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본형
- 조회 수 6181
- 댓글 수 2
- 추천 수 0
그곳에선 나 혼자만 이상한 사람이었다
Mutant Message Down Under, Marlo Morgan , 류시화 번역, 정신세계사, 2001
동아일보, 2001년 4월 14일
이런 사람들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그 사람들은 생일을 축하하지 않는다. 해마다 한 살 더 먹는다는 것은 아무런 노력을 필요로 하지 않는 것이므로 전혀 축하할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신이 과거 보다 나아졌다고 생각하면 그것을 축하한다. 그날이 바로 새로 태어난 날이 된다. 그 사람들은 아이였을 때의 이름도 때가되면 버린다. 아이가 태어나면 이름을 지어주지만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지혜가 늘고 삶의 목표가 뚜렷해지기 때문에 어렸을 때의 이름이 더 이상 어울리지 않게되기 때문이다. 그때 그 사람들은 어렸을 때의 이름을 버리고 다른 이름을 선택한다. 그 사람들은 그러므로 일생 동안에 여러 가지 이름을 가질 수 있다. 그 사람들에게 자신의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 과거는 그저 '자신 앞에 있던 시간'일 뿐이다.
그 사람들은 자신의 독특한 재능을 발견하고 그것을 존중한다. 그리고 다른 사람의 독특한 재능도 역시 존중한다. 그 사람들은 자신의 안에서 발견한 재능을 개발하고 이용하면서 평생을 보낸다. 그리고 새로운 재주를 익힐 때마다 새 이름과 지위를 얻는다. 그 사람들은 인위적이고 피상적이며 가식적이고 달콤한 것을 추구하는 데 시간을 쓰지 않는다. 그저 자신의 영원한 본질을 발견하는 데 시간을 다 써도 모자란다고 생각한다.
그 사람들은 어떤 것도 당연한 것으로 여기지 않는다. 목을 축여주는 한방울의 물, 아침으로 먹게되는 싱싱한 야채, 지는 태양, 반복되는 일상, 그 어느 것도 당연한 것은 없다. 무엇이든 신의 의도이며, 존재할 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에 존재하는 것임을 믿고 있다. 그 사람들에게 세상의 모든 것은 신성하며 하루는 늘 새롭게 주어진다. 그것은 반복되는 지리한 일상이 아니다. 오늘은 늘 좋은 날이다. 그 사람들은 사람의 심장에는 피 이상의 것이 흐른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 사람들은 아무 것도 가지고 있지 않고 어느 것도 저장하지 않지만, 이 세상은 더없이 풍요로운 장소라는 것을 믿고 있다.
이 아름다운 사람들은 문명인들이 아니다. 그들은 호주의 '참사람 부족'이라는 원주민들이다.
이 책은 한 백인 여의사가 원주민들에게 초대되어 본의 아니게 몇 달동안의 사막 도보 여행을 하며 느낀 체험담을 담은 것이다. 사막 여행을 마친 날 여의사는 문명과 자연이라는 두 세계의 패러다임을 이해하게 됨으로써 '두 가슴' 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얻게된다. 1994년 코팅이 안된 모조지에 자비로 인쇄하여 출판한 이 책은 같은 해, '무탄트'라는 이름으로 번역되어 한국에 소개된 바 있다. 나는 이 책을 잡은 순간 매료되었고, 단숨에 읽을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는 우리가 알지 못했던 비밀이 있고 지혜가 있다. 살아있는 자연이 있고, 내면의 목소리가 있다. 그녀의 여행은 우리 모두가 한 번 체험하고 싶었던 그런 것이었다.
IP *.208.140.138
Mutant Message Down Under, Marlo Morgan , 류시화 번역, 정신세계사, 2001
동아일보, 2001년 4월 14일
이런 사람들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그 사람들은 생일을 축하하지 않는다. 해마다 한 살 더 먹는다는 것은 아무런 노력을 필요로 하지 않는 것이므로 전혀 축하할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신이 과거 보다 나아졌다고 생각하면 그것을 축하한다. 그날이 바로 새로 태어난 날이 된다. 그 사람들은 아이였을 때의 이름도 때가되면 버린다. 아이가 태어나면 이름을 지어주지만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지혜가 늘고 삶의 목표가 뚜렷해지기 때문에 어렸을 때의 이름이 더 이상 어울리지 않게되기 때문이다. 그때 그 사람들은 어렸을 때의 이름을 버리고 다른 이름을 선택한다. 그 사람들은 그러므로 일생 동안에 여러 가지 이름을 가질 수 있다. 그 사람들에게 자신의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 과거는 그저 '자신 앞에 있던 시간'일 뿐이다.
