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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월 18일 11시 16분 등록
포스트 모던 마케팅, 스티븐 브라운, 비즈니스 북스, 이코노믹 리뷰, 2006

이 책은 마케팅의 이면에 숨어있는 습하고 음흉하고 천박한 이면을 노출시킨 책이다. 약간 구토가 나기도 한다. 그러나 읽어 볼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적어도 현명한 고객이 되어 상업주의의 계략과 획책의 이면을 들여다보며 자신의 현명함을 즐길 수 있게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이 책을 볼 때는 TV에서 광고를 보듯 해야 한다. 사람이기에 어쩔 수 없이 가지는 약점을 무차별 공략하는 심리전 같은 요즘 광고에 반감을 가지고 있거나 흥미를 갖고 있는 사람들은 특히 봐 둘만하다.

저자는 기업이 그동안 지나치게 고객에게 목을 매는 마케팅에 몰두해 왔다는 점을 지적한다. 그리고 고객은 이런 식의 마케팅에 신물이 났다는 것이다. 고객의 환심을 사기 위한 지나친 행동들은 고객의 짜증만 증폭시켰으며, 귀찮은 벌레처럼 여겨지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아첨은 브랜드를 파괴한다. 그래서 새로움 마케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새로운 마케팅 즉 저자가 포스트모던 마케팅이라고 주장하는 것의 정체는 무엇일까 ?

이론의 전제는 매우 간명하다. 모든 것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세상에 부족한 것은 바로 ‘부족함’ 그 자체이다. 즉 겹핍성이 결핍된 것이다. 따라서 이것을 공략해야한다. 한 사례를 들어 설명해 보자.

톰 파커라는 인물을 기억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다. 그는 엘비스 프레슬리를 로큰롤의 제왕으로 만들어 주었다. 그러나 그 대가로 그 수입의 대부분을 갈취하여 프레슬리가 사망할 때 까지 경제적 어려움 속에 방치해 두기도 한 인물이다. 기댈 곳을 찾는 음악적 인재들을 무자비하게 조정했던 파커가 비열한 마키아벨리적 인물이었다는 것은 대체로 일치된 평가다. 그러나 그가 없었다면 프레슬리는 순간의 섬광에 지나지 못했을 것이라는 추측 역시 타당해 보인다. 파커가 프레슬리를 선택하여 옆에 둘 당시 비슷한 재능을 가지 가수들은 여럿이었다고 한다. 파커 덕에 프레슬리가 1977년 죽을 때 까지 4억장에 달하는 음반이 팔려 나갔다. 그리고 죽은 후 그 보다 더 많이 팔렸다. 파커는 잠시 스타의 자리에 있다 사라져 버렸을 지도 모르는 프레슬리가 어떻게 오랫동안 영광의 자리에 있게 만들었을까 ? 그가 했던 특별한 프레슬리 마케팅 방법은 무엇이었을까 ?

파커는 프레슬리의 출연을 엄격히 제한했다. 녹음 작업 역시 신중하게 한정시켰다. 그리고 반복적으로 프레슬리의 활동을 중단 시켰다. 그 대신 1960대에 3 편의 영화를 찍게 했다. 영화에 대하여 엄청난 홍보활동을 했고, 영화의 사운드 트랙 앨범을 제작했다. 파커가 쓴 마케팅 전략은 매우 그럴 듯 했다. 그는 고객 지향과는 반대의 곳으로 프레슬리를 몰고 갔고, 그럴 때 마다 그의 팬들은 그를 목말라 했다.

이 악당이 사용한 마케팅의 방법은 결핍성을 강화시켜준 것이다. 없으면 그리워지게 되고, 손에 넣지 못하면 욕망을 키우게 되고, 거부하는 것에 애정이 싹트는 이치다. 따라서 과잉노출은 치명적 약점이며, 미스터리는 돈이 된다는 것이다. 이것을 고객에게 적용해 보면 일반적으로 이렇게 말할 수 있게 된다. 고객을 홀대하라. 그러면 그들의 욕망은 강화 된다. 고객을 거부하라 그러면 그들을 결심하게 된다. 고객을 차단하라. 그러면 그들은 필사적이 된다. 고객의 소유를 지연시켜라. 그것이 그들을 미치게 할 것이다. 저자는 이것을 새로운 마케팅이라고 부르고 크게 다섯 개의 원칙을 제시한다.

