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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6월 2일 21시 47분 등록

우리가 함께 하는구나
(CJ 를 위한 원고, 2009년 5월 )

고대 그리스의 신화 속에 케팔로스라는 영웅이 등장한다. 그는 던지면 그 목표를 벗어 난 적이 없는 창을 가지고 있었다. 한때 새벽의 여신 오로라가 그를 연모하여 납치한 후 갖은 방법으로 그를 유혹했지만 케팔로스는 아내 프로크리스만을 사랑할 뿐이었다. 화가 난 오로라는 그를 놓아주면서 '네 아내도 너처럼 절개가 굳을까 ?' 라는 한 마디를 남김으로써 케팔로스의 가슴에 의심의 씨앗을 심어 두었다. 문득 아내의 절개를 시험하고 싶어진 그는 얼굴을 고치고 목소리를 바꾼 후 아내에게 다가가 갖은 방법으로 유혹했다. 케팔로스가 돌아오기만을 기다리던 프로크리스는 여러 차례 거절했지만 마침내 집요한 유혹에 넘어 가게 되고, 그때 케팔로스는 자신의 정체를 밝히며 아내의 부정을 꾸짖는다. 결국 사랑하는 아내가 자신의 창에 찔려 목숨을 잃게 되자 케팔로스는 그 비극이 자신이 판 무덤이라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고 절망한다.

이 이야기를 기억할 때 마다 나는 사람의 어리석음에 대하여 생각하게 되고 가장 가까운 사이조차 사소한 시험과 불신에 의해 붕괴될 수 있음을 경계하게 된다. 누구나 약한 곳을 가지고 있고 종종 우리는 나쁜 의도 없이도 치명적인 상처를 입힐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인간의 약점은 늘 비난과 비판이 공격하기 좋은 표적이며, 너무도 쉽게 우리의 관계를 악화시키고 실망하게 만든다. 건강한 관계와 시너지를 위하여 두 가지 중요한 상호 신뢰의 원칙을 생각하고 스스로에게 적용해 보자.

첫 번 째 원칙은 관계는 늘 변화하는 것이며, 그 주체는 언제나 나로부터 시작된다는 것이다. 상대방의 마음을 떠보거나 끊임없이 확인하려는 태도는 그 수동성 때문에 종종 스스로를 비참하게 만든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내가 그 사람을 생각하는 것 보다 그 사람이 나를 그리워하지 않고 있다는 미스 매치가 확인하는 순간 늘 실망하게 마련이다. 아이러니컬하게도 상대의 진심을 알아내는 순간 관계가 졸렬해지는 비극이 발생하기도 한다. 그래서 사람과의 관계는 늘 내가 주는 만큼만 믿을 수 있다는 생각이 중요하다. 내가 존중하는 만큼 그 사람의 나에 대한 존중이 키워지며, 내가 주는 만큼 그 관계의 견고함을 스스로 믿을 수 있게 된다. 그러므로 다른 사람과의 관계의 핵심은 스스로 정성을 다함으로 자신의 정성을 믿는 것이다. 내가 그 사람을 경멸하는데 그 사람이 나를 좋아할 리 만무하다. 신뢰가 신뢰를 두텁게 하고 관심이 관심을 낳는다.

둘째는 강점을 보는 눈을 키워야 한다. 그 사람이 나와 잘 맞지 않아 먼 거리에 머물다가도 우연히 그 사람의 좋은 점을 발견하게 되면 관심이 가기 마련이다. 강점을 보지 못하면 그 사람에게 접근하려는 마음조차 생기지 않을 뿐 아니라 상대의 접근마저 경계하게 된다. 특히 직장에서는 늘 만나는 사람들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상대의 약점을 들여다보게 되면 함께 하는 것조차 지옥이 되기 쉽다. 이미 주어진 조건이라면 상대의 강점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현명하다. 그 사람의 강점을 발견해 주고 칭찬해 주고 격려하다보면 그 강점의 첫 번째 수혜자가 될 수 있다. 적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강점 속의 약점을 찾아야 하고 친구를 사귀려면 약점 속의 강점을 보아 주어야 한다. '함께 있으면 내가 더 좋은 사람이 되고 뭔가 할 수 있는 사람으로 생각될 때' 그 관계는 최상의 관계로 발전해 갈 수 있다.

상대의 마음은 내가 잡아 둔 만큼만 내게 머문다. 종종 어느 순간 더 크거나 더 작게 보이는 것 같지만 결국 내가 기울인 정성의 크기만큼만 관계는 자라게 된다. 만일 누군가 내가 준 것 보다 더 많은 관심을 내게 주었다면 그 관심은 쉽게 사라질 것이다. 반대로 누군가 내가 준 것 보다 적은 관심 밖에 되돌려 주지 않지만 계속 관심을 보낸다면 그 사람의 나에 대한 관심도 높아질 것이다. 따라서 다른 사람이 내게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고 나를 얼마나 좋아할까 묻지 마라. 그 질문의 가장 훌륭한 측정자는 언제나 나다. 스스로에게 '내가 그 사람에게 준 신뢰의 양과 관심의 깊이'를 물으면 금방 그 관계의 정체를 알게 된다. 케팔로스가 자신의 사랑을 믿고 그 사랑만큼 아내의 사랑을 믿었다면 비극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제 물어 보자. 내 동료 내 상사는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 내가 그들에 대하여 생각하는 만큼 그렇게 나를 생각할 것이다. 내가 그들의 강점을 보아 주었다면 그들도 내 강점을 보려고 애쓸 것이다. 내가 그들을 존중했다면 그들도 나를 존중할 것이다. 나는 관계란 자신의 좋은 의도 위에 구축된 축조물이라고 생각한다. 내 마음의 기반이 흔들리면 어떤 건축물도 지탱될 수 없다. 정성을 바칠 수 있는 힘, 다른 사람 속에서 강점을 발견할 수 있는 혜안은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정신적 전환의 문제이며 일상 속 수련의 대상이기도 하다. 사람을 얻으면 많이 얻는 것이다. 시간과 정성과 관심을 쏟자. 강점에 정성을 쏟는 것이야말로 즐거운 관계의 기준선이며 건강한 출발점이다. 이때 우리는 외치게 된다. "우리가 함께 해냈다"

IP *.160.33.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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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05 11:18:55 *.214.81.24

'우리 함께' 해냈다!

나 혼자가 아닌,

모두 함께 행복해질수 있기를!

프로필 이미지
2019.04.04 11:44:19 *.223.162.130

세상의 모든 일들은

결코 혼자 저절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그리고 무언가를 이루어 가는 순간순간

그 사실을 잊어버리기도 하지요.


다시한번 저의 주위에 있는 많은분들의 도움을 생각합니다.

감사한 마음을 가져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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