 중독자에게 일터는 초코릿 공장과 같아 그곳에 있으면 늘 너무 많이 먹게 된다. 알콜 중독자가 술집에 죽치고 앉아 있듯 말이다. ” 일은 인생의 목적이 되고, 가정과 세상의 골치 아픈 문제로부터 벗어 날 수 있는 도피처가 될 때 일은 우리를 지배하게 된다. 아니러니컬 하게도 나치의 수용소 입구에 걸려 있던 현판이 바로 ‘노동이 그대를 자유롭게 하리라’ 라는 잔인한 거짓말이었음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다음 10개의 질문에 ‘예’, ‘아니오’로 대답해 보자.

1) 가족 보다 직무에 관한 것에 더 큰 자극을 받는가 ?
2) 가족이나 친구들이 시간 맞춰 모임에 오리라는 기대를 접은 지 오래 되었는가 ?
3) 업무를 완수하면 삶이 충만되는 느낌이 들고, 완수하지 못하면 허전한 기분이 드는가 ?
4) 일거리를 집으로 가져 오는가 ? 주말에도 일을 하고 휴가 때도 일을 하는가 ?
5) 일보다 다른 것을 우선시 하는 사람을 보면 이해할 수 없고 싫은가 ?
6) 열심히 일하지 않으면 일자리를 잃거나 패배자가 될까봐 두려운가 ?
7) 운전을 하거나 잠을 자거나 다른 사람과의 대화 중에도 일에 대한 생각이 머리 속을
맴도는가 ?
8) 식사 중에도 일을 하거나 무언가를 읽고 있는가 ?
9) 상황이 괜찮은데도 자꾸 미래가 걱정이 되는가 ?
10) 돈을 많이 벌면 인생의 다른 문제들도 모두 해결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

알 지니의 책 ‘내 일 내 인생’ My Job Myself에서 이 질문 중 3개만 ‘예’라고 대답해도 이미 일중독자이거나 다분히 그럴 수 있다고 경고한다. 무서운가 ? 일이 인생의 등위로 올라타 당신을 몰고 치달린다고 생각되면, 코스타리카의 어부와 뉴욕의 사업가의 대화를 음미해 보라.

IP *.116.34.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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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선경
2006.06.03 00:34:45 *.46.27.170
이 아침 저에게 무엇인가를 던져준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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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0.02 14:06:26 *.212.217.154

전에 매우 인상깊게 읽었던 글이네요,


지금은 일 중독이 아니라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


너무 많은것을 가지려 하기에

삶이 힘들어지지 않은가 되돌아 봅니다.

불안이 삶을 잠식할때, 집착이 다시 삶을 지배하는 악순환이 시작되지요.


그 고리를 어떻게 깨느냐, 하는 고민과 질문들,

다시 되돌아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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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19 12:32:31 *.212.217.154

2017년 대한민국에게 이 우화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일을 너무 많이 하지말라는 말에 공감하지만,

지금의 사회는 발빠르게 뛰면 겨우 제자리를 유지하는 상황이 아닐지,

코스타리아의 농부같은 삶을 살기위해서는

무엇을 하고,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할까요?

너무 많이 가진것 자체를 잊어버린것은 아닐런지,

맑은가을정오에 주절주절 끄적여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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