첫째는 트릭을 써라. 거래를 성사시키고 싶어 안달이 났다는 것을 고객에게 절대로 알려서는 안된다. 관심을 가지고 있다면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기다려야 한다고 말해라. 얻기 어려운 것에 사람들은 안달 한다. 도날드 트럼프는 이렇게 해서 수많은 아파트를 팔아 치웠다. 그에게는 고객은 곧 정복해야할 적이다.

둘째는 희소성을 효과적으로 이용하라. 시간을 제한하고 제품의 양을 한정하라. 그래서 빨리 참여하지 못하면 소유의 기회를 잃는다고 생각하게 해라. 얻는 것 보다 잃어 버리게 되는 것에 훨씬 강하게 반응하는 것이 사람이다.

셋째는 증폭시켜라. 대중들의 이야기 거리가 되게 하라. 그리고 언론이 여기에 참여할 수 있도록 만들어라. 기억하자. 예술은 지루한 생활의 어떤 면을 오페라 버전으로 증폭시켜 놓은 것이다. 진실보다 더한 진실을 가장한 극적 거짓, 이것이 증폭이다.

넷째는 비밀을 팔아라. 미스터리가 상품을 움직인다. 케네디가 저격당했던 댈러스는 새로운 디즈니랜드가 되었다. 죽음의 미스터리가 1년에 600 만명의 사람들을 그곳으로 달려가게 만든다. 그들은 링컨 컨티넨탈 컨버터블 리무진을 타고 총성이 녹음된 거리를 달려간다.

다섯째 흥분, 혁신, 자극을 팔아라. 에디슨의 활동사진 영사기는 ‘요염한 댄서들’이나 ‘젊은 여자들은 어떻게 옷을 벗나’ 같은 호색적인 내용들을 통해 유명해졌다. 사람들은 대체로 포르노와 ‘야동’이 주는 흥분으로 부터 인터넷의 경험이 시작되었던 것을 기억할 것이다. 흥분 시켜라. 이것이 마지막 마케팅 계명이다.

아이랜드인이면서 영국의 얼스터 대학 교수인 저자는 이 다섯 가지 원칙을 자신의 출세에도 적용하고 있다. 공연히 피터 드러커와 필립 코틀러같은 대가들을 필요 이상으로 공격하여 무명의 자신을 마케팅하고 있다. 대가를 공략하여 단숨에 무임승차식 명성을 얻고 싶은 모양이다. 소비자는 영리하고 현명해질 필요가 있다. 이 책은 불순하고 의도적인 허위와 고객무시에 대한 숨은 책략을 파악하고 미끼에 걸리지 않도록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빌려 볼 필요'가 있는 책이다. 사진 마라. 그것이 이 책을 읽고 배운 바를 실천하는 법이다.
IP *.116.34.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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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윤
2007.01.18 20:19:00 *.149.166.50
잘 읽었습니다. 그리고 수고하셨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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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훈
2007.01.26 07:24:34 *.173.139.94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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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6.29 13:01:50 *.212.217.154

앜ㅋㅋㅋㅋㅋㅋ

저에게 딱 필요했던 조언이에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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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4.06 11:51:27 *.212.217.154

세상에 정보가 넘쳐 흐르게 되면서,

기존의 평범한 마케팅 기법은 더 이상 효과적으로 작용할 수 없게되겠지요.

그래서 그에대한 대안으로 '포스트모던'마케팅이 등장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많은 마케팅 기법들을 차용하는것도 의미 있겠지만,

마케팅 이전에, 제품과 서비스에대한 '진실성'이 있는지 다시한번 돌아봅니다.

그것이 없이 이루어지는 마케팅은 겉만 화려한 가짜이니까요.

진짜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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