그 사람들은 자신의 독특한 재능을 발견하고 그것을 존중한다. 그리고 다른 사람의 독특한 재능도 역시 존중한다. 그 사람들은 자신의 안에서 발견한 재능을 개발하고 이용하면서 평생을 보낸다. 그리고 새로운 재주를 익힐 때마다 새 이름과 지위를 얻는다. 그 사람들은 인위적이고 피상적이며 가식적이고 달콤한 것을 추구하는 데 시간을 쓰지 않는다. 그저 자신의 영원한 본질을 발견하는 데 시간을 다 써도 모자란다고 생각한다.
그 사람들은 어떤 것도 당연한 것으로 여기지 않는다. 목을 축여주는 한방울의 물, 아침으로 먹게되는 싱싱한 야채, 지는 태양, 반복되는 일상, 그 어느 것도 당연한 것은 없다. 무엇이든 신의 의도이며, 존재할 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에 존재하는 것임을 믿고 있다. 그 사람들에게 세상의 모든 것은 신성하며 하루는 늘 새롭게 주어진다. 그것은 반복되는 지리한 일상이 아니다. 오늘은 늘 좋은 날이다. 그 사람들은 사람의 심장에는 피 이상의 것이 흐른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 사람들은 아무 것도 가지고 있지 않고 어느 것도 저장하지 않지만, 이 세상은 더없이 풍요로운 장소라는 것을 믿고 있다.
이 아름다운 사람들은 문명인들이 아니다. 그들은 호주의 '참사람 부족'이라는 원주민들이다.
이 책은 한 백인 여의사가 원주민들에게 초대되어 본의 아니게 몇 달동안의 사막 도보 여행을 하며 느낀 체험담을 담은 것이다. 사막 여행을 마친 날 여의사는 문명과 자연이라는 두 세계의 패러다임을 이해하게 됨으로써 '두 가슴' 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얻게된다. 1994년 코팅이 안된 모조지에 자비로 인쇄하여 출판한 이 책은 같은 해, '무탄트'라는 이름으로 번역되어 한국에 소개된 바 있다. 나는 이 책을 잡은 순간 매료되었고, 단숨에 읽을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는 우리가 알지 못했던 비밀이 있고 지혜가 있다. 살아있는 자연이 있고, 내면의 목소리가 있다. 그녀의 여행은 우리 모두가 한 번 체험하고 싶었던 그런 것이었다.
댓글
2 건
댓글 닫기
댓글 보기
VR Left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503 | 변화의 대가들 [2] | 구본형 | 2002.12.25 | 6058 |
502 | 생각 탐험 (3) - 싸우되 존중하라 [2] | 구본형 | 2010.04.19 | 6060 |
501 | 가정과 회사 [2] | 구본형 | 2005.05.09 | 6061 |
500 | 오랜 기다림 끝의 성취가 진정한 행복 [2] | 구본형 | 2002.12.25 | 6063 |
499 | 가장 중요했던 시험문제 [8] | 구본형 | 2006.12.04 | 6063 |
498 | 우리는 나아질 수 있다 - 아니타 루시아 로딕 ( Anita Lucia Roddick) [2] [2] | 구본형 | 2002.12.25 | 6077 |
497 | 느낌 커뮤니케이션 (복구 자료) [2] | 구본형 | 2009.06.02 | 6083 |
496 | 투잡스 [2] | 구본형 | 2003.01.30 | 6090 |
495 | 흑과 백 사이에는 여러가지 색이 있다 [3] | 구본형 | 2002.12.25 | 6091 |
494 | 바다를 보다 [3] | 구본형 | 2002.12.25 | 6095 |
493 | 시간을 벗삼아 ... [2] | 구본형 | 2002.12.25 | 6095 |
492 | 이야기하기 위해 살다 [2] | 구본형 | 2008.02.20 | 6098 |
491 | 마음 속 우주에 떠 있는 하나의 별 [8] | 구본형 | 2010.05.15 | 6098 |
490 | 시간과 삶 그리고 경영 [2] | 구본형 | 2005.04.01 | 6103 |
489 | 인재를 만들고 활용하는 법 [2] | 구본형 | 2005.04.01 | 6110 |
488 | 한정된 자원을 통한 경제의 지속적 성장 [2] | 구본형 | 2002.12.25 | 6112 |
487 | 새해에는 [3] | 구본형 | 2004.12.24 | 6117 |
486 | 여성과 리더십 [2] | 구본형 | 2004.09.11 | 6127 |
485 | 어느 춤꾼, 지독히 뜨겁게 살다간 사람 [4] | 구본형 | 2006.12.03 | 6133 |
484 | 시간은 가장 희소한 자원이다 [2] | 구본형 | 2002.12.25 | 